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주'빠진 대우건설 인수전

'동국 vs TR' 2파전?

토요경제

webmaster@sateconomy.co.kr | 2010-02-22 13:52:40

STX그룹이 22일 대우건설 인수 불참을 공식 선언하면서 향후 인수전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TX그룹 불참으로 현재까지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기업은 동국제강과 TR아메리카(TRAC)만 남았다. 이밖에 포스코와 LG그룹 등이 또 다른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공식적인 인수 의사는 밝히지 않은 상태다.

산업은행은 사모투자펀드(PEF)에 전략적투자자(SI)를 참여시켜 경영권을 넘기고, 향후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 중이다.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는 기업이 일정 지분을 사들여 PEF에 참여하면 경영권을 부여하고 몇 년 후 우선매수권을 줘 매각작업을 완료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 동국제강과 TRAC, 그 어느 쪽에도 무게를 두고 있지 않은 분위기다. 양쪽 모두 대우건설이라는 공룡을 감당할 만한 능력이 있는지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우건설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곳은 TRAC다.

TRAC컨소시엄은 지난해 11월 대우건설의 공개매각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중 하나로 선정됐지만 금호그룹과 최종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TRAC가 제시한 자금조달계획이나 이행보증금 납부 조건 등이 금호그룹을 만족시키지 못해서다.

TRAC는 최근 주당 2만 원에 대우건설 지분 50%+1주를 사들이겠다며 대우건설 인수의사를 재천명하고 나섰다.

하지만 TRAC가 주당 2만 원에 대우건설 주식을 매수할 만한 재정적 능력이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금호그룹도 TRAC가 자금조달 능력을 먼저 증명해야 협상 대상자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금호그룹은 22일까지 인수가격과 조건을 제시하고 이달 말까지 1700억 원 가량의 이행보증금 납부를 완료해야한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TRAC가 이를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매각주체인 산업은행 역시 TRAC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TRAC가 자금을 확보했는데도 자신들을 협상 대상자로 인정해주고 있지 않다며 산업은행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TRAC에 대한 산업은행의 반감이 커지고 있으며 TRAC의 주장도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TRAC가 국내기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지만 기본은 외국계 자본이라는 점에서 국부유출이나 '먹튀' 논란 등 문제의 소지도 안고 있다.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 중인 동국제강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동국제강 측은 애초부터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었다면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재정적 능력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매년 5000억 원 가량 투자가 필요한 브라질 고로제철소 건설을 앞둔 동국제강이 대우건설 인수에 참여한다면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 반응도 크다.

또 과거 쌍용건설 인수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이를 철회한 전력도 있어 동국제강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대우건설 노조도 TRAC 못지않게 동국제강에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노조는 "재계 8위였던 금호그룹도 무리한 인수로 무너지고 말았는데 동국제강이 무슨 자금여력으로 대우건설 인수에 뛰어들려 하냐"며 "건설업에 대한 이해도 없이 단순히 M&A가 이익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인수에 참여한다면 전형적인 투기적 인수"라고 비판했다.

한편 금호그룹 채권단이 대우건설에 대한통운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우건설 인수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금호그룹의 알짜배기 계열사였던 대한통운의 경영권을 대우건설이 쥐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기업들이 대우건설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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