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어리' 떠 안은 코레일 운명은?
'혈세 먹는 하마' 인천공항철도 인수 구설수 휩싸여
정순애
webmaster@sateconomy.co.kr | 2009-09-28 14:17:53
인천공항철도, 애물단지 오명쓰고 쓸쓸히 퇴장
코레일, 1조2064억에 인수...민자사업 실패 첫 기록
허술한 수요예측.과다한 운영수입 책정 혈세 쏟아 논란
코레일은 올 6월 29일 현대건설과 공항철도 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정부협상단과 함께 주식 매매 계약에 대한 협상을 벌였다.
이 후 9월 18일 철도의 날을 하루 앞두고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인천공항철도를 인수했다. 이는 국내에서 민자(민간자본) 사업이 재정 사업으로 전환된 첫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주변 시선이 곱지 않다.
엉터리 수요 예측과 과다한 운영수입 보장 장치로 인해 한 해 수천억 원의 혈세를 쏟아 부었던 골칫덩어리, 인수 자체가 위법 행위라고 주장하는 등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자사업의 실패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민자사업의 현주소와 말 많고 탈많은 민자사업자 인수를 감행한 코레일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지 쫓아가 본다.
코레일이 민자 사업인 인천공항철도를 1조2064억원에 사들였다.
코레일은 최근 현대건설 등 9개 민간 건설업체 등으로 구성된 현대컨소시엄과 함께 공항철도 지분을 확보, 주식매매 본 계약을 체결했다.
이 체결을 통해 공항철도 지분은 코레일이 최대 주주로 88.8%, 정부가 9.9%, 현대해상이 1.3%를 각각 보유하게 됐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30년간 공항철도를 운영하게 된다.
매입가는 매입 금액을 9-11월에 걸쳐 나눠 낼 경우 1조206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주식매매 계약은 정부 등의 승인을 전제한 것으로 앞으로 정부의 실시 협약 변경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협약에 따라 운영기간 평균 58%대의 수입을 보장받게 돼 연 7∼8%대의 투자수익이 기대된다. 정부보조금도 민간이 운영할 때보다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 측은 “앞으로 실시협약에 의해 운영 기간에 수입 보장률이 90%에서 58% 수준으로 낮아져 정부 재정 부담이 많이 줄어들고 공사도 적정 수준(7-8%대)의 투자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코레일이 더 큰 부담을 떠안아 경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 나온다. 연 매출 4조원의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코레일이 거액의 국민 세금이 투입되고 있는 적자 민자사업을 떠맡았다는 판단 때문.
더구나 용산역세권 개발 대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지난해 기준 매출액 3조6000억원 규모의 코레일 입장에선 민자 지분 인수 대금은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
그러나 매입금 충당은 공사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철도는 민자 사업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혈세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정부는 1990년대 후반부터 도로ㆍ철도ㆍ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적극 민자를 유치를 추진했지만 대부분 수요 예측에 실패해 재정에서 지원받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1999년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MRG)가 도입됐다.
이는 실제 수익이 예측치보다 적으면 정부가 민간회사에 운영 수입을 보전해 주는 제도.
이 때문에 대부분 수요 예측에 못 미친 민자사업은 혈세사업이 됐다.
공항철도도 예외일 순 없었다.
2007년 3월 개통된 공항철도(인천공항∼김포공항)는 하루 평균 이용객을 22만6000명으로 예상했지만 지난해 이용객은 1만6600명으로 예상치의 7.3%에 그쳤다.
정부 보조금은 적자 보전을 위해 2007년 1040억 원 지원, 지난해 1666억 원에 달했다.
민자사업 적자를 메워주기 위한 전체 재정지원액은 2007년 2664억 원에서 2008년 3512억 원으로 매년 증가세에 있다.
민자사업은 정부의 경우 사업 초기 예산 부담이 없고 지역 민원을 수용할 수 있는 긍정적 측면 때문에 승인했고 기업의 경우도 이익이 발생하면 챙기고 손실이 나면 재정에서 지원받는 식이었다.
정부 부담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추진한 민자사업이 기업에게는 혈세 퍼주기 사업이 됐고 국민에게는 고스란히 그 부담을 수십 년 동안 지게 했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정부가 대규모 사업 실패에 따른 비판을 피하기 위해 공기업에게 부담을 떠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인수 자체가 헌법 위반 행위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민주당 강창일ㆍ김성순ㆍ최규성 의원 등과 인천공항철도 부실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민대책위는 최근 “국회의 사전 심의권이 봉쇄된 채 정부주도로 진행됐다. 정부가 예산외 재정 부담이 되는 계약체결은 국회의 사전심의를 득해야한다는 내용의 헌법 제58조를 위반했다. 헌법과 관련법의 위반소지가 명백하다. 경찰출신 사장 임명 등은 협상 2개월여 만에 이뤄진 것이다. 부실 의혹 진상규명을 은폐하기 위해 인수협상을 추진했다면 코레일의 부실로 이어질 것을 예고하며 잘못된 낙하산 인사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정부, 민간사업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체결된 이번 계약 자체만으로도 또 다른 혈세 낭비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부당이득환수가 공항철도와 같은 민자사업 재발방지를 위한 유일한 대책”이라고 했다.
코레일 측은 적자를 내는 경영 악화에 대한 일부의 오해와 달리 윈윈 계약이라는 입장이다.
“수요 예측이 잘못된 탓에 인천공항철도에 들어가던 거액의 국민 혈세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철도를 떠맡은 게 아니다. 철도와 공항을 연결하면 다른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민자 사업의 실패를 공사가 어떻게 성공 사례로 변신시키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07년 3월 인천공항∼김포공항 간 1단계 구간(40.3㎞)을 개통한 공항철도가 내년 연말 김포공항∼서울역 구간을 개통할 계획이다.
이 경우 서울역과 인천공항 구간이 연결되는 한편 서울역을 중심으로 해서 전국으로 뻗은 KTX 노선과 연결 가능할 것이라는 복안이다.
또 2012년까지 부산, 광주에서 KTX를 타고 인천공항까지 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부산에서 서울역까지는 KTX를 타고 서울역에서 다시 공항철도로 바꿔 타는 게 아니라 같은 기차로 인천공항과 전국을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코레일은 철도와 트럭을 연계한 화물 운송으로 종합 물류 회사로 변신한다는 계획에 이어 기차와 비행기 환승 상품 출시라는 개념, 즉 기차-비행기-트럭-버스를 잇는 교통 산업의 중심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김동건 한국철도문화재단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공항철도 활성화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코레일의 도전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순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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