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한국기업, 결단력 부족해"

토요경제

webmaster | 2007-04-18 00:00:00

스테픈 베어(Stephen Bear) 맥킨지 서울사무소 대표는 18일 "한국기업들은 결단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베어 대표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조찬 강연에서 "한국은 문제점을 알면서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 답답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한국기업들은 좀 더 유연해져야 하는데도, 이를 위한 결단력이 없다"면서 "새로운 소비자층의 부상, 국경 개념의 모호화, 인재 확보의 중요성 확대 등 새로운 글로벌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어 대표는 "기업들은 뭘 팔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소비자들이 움직이고 있는지 봐야 한다"며 "앞으로 히스패닉(중남미계) 인구가 중국 인구의 60% 수준까지 불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 기업들은 그에 대해 얼마나 준비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또 중화권 의류기업인 리앤펑(Li & Fung)을 예로 들며 "리앤펑은 중국, 인도, 대만, 홍콩 등에서 자재를 조달해 방글라데시에서 조립하는 등 효과적인 공급망 체계를 갖고 있다"며 "국경 개념이 흐려지는데 따른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어 대표는 "한국기업 가운데 해외 매출액 비중이 80%에 가까운 곳도 종업원 등 경영자원에서 해외 비중은 1%에도 못 미친다"며 "한국기업들은 극단적으로 국내화된 경영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 변화가 부족한 것에는 한국인들의 과거 지향적 특징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한국인들은 현재의 사건을 과거의 역사적 사건과 연결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때문에 공공분야에서도 어려운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베어 대표는 "한국이 금융허브가 되기는 힘들다"며 "금융허브가 되기를 포기하고 (금융분야에서)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한국의 자금 유출입액은 2840억달러로, 일본과 영국 사이에 이뤄진 자금 거래액인 3000억~5000억달러에도 못 미쳤다"며 "금융허브가 되기에는 자금 유출입액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도 과거 금융허브가 돼야 한다고 부르짖었지만 결국 그렇게 되지 못했다"며 "대신 캐나다 몬트리올은 파생상품 허브가 될 수 있었는데, 한국도 이처럼 틈새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베어 대표가 발표한 '위협받는 한국의 사업모델-도전과 대책'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0~2004년 우리나라 제조업의 시간당 임금은 평균 2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맥킨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은행,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과 프랑스의 제조업 시간당 임금상승률(56%)에 견줘 4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대만의 임금상승률도 55%에 그쳤다. 홍콩과 일본은 각각 71%, 75% 올랐다. 영국과 싱가포르는 각각 96%, 99%의 임금상승률을 기록했다.

베어 대표는 "지난해 현대자동차의 근로자 초봉은 토요타보다 27% 높았다"며 "높은 고임금 구조는 한국 경제의 위협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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