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하나카드, 경영권 놓고 신경전

합작카드 출범 난항...51% 지분 확보 총력

주가영

webmaster@sateconomy.co.kr | 2009-09-28 14:31:30

하나카드-SKT, 합작카드 출범 난항...양측 다른 사업체 제휴 가능성도
SK텔레콤, 공정거래법 개정안 가능성 두고 경영권 확보 의지 더욱 강해

최근 국내 금융권의 이슈 가운데 하나인 하나카드와 SK텔레콤의 합작카드 출범이 여러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하나은행에서 독립하는 하나카드의 출범 시기가 제휴 협상 지연에 따라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 30일 자본금 3000억 원으로 출발하는 하나카드가 요즘 SK텔레콤과의 제휴문제로 삐걱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측은 일정지분을 확보해 경영까지 하려는 생각인데 반해, 하나은행 측도 하나카드 경영권을 놓지 않으려 하는 상황이다.

하나카드 분사를 앞두고 있는 하나금융은 아직까지 SK그룹과 경영권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분 49% 매각 협상을 SK텔레콤과 진행해왔으나 양측이 원하는 가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협상이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의 한 관계자는 "하나카드가 출범할 때 자본제휴 등을 위한 조인트벤처도 함께 출범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출범 시기를 당국과 협의해 조정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 또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하나카드의 공동주주 대상인 SK그룹과 매각 지분 및 가격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현 상태에서 매각 가격보다는 경영권을 누가 행사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진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협상 시 비밀조항이라는 것이 있어 지금은 그 어떤 것도 말할 수 없다. 협상기한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담담한 모습이었다.
하나금융은 현재 SK텔레콤 외에 유통업체와도 제휴도 추진 중에 있어 입맛에 맞는 것을 골라잡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하나은행의 신용카드사업 부문 분할을 통한 하나카드 설립을 최종 인가했으나 SK텔레콤과 하나카드의 지분매각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하나카드는 오는 10월 이후 하나금융이 지분 100%를 소유한 구조로 일단 출발할 것으로 보여 진다. 다만 양측의 협상 결과에 따라 추후 대주주 변경 신청을 통해 소유구조 변동은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은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51% 확보를 놓고 팽팽하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SK텔레콤에 매각할 수 있는 지분의 상한선을 49%로 한정하고 있다. 경영과 관련된 의사결정은 물론 임원 선임권 등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카드를 100% 출자 자회사로 출범시킨 이후 SK텔레콤과 지분 투자 협상을 계속 할 것"이라며 "그러나 시간에 쫓겨 서둘러 협상을 체결하지는 않을 것. 협상이 언제 끝날지도 지금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이종산업과의 제휴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 51% 이상을 희망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하나카드의 지분을 확보해서 SK 통신사업에 시너지를 내려는 원칙 안에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희망하는 ‘통신이 주도하는 금융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분 참여가 아닌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SK텔레콤 측도 “협상안은 단일적인 문제가 아니라서 여러 가지 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여러 상황에 따른 각각의 경우의 수를 두고 보고 있지만 협상이라는 것이 서로 맞지 않으면 잘 안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무조건 하나와만 한다는 보장도 없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하나카드의 시장 점유율이 너무 적어 SK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이미 신용카드업 자체는 포화상태에 있으므로 성장에는 한계가 있어, 한 개 카드사와의 제휴는 기대효과가 적다”고 말했다. 실제 가입 회원수만 2000만명이 넘고 OK캐시백 회원 수는 3000만명이나 되는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신용카드회원수가 600만명 정도 되는 하나카드만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하나카드뿐 아니라 모든 카드사에 (지분투자)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고객이 어떤 카드를 선택하든지 SK텔레콤은 고객이 선택한 카드를 모바일에 넣어줘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소유를 허용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으로 보아 하나카드와의 제휴 협상과정에서 SK텔레콤의 경영권 확보 의지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SK텔레콤이 지분 가격만 잘 쳐주면 경영권은 포기할 수 있고, 여기서 확보한 자금을 M&A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지분율보다는 지분가격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하나금융과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들은 "경영권 문제는 순전히 가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하나카드 인가 신청서에는 하나금융지분이 100%로 올라와 있다.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하나카드 분사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하나금융이 어떤 대형 M&A를 준비하는지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하나카드는 신임사장으로 전 삼성 테스코에 근무했던 이광태 씨가 내정돼 있다. 현재 합법적인 승인은 나지 않았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10월 초에 있는 주총에서 승인과 동시에 취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보는 일각에서는 애초에 물망에 올랐던 하나금융 관계자나 SK그룹 계열사의 사람이 아닌 전혀 다른 인물이 신임사장으로 내정된 것도 하나금융이 또 다른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아니겠냐는 얘기도 나온다.
또한 SK텔레콤 역시 카드 비즈니스만 노리지는 않고 있다. 궁극적으로 카드를 발판으로 한 모바일 쇼핑과 모바일 결제에서 통신사업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선두 신용카드사와 적극적인 제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금융위의 설립인가 승인으로 이르면 다음 달 공식 출범하는 하나카드와 SK텔레콤이 금융과 통신 간 융합의 선두주자로 앞장설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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