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전무, 동생 때문에 격노...속사정
구내식당 식재료로 쇠고기 질이 좋지 않자...
주가영
webmaster@sateconomy.co.kr | 2009-11-16 15:49:17
얼마 전 이재용 전무의 일화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회사 내 임원전용 구내식당을 찾은 이재용 전무가 식사를 하던 중 숟가락을 거칠게 내려놓으며 불같이 화를 낸 것 이다.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 함께 있었던 임원들조차 당황했다고 한다. 이 일은 재계에 빠르게 퍼져 나갔고 이를 두고 보는 시선들은 동생 이부진 전무와의 ‘동생 시기론’과 ‘삼성 후계구도’ 등 여러 가지 추측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며칠 전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경영전략 전무를 크게 나무랐다고 한다. 식재료로 쓰인 쇠고기의 질이 좋지 않았던 게 화근이었다. 이 전무는 앉은 자리서 식당 관계자들을 불러 혼쭐을 냈다고 한다.
이 식당은 이 전 회장의 장녀 이부진 전무가 재직 중인 호텔신라에서 직영 관리하고 있다.
동석했던 임원들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전무가 이처럼 사소한 일에 과잉반응을 보인 적이 극히 드물었던 탓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전무는 단 한 번도 임원식당의 맛이나 서비스에 대해 토를 단 적이 없었다.
임원전용 구내식당을 직영 관리하는 곳이 호텔신라라는 점도 그가 말을 아껴왔던 이유 중 하나였다. 자칫 동생 이부진 전무가 맡고 있는 호텔신라에 악영향이라도 끼칠까 염려돼서다.
이 일이 재계 호사가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식단에 대해 말 한 마디 없던 이 전무가 별것도 아닌 일로 트집 잡는 걸 보니 무언가 그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몇몇 호사가들은 “지난번 인사 때 동생 이부진 전무가 홀로 승진한 걸 아직까지 마음 한편에 담아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동생 시기론’을 조심스레 제기했다.
또 다른 이는 “연말 인사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삼성 후계구도가 재용·부진 남매 2파전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자주 접하다 보니 다소 예민해 진 것 아니겠느냐”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언론에 비춰진 이재용 전무는 말수가 적고 늘 차분하며 상대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밴 ‘잰틀남’이다. 이런 그가 들었던 밥숟가락을 내쳤을 정도니 이날 식재료로 쓰인 쇠고기에 정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무는 최근 영빈관 용도로 사용되는 서초동 본사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 식재료에 이상이 있는 것을 알고 식당 관계자들에게 직접 시정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전무의 지적을 전해들은 이부진 전무는 육류 등에 대해 직접 전국 명산지의 제품을 모아놓고 품평회를 통해 새로운 거래선을 찾는 등 즉각적인 품질 개선에 나섰다.
호텔신라를 이끄는 이부진 전무는 지난달부터 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전무직도 겸직하고 있다.
그간 소문으로만 떠돌던 이부진 호텔신라 경영전략담당 전무의 삼성에버랜드 진입설이 현실화된 것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9월 15일 경영전략 담당 전무로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를 영입했으며 호텔신라의 직함과 에버랜드의 직함을 동시에 수행하게 됐다. 이로써 이 전무는 지난 8년간 호텔신라 기획팀 업무를 맡으면서 익힌 첨단 서비스 분야의 전문성과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침체에 빠진 에버랜드의 돌파구를 마련할 선봉장의 역할을 맡게 됐다.
이에 재계에서는 ‘삼성家의 유력한 차기 황제 후보인 오빠 이재용 전무를 뛰어 넘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카드를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소유하는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실질적인 ‘지주 회사’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재용 전무가 에버랜드 지분의 25.1%를 가지고 있으나 이 전무 또한 8.37%를 가지고 있어 실질적 경영에 참여한 이 전무가 차기 ‘여제(女帝)’가 될 확률도 또한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이재용 전무의 ‘이혼 사태’ 이후 이부진 전무를 다시 보게 됐으며, ‘경영 스타일이나 능력 면에서 오빠보다 여동생이 비교우위에 있다’는 점이 이건희 전 회장을 자극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한편, 호텔신라는 올 3분기에 예상보다 낮은 영업이익률을 보여 에버랜드 외식사업부 인수 소문과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 인수가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30일 공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3천130억원의 매출에 16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보다 매출 면에서는 163억원 많지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오히려 10억원 적은 수치다.
호텔신라의 영업이익률은 5.2%로 '어닝 쇼크'였던 올 2분기 2.1%보다 크게 좋아졌지만 1분기 6.1%보다는 떨어진다. 무엇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의 달러-원 환율과 신종플루 확산으로 앞으로 호텔신라의 수익성 개선 여부는 불투명하다.
푸르덴셜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에버랜드 외식사업부 인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일단 삼성은 내달 초까지 인사안을 마무리해 지난 해 경기침체로 늦어졌던 인사를 올해는 예년처럼 연내 마무리 짓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 인사의 최대 관심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승진 여부다. 삼성 관계자는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가 에버랜드 경영전략 담당을 맡는 등 활동 반경을 넓히는 것처럼 이 전무도 이번에 승진해 계열사 CEO나 전자의 핵심 부서를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2007년 1월 전무로 승진하고 삼성전자의 고객만족최고책임자(CCO) 자리에 있다가 지난해 4월 경영쇄신안 발표 뒤 CCO 자리마저 내놓았다.
하지만 최근 이 전무는 대외 활동에 적극 나서고 계열사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단 이 전무는 한 직급 위인 부사장 승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경영권 승계 작업을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대표이사 선임 등 파격적인 승진 가능성도 있다.
이 전무가 승진할 경우, 삼성전자에 남을 것인지 계열사로 옮길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이 전무가 삼성 계열사로 이동하기보다 삼성전자 내 사업부문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계열사에서 CEO를 맡아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도 나돈다.
이에 따라 곧 있을 삼성의 인사를 두고 이재용 전무의 일거수일투족은 호사가들의 최대 관심거리다. 그 가운데 이부진 전무의 에버랜드 진출이 확정됨에 따라 삼성제국의 차기 ‘황제’자리가 누가 될지에 재계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주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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