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영토확장, 어디까지

단순한 사업 확장인가 아니면?

주가영

webmaster@sateconomy.co.kr | 2009-10-23 16:01:30

롯데쇼핑은 19일 중국의 대형마트 체인 '타임스'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롯데그룹은 롯데마트 외에 백화점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또 제2롯데월드에 이어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이 수년간 반대해 온 롯데건설의 계양산 골프장 건설 계획까지 사실상 확정됐다. 이처럼 롯데그룹의 주요사업인 유통뿐만 아니라 건설, 증권에 이르기까지 최근 롯데의 몸집 부풀리기가 한창이다. 이 같은 롯데의 행보를 두고 재계에서는 단순한 사업 확장인지 다른 꿍꿍이속인지 의아해 하면서 ‘도박’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낳고 있다.

롯데마트가 중국 유통기업 타임스(Times)를 인수하면서 국내?외 매장 수 1위로 도약하게 됐다. 롯데쇼핑은 20일 주식공개매수 형식으로 타임스의 지분을 72.3%~100%까지 인수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인수대금은 5,320억원~7,350억원(환율 홍콩달러 $1=151원 기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롯데마트의 타임스 인수를 두고 ‘롯데가 제대로 일을 냈다’며 의외라는 반응이다.
중국 타임스는 1997년 중국 강소성(江蘇省) 지역에서 영업을 시작해 올해 상해, 절강성, 안희성, 산동성 등 중국 화동(華東)지역에 대형마트 53개와 슈퍼마켓 12를 운영하고 있는 대형마트 체인이다. 내년까지 오픈 예정인 점포도 14개에 이르며, 강소성 남통시에 1만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타임스는 지난 2007년 7월 홍콩 증시에 상장된 회사로 지난해 매출 43억RMB(약 8천600억원)과 1억4천RMB(약2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중국 대형마트 중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회사로 알려지고 있다.
롯데는 이번 인수로 인해 ‘만년 업계 3위’란 꼬리표를 떼게 됐다. 국내외를 포함해 148개 점포(수퍼마켓 포함 시 160개)를 거느린 ‘1등 마트’로 거듭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창립이후 처음으로 대형마트 사업을 10년간 주도해온 신세계 이마트를 꺾으면서 시장판도에 변화를 일으켰다. 나아가 2010년에는 해외시장 100호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향후 해외 사업을 더욱 가속화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국내(65개)보다 해외(83개)에서 더 많은 점포를 보유하게 되면서 양(量)과 질(質) 모두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선점하게 됐다.
이미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에도 자리를 잡은 상태다. 마크로(Makro) 중국·인도네시아 인수를 통해 해당지역에 작년 1월과 10월 각 8개점, 19개점을 인수했다. 새로 땅을 사 점포를 짓는 ‘그린필드’ 방식의 리스크를 덜어내는 한편, 손쉽게 시장 공략의 궤도를 맞출 수 있었다.
롯데마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중국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임홍재 베트남 대사, 권세영 하노이 총영사, 권도엽 국토해양부 차관, 이인원 롯데정책본부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이 진행됐다.
롯데가 베트남 하노이에 지상 65층 높이의 랜드마크 빌딩 '롯데센터하노이'를 짓기 때문이다. 지하 5층, 지상 65층인 이 건물은 오는 2013년까지 총 4억 달러를 투자해 높이 267m, 연면적 25만㎡규모로 건설된다. 하노이 시 바딩구의 리우자이와 다오떤 지역 사이에 위치하며 백화점, 특급호텔, 오피스, 주거시설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부지 주변에는 대우호텔, 한국대사관 등 한인타운이 형성된다.
롯데센터하노이의 건설에 이어 향후 50년 동안 사업 운영 모두 롯데가 맡았다. 하노이뿐만 아니라 호치민시에도 롯데 이름을 내건 대규모 복합단지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자산개발은 전망타워지구(19.65㏊)에 국제회의센터와 전망대, 사무실 전용빌딩, 주거용 시설 등의 복합시설 개발을 주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를 지난 6월 호치민시 인민위원회와 체결했다.
국내에서 역시 롯데건설의 계양산 골프장 건설 계획이 사실상 확정됐다. 내년 초까지 사업시행자 지정과 환경영향평가, 실시계획 승인 등 남은 행정절차를 마치고 공사를 시작, 2011년 골프장을 개장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인천지역 환경 관련자들과 반대가 있었지만 그 부분을 원만히 해결 중에 있으며 애초에 18홀 이상의 규모로 계획했던 부분을 15홀로 축소해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롯데는 금융사업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03년 카드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금융사업을 시작해 2007년에는 대한화재보험(현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했으며 작년에는 국내 최대 투자자문사인 코스모 투자자문 인수를 통해 자산 운용업까지 진출했다.
이 밖에도 증권시장에는 신동빈 부회장의 대신증권 인수설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계속 회자되고 있다.
이처럼 롯데는 올해 경기 불황이라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M&A 등을 통해 다방면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롯데그룹의 행보가 신동빈 부회장의 롯데그룹 대권의 안정화를 위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의 경우 시공비용만 대략 1조200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서울공항의 활주로 변경 비용까지 합치면 금액은 2조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계양산 골프장 건설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일 양국을 넘나들며 실질적인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롯데 JBT관광에 쏟아 부어야 할 돈을 합치면 총 규모가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대한화재 시절에 비해 자산운용 부문에서 필요 이상으로 많은 전문가가 투입됐으며 보험물건 이외에도 그룹의 많은 자산을 신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부회장이 롯데손해보험의 자산운용 시스템과 증권 계열사 조직을 최대한 동원해 부동산, 장기채권 등 묶여 있던 고정자산을 현금화시키고 엔화 베이스 회사채 등 일본에서 자금을 모금하는 창구로 활용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와 관련 청와대와의 교감을 전후로 롯데제과, 롯데호텔, 롯데건설, 롯데쇼핑 호남석유화학 등 5개 계열사에서 총 400억 엔의 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당시 환율로 4160억 원에 해당되는 규모이며 롯데그룹은 이를 위해 우리투자증권 등 금융권에 사채발행으로 막대한 수수료를 지급했다.
하지만 롯데의 질주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오는 2018년 롯데백화점을 제치고 그룹 내 리딩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으로 내건 상태다.
업계 안에선 이미 “롯데의 백화점·마트 통합 챔피언 등극의 서막이 열린 것 아니냐”는 섣부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에 “이 같은 도박이 성공하게 되면 신동빈 부회장은 황태자에서 한국롯데의 황제로 등극하게 될 것. 하지만 현 정부의 우호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현재의 위상마저 흔들릴 수 있는 위험한 승부수”라며 불안한 시선도 이어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롯데의 이 같은 활발한 움직임에 놀라면서도 앞으로 얼마나 더 큰 걸음이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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