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영원한 강자'는 FA에도 없었다
이규빈
mariana7562@daum.net | 2014-12-04 10:26:12
[토요경제=이규빈 기자] 프로야구 FA시장에도 ‘영원한 강자’는 없었다. FA와는 담을 쌓고 지냈던 소외된 팀들의 반격이 역대 최대 인원들이 쏟아져 나온 이번 2015 FA시장에서 주인공으로 자리를 잡았다.
야수들 중 최대어로 평가를 받았던 최정이 원소속팀 SK와이번스와 4년간 86억 원에 잔류하기로 하며 모든 관심은 장원준에게 쏠렸다. 좌완 투수에 안정적인 10승 카드, 20대의 젊은 나이라는 장점 속에 협상이 결렬된 원소속팀 롯데자이언츠에서 88억 원을 배팅했다고 밝힘에 따라 ‘100억 원 돌파’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올 시즌 20승을 합작한 우규민‧류제국이 수술대에 올라 내년 시즌 초반 마운드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LG트윈스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그러나 장원준을 품에 안은 구단은 뜻밖에도 두산 베어스였다.
두산은 지금까지 외부 FA를 영입한 적이 없는 구단이었다. 모 기업이 대기업이기는 하지만 이혜천과 홍성흔 등 두산 출신의 선수를 다시 받아들인 경우를 제외하고 순수 외부 선수를 영입한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두산은 4년 간 84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며 장원준을 잡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FA시장에서 철저히 방관자였던 두산으로서는 의외의 행보였다.
두산과 다를 바 없었던 한화이글스는 류현진을 LA다저스로 내보낸 지난해부터 FA시장의 큰 손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정근우와 이용규를 4년 간 각 70억 원과 67억 원에 데려오며 FA시장과 쌓았던 담을 허물기 시작하더니 이번 FA 시장에서도 외부 FA 영입 가능 한도였던 3명을 영입하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타구단 협상 둘째 날, 4년 간 32억 원의 조건에 권혁을 잡으며 팀의 약점이었던 왼손 불펜 요원을 채워 넣었던 한화는 타구단 협상 막바지에 이르러 송은범과 배영수와 잇따라 계약을 체결했다.
배영수는 삼성 라이온스가 일구어냈던 7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모두 함께했던 선수였고, 권혁 역시, 2005년을 제외하고는 삼성의 우승 역사 6번을 함께 했다. 송은범 또한 SK 시절 세 번의 우승을 경험하며 팀의 중심이었던 선수였다.
장원준이 두산과 84억 원에 계약할 당시 “몸값이 너무 높다”고 말했던 한화는 권혁과 배영수, 송은범을 잡는데 87억 5000만원을 투입했다. 한화의 FA였던 김경언을 잔류시키는 데 들어간 8억 5000만원까지 감안하면 96억 원이다.
물론 거액 FA가 성적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FA에 따른 보상선수로 인한 출혈이 의외의 치명상이 되는 경우도 있고, FA가 먹튀라는 상처로 이어지는 아픔도 있다.
그러나 지난 해 정근우와 이용규를 영입하며 137억 원을 지출한 데 이어 올해에도 아낌없는 투자를 감행해 2년 동안 FA시장에 233억 원을 쏟아 부으며 새로운 FA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한화와 ‘필요한 선수는 데려 오겠다’고 선언한 두산의 행보는 ‘FA 시장의 과열 조짐이 지나치다’고 우려하는 기존의 강자들과는 묘한 대비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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