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하토야마, 최악 경제 어떻게 풀까

실업률 5.7에 디를레이션 우려까지

토요경제

webmaster@sateconomy.co.kr | 2009-09-30 13:22:58

지난 8·30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이룩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가 제93대 일본 총리로 공식 선출됐다.
하토야마 신임 총리는 이날 취임 후 첫 공식행사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총리에 선출되는 순간 일본의 역사가 바뀐다는 감격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인사말을 통해 “아직 역사는 진정한 의미에서는 바뀌지 않았다. 지금부터 우리가 어떻게 일하느냐에 달렸다”고도 말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총리 지명에 앞서 17명의 각료 명단도 발표했는데 재무상에는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 민주당 최고 고문이 내정됐으며 후생노동상에는 나가쓰마 아키라(長妻昭) 민주당 정조회장 대리가 내정됐다. 이번에 신설되는 행정쇄신 담당상은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민주당 정조회장이 맡기로 했다.
또한 국가전략 담당상은 간 나오토(管直人) 민주당 대표 대행이, 외상에는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간사장이, 관방장관에 히라노 히로부미(平野博文)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이 각각 내정됐다. 소비자, 행정, 저출산, 식품안전, 남녀 공동참여 담당상에는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사민당 당수가, 금융 겸 우정 문제 담당상에는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국민신당 대표가 각각 내정됐으며 방위상은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민주당 부대표가 맡기로 했다.
아울러 민주당의 당 임원 중 간사장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대행이 맡게 됐으며, 국회대책위원장은 야마오카 겐지(山岡賢次), 국회대책위원장 대리는 미쓰이 와키오(三井弁雄)가 각각 맡는다. 또한 중의원 의장에는 요코미치 다카히로(橫路孝弘)가, 중의원 의원운영위원장에는 마츠모토 츠요시(松本剛明)가 각각 내정됐다.

내각 구성을 마친 하토야마 총리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산적한 현안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지난 중의원 선거에서 54년 동안 지속된 자민당의 집권을 타도하고 민주당이 압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전후 최악의 침체를 보이고 있는 일본의 경제 상황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의원 선거 직전 일본 정부가 발표한 일본의 실업률은 5.7%를 기록했으며, 디플레이션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젊은 직장인들은 평생직장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처하는 자민당의 태도는 유권자들의 불만을 낳았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경제 회복을 위한 일련의 조치들이다. 일본은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납세자는 줄고 연금 수령자만 늘어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1가구 당 자녀 한 명이 중학생이 될 때까지 매달 2만6000엔(275달러 상당)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양육비 부담을 줄여 더 많은 여성이 아이를 출산하도록 장려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고속도로 사용료 무료화, 공립학교에 대한 무료 고등교육 실시, 농부들에게 생계보조 지급, 최저 임금 상향 조정 및 감세 등의 정책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정책이 모두 실행되기 위해서는 2013년 회계연도에 총 16조8000억 엔(1790억 달러 상당)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이미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일본의 국가채무를 더욱 늘어나게 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당초 비경제적인 부문에 책정된 경기부양 자금 5조 엔(540억 달러 상당)을 보육과 교육, 노동자 지원 등에 전용해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후지이 재무상 내정자는 지난 3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심각하게 이러한(낭비적인) 프로젝트들을 그만 둬야 한다”며 “우리가 실제적으로 거둬들일 수 있는 세수가 얼마인지 등과 같은 다양한 것들에 예의주시하며 우리의 노선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산 재분배는 우리가 해야만 하는 것이다”며 “가능하면 내년 1월에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원 마련이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 현재 민주당이 내놓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7조1000억 엔의 자금이 필요한 상태다. 당시 인터뷰에서 후지이 고문은 다음 회계연도 안에 44조1000억 엔 내에서 신규 채권을 발행하고자 하는 하토야마 총리의 계획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보다 평등한 미국과의 관계를 설정하겠다고 선언한 하토야마 총리의 다음 행보도 주목되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총리 지명 직후 “일본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하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신뢰 기반을 구축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과 관련해서는 “중장기적으로는 올바른 방향”이라며 “(동아시아 공동체에 앞서)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를 구상해야 하며, 이는 미국을 제외해야만 가능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주일 미군 지위협정 개정 문제 등에 대해서는 “(미국과)솔직하게 의견 교환을 하면서 신뢰 관계를 높여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동안 미국과의 관계에서 일본은 수동적이었지만, 앞으로는 능동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은 양국 관계와 글로벌 파트너십이 하토야마 새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 정부와 함께 번창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켈리 대변인은 또한 일본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지원을 지속할 것을 바란다고 밝히고,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곧 일본을 방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하토야마 총리는 북한과 대화와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달 후지 TV에 출연해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와 가진 토론에서 아소 전 총리가 “북한이 일본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하자, 이에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하고 “만약 북한이 우리의 대화 모색 노력에 응하지 않을 경우 다른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어 하토야마는 자신의 외교 정책은 우애주의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북한이나 중국처럼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들과도 타협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오카다 신임 외상은 첫 국무회의 후 외무성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대북(對北) 정책과 관련해, “북한은 납치 문제 재조사에 대한 약속을 전혀 이행하지 않았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는 등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는 대화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북 제재를 강화해 나가는 가운데, 북측이 도발 행위를 중단할 경우 6자회담의 틀 속에서 대화를 해나갈 생각”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하토야마 총리는 오는 24일 미국을 방문하고, 내달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일 3개국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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