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뒷전'...'돈놀이'는 물쓰듯

금융당국, 3년6개월간 대출 연체이자 157억 '과다징수'...금감원 직원 상여금 과다지급

김경재

webmaster@sateconomy.co.kr | 2009-11-30 12:03:02

금융사들이 대출을 대가로 보험이나 펀드 가입을 강요하는 '꺾기'가 은행권에 만연하고 보험사들의 보험료 산출 기준이 잘못돼 일부 가입자는 보험료를 많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들이 대출자로부터 3년6개월 동안 연체 이자를 150억원 가량 더 받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또 대출을 대가로 보험이나 펀드 가입을 강요하는 '꺾기'가 은행권에 만연하고 보험사들의 보험료 산출 기준이 잘못돼 일부 가입자는 보험료를 많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당국의 감독 부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금융회사가 내는 감독분담금으로 운영되는 금융당국은 직원들에게 명예퇴직금이나 상여금을 과다하게 지급하고 부적격자를 채용하는 등 업무 전반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 연체이자 과다징수..감독 부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6월15일부터 한 달여간 실시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감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83개 금융회사는 2006년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대출 연체 이자를 157억원 초과 징수했다. 이 중 7개 은행이 128억원, 9개 보험사가 13억원, 67개 저축은행이 16억원이었다.
연체 기간은 대출금 만기일 다음 날(연체 시작일)부터 상환일 전날까지로 계산해야 하는데 만기일이나 상환일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이자를 더 받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금감원은 이에 대한 지도.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보험개발원이 만들어 신고한 제5~6회 경험생명표의 기초 통계에 오류가 있는데도 금감원은 그대로 인정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경험생명표상 보험 가입자의 생존율과 사망률이 실제보다 각각 1.75%, 1.76% 높게 산출됐다. 사망률이 1% 높아지면 사망보험의 보험료는 0.38% 올라가지만 연금보험의 보험료는 0.13% 내려간다.
따라서 사망보험 가입자는 보험료를 더 많이 내게 된다. 6회 경험생명표는 지난 10월부터 적용되고 있다.
은행들의 보험.펀드 판매 과정에서 꺾기 의심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작년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11개 은행이 대출을 해주면서 대출일 전후 30일 안에 보험과 펀드를 판매한 실적은 총 3만5천969건, 7천229억원으로 조사됐다. 이중 가계대출과 관련된 것이 2만5천357건, 3천65억원을 차지했다.
금감원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제외하고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꺾기 제재 규정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또 은행의 모험 모집인은 대출 영업을 할 수 없는데 금감원이 이를 여러 차례 적발하고도 제대로 제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지난해 보험과 펀드를 판매해 거둔 수수료 수익은 각각 7천831억원, 1조1천230억원으로 2년 전보다 32.3%, 56.1% 급증했다.

◇ 금융사 불법행위 '솜방망이' 처벌
현행법상 저축은행은 동일 차주에게 일정 한도를 넘는 신용공여를 할 수 없고 대주주와 임직원 등에게는 원칙적으로 신용공여가 금지돼 있다.
그런데 금감원은 저축은행법과 시행령에 규정된 형사처벌 기준보다 완화된 내부 고발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 2003년 1월 이후 210건의 불법 신용공여 행위를 적발해 이 중 82건만 고발했다. 내부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대부분 고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영향으로 2003년 이후 불법 신용공여를 했다가 적발된 116개 저축은행 가운데 44%인 51개가 또다시 법을 어긴 것으로 파악됐다.
한 신용협동조합 임원은 2006년 금감원으로부터 직무정지 징계를 받아 2010년 6월까지 신협 임원이 될 수 없는데도 작년 1월 신협 이사장으로 취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협 이사장은 관련법상 1차례 연임만 할 수 있는데 모 이사장은 지금까지 3차례 연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금감원이 이런 사실을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평소 신용정보집중기관에 대한 금융위의 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작년 말 은행연합회에 등록된 연체정보 1천여만건 가운데 18만9천여건에 오류가 있어 수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금융공사의 경우 해제 사유가 발생한 100명의 연체정보 해제를 은행연합회에 요청하지 않아 해당자 일부가 카드 발급을 못 받는 등 피해를 봤다.

◇ 금감원 직원 인건비 '펑펑'
금감원은 지난 2월 명예퇴직자에게 평균임금을 높여 특별퇴직금을 산정하고 전직지원금 2천만원, 대학생자녀 학자금 최대 1천만원 등을 주도록 내부규정을 고쳤다. 20년 이상 근무하지 않아도 특별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명예퇴직을 신청한 18명에게 정상적인 명예퇴직금보다 30억원 많은 43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감사원은 파악했다.
금감원은 매년 예산편성인원을 전년 현원보다 26~68명 부풀리는 방법으로 연간 직원 급여를 최소 17억원에서 최대 47억원 과다하게 편성했다. 2002~2008년에는 총 142억원을 예산에서 정한 이상으로 직원 보수를 인상하거나 특별상여금을 지급하는 데 사용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연차휴가 보상금을 75억원 과다 지급했다.
금감원은 정부의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지침에 따라 연차 유급 휴가 이외에 장기근속휴가나 포상휴가 등 특별휴가를 폐지해야 하는데도 특별휴가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24명의 직원이 간병휴가나 교육참가 휴가를 냈지만 실제로는 해외 관광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경력.전문직원을 채용하기 위한 서류전형을 하면서 경력기간과 점수 산정이 잘못돼 탈락시켜야 할 일부 응시자를 통과시켰고 이들은 최종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민간기관에서 직원을 파견받아 근무시키면서 일부는 행정안전부에 그 사실을 통보하지 않는 등 관련 규정을 지키고 않았고 파견된 민간 전문가를 비서로 활용한 경우도 있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 결과 중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이미 시정했거나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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