통진당 해산, 朴 대통령에게 반전의 기회 혹은 레임덕 가속화
박진호
ck17@sateconomy.co.kr | 2014-12-19 16:16:11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통합진보당의 헌법재판소로부터 해산 결정을 받으며 400일 이상을 끌어왔던 통합진보당 사태는 막을 내렸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통합진보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세력과 청와대와 정부 등 여권 세력 중 어느 한 쪽은 큰 출혈을 피할 수 없었던 이번 결정에서 헌재가 법무부의 손을 들어주며 통합진보당은 창단 3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한편 이번 판결은 정치적으로 위축됐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국의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역대 공약 이행률 최하위라는 불명예 속에 ‘안전한 대한민국’이라는 취임일성을 무색하게 만든 ‘세월호 참사’ 등의 비극과 ‘문고리 권력’ 논란의 실체라고 주목받았던 정윤회 문건 파문이 이어지며 무능하고 무력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현 정부로서는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에서도 패했을 경우 더욱 궁지에 몰렸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고비로 심각하게 몰리던 위기에서 벗어나 상황 반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후의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헌정 이후 최초의 정당 해산 결정에 대해 사회적인 논란의 여지가 여전하다는 것이 문제다.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 8대1의 압도적인 결과가 나왔지만 ‘정당에 대한 판단은 선거에 맡겨야 한다’는 일반론을 뒤집고 청와대와 여권 측의 입장을 헌재가 수용했다는 시각도 우세하다.
특히 이번 재판관 중 유일한 반대표를 던졌던 김이수 재판관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이 모두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암묵적인 요구에 동의할 것이라는 예상이 그대로 맞아 떨어지며 ‘법치주의’보다는 정권의 눈치를 보는 사법체계의 불신까지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정윤회 문건 사건’과 관련해서도 여러 의혹과 자살로 추정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어긋남 없이 검찰의 수사 결과가 진행됐다는 불신의 시선이 팽배해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로 폭락하고 있으며, 조기 레임덕을 거론하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정치전문가들이 통합진보당의 해산이 결정되면 1950년대의 독일처럼 대대적인 공안정국이 조성될 수 있다고 경고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헌재의 최종 결정 당일, 보수단체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를 포함해 당원 전체를 고발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우세해지고 있다.
또한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 결론에 대해 헌재가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과 함께 명시적 규정이 없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던 해산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상실까지 확정지으며, 사회적 갈등과 분열은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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