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심상치 않다 '금융강화' 노림수
"관심없다"면서 고위급 전문가 속속 영입
주가영
webmaster@sateconomy.co.kr | 2009-10-19 17:26:53
특히 그룹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에너지와 통신업에 비해 관련업계에서 금융업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SK그룹의 이러한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SK그룹의 M&A행보에 재계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보유할 수 없게 돼 있는 만큼 아직까지 움직임이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SK그룹은 SK텔레콤을 통한 카드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달 중 출범하는 하나카드에 지분을 최대 50%까지 참여시켜 지금까지 유명무실했던 금융업 확대의 첫 발을 내딛을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또한 카드사업이 현재 그룹의 핵심사업과 충분히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결론아래 카드사업 진출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지주회사법 통과 이후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정감사 등의 일정에 밀려 통과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SK측은 향후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SK증권 이현승 대표는 외부 애널리스트를 대거 영입해 리서치센터를 확대 개편하면서 “앞으로 2년 안에 업계 빅5 안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특히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영입해 기관 및 개인고객에게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에너지·정보통신 분야에서 업계 최고가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실제로 SK증권은 지난 10월초에 대신증권 출신 이동섭씨를 비롯해 베스트 애널리스트 7명을 영입해 리서치센터 인력을 대폭 보강했다.
또한 기존 애널리스트는 희망에 따라 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성과에 따른 보상제도를 강화해 리서치센터의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SK증권의 경우 재계 순위 3위인 SK그룹의 위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했다"면서 "이번 리서치센터 강화는 업종 내 비중 확대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SK그룹이 기존 SK증권에 추가로 인수·합병(M&A)를 통한 증권업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와 함께 SK텔레콤을 통한 카드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금융업 확대의 최종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금융업에 나서기 위해서는 기존 SK증권의 몸집을 불리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면서"M&A를 통한 증권업 확대 방안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SK 관계자는 “카드사업에 관심이 있는 것은 맞지만 SK증권의 경우 현행법이 바뀌지 않는 이상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검토한 바 없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SK그룹은 잇따라 정부의 고위급 금융전문가나 경제통 인사를 영입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SK그룹은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바 있는 조순 전 부총리를 SK(주)의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최근 청와대에서 파견 근무 중이던 박영춘 전금융위원회국장을 전격 스카우트했다.
조 전 부총리는 이번 MB정부 2기 내각의 총책임자를 맡고 있는 정운찬 국무총리와도 막역한 관계다. 또 박 전 국장의 경우 금융위 주요 보직인 금융정책과장 등을 거친 '금융통(通)'으로 유명하다.
SK그룹의 경우 지난 2007년 7월 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으로 인해 SK증권을 매각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이런 규제를 완화할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정부 입법으로 국회에 계류돼 조만간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SK그룹은 SK네트웍스(22.43%)와 SKC(12.26%)가 보유한 SK증권을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아직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점이 SK그룹의 행보를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이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정부 입법으로 국회에 계류된 지 1년이 됐지만 제자리만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 어떠한 것도 결정되지 않은데다 특혜 의혹 등 불미스러운 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조심스러운 행보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SK그룹이 기존 SK증권에 추가로 M&A를 통한 증권업 강화에 나설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인수후보 대상으로는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이 거론되고 있다. SK의 우리투자증권 인수설의 핵심은 하나금융지주가 우리금융인수자로 낙점됐고 SK가 우리투자증권을 가져갈 것이라는 것. 물론 M&A전략상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진행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현시점에서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SK그룹 입장에서는 업종 내 20위권에 턱걸이 할 정도로 비중이 약한 SK증권을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런 점에서 SK그룹이 M&A를 통한 증권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러한 사례는 현대기아차그룹과 계열사인 현대캐피탈 간 관계에서도 이미 입증된 바 있다. 국내 자동차시장의 80%대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현대기아차그룹이 자동차와 카드 간 제휴관계를 통해 사업 확장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여기에 올 2월부터 시행에 돌입한 자본시장통합법이나 금산분리완화 등 금융산업진출 벽이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주요그룹들이 잇따라 금융업을 확대하거나 새롭게 진출하면서 분위기조성도 한몫했다는 시각이다.
현재 분위기도 경쟁관계인 KT가 BC카드 인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SK텔레콤의 하나카드 지분참여 협상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지난 2001년 전북은행 카드사업 부문 인수 추진 등 신용카드 사업 진출을 시도했던 만큼 SK텔레콤이 신설 하나카드사에 지분 49%로 경영에 참여하는 정도의 협상이 진행되겠지만, 향후 SK그룹은 하나금융지주회사 지분을 법상 상한선인 9%까지 매입해 주요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SK그룹은 SK증권을 매각하지 않고 그대로 자회사로 보유한 채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할 수 있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
주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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