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삼성테크윈 등 삼성그룹 4개 계열사 인수

석유화학업종·방위산업 역량 위주 주력사업 강화해 사업구조 재편

송현섭

21cshs@naver.com | 2014-11-28 18:26:49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한화그룹이 방산업체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 화학업체 등 삼성그룹 4개 계열사를 인수한다. 따라서 한화그룹은 화학업종과 방위산업을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데, 15년만에 정유사업 재진출이 가능해지고 유도무기 수직 계열화를 통한 사업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M&A(인수합병) 거래액은 1조9000억원에 달해 근래 최대규모의 빅딜로 주목된다. - <편집자 주>

한화그룹이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 삼성그룹 4개 계열사 인수에 나선다. 이와 관련 한화와 한화케미칼·한화에너지 등 3개 계열사는 지난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이들 4개사 인수를 의결했고, 삼성그룹 역시 매각대상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 4개사가 같은 날 이사회를 열어 지분 매각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국내 정유사업에 진출한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을 인수, 해당사업을 포기한지 무려 15년만에 재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앞서 한화는 지난 1970년 미국 유니언오일과 합작을 통해 경인에너지를 설립하고 정유사업을 영위했으나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현대그룹과 빅딜을 통해 정유사업을 접은 바 있다.


당시 경인에너지는 유니언오일과 합작관계를 청산하고 한화에너지로 사명을 변경한 뒤 1999년 당시 현대정유였던 현재 현대오일뱅크로 사업을 매각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M&A로 한화가 인수하는 삼성토탈은 삼성종합화학과 프랑스 토탈이 5대 5로 합작 투자한 석유화학업체로 알뜰주유소 공급업체가 된 뒤 경유와 휘발유 등 납품하는 품목을 다양화하고 있다.


◇ 한화그룹, 중장기 사업 재편작업 완료
실제로 삼성토탈의 휘발유 생산량은 연 50만t이며 경유는 연 100만t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항공유 생산량의 경우 200만t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화그룹은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인수를 통해 알뜰주유소에 납품하는 제품을 다양화하고, 정유사업 재진출이란 효과까지 거둘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선 한화그룹은 이번 M&A로 석유화학분야 매출이 18조원으로 늘어나 석유화학산업에서 국내 선두권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60년 한화그룹 역사에서 성장의 모태인 방위사업과 화학사업 위상을 국내 최고로 높이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화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번 인수계약이 성사됨에 따라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중장기 사업구조 재편작업이 일단락됐고, 주요 사업부문에서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표 주주회사로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보유한 삼성그룹 관계사인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이날 각각 이사회 및 경영위원회를 개최해 지분 매각을 의결했다. 따라서 삼성테크윈 지분 32.4%는 8400억원에 한화로 양도되며, 자사주를 제외한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는 1조600억원에 한화케미칼·한화에너지로 각각 매각된다.


또 삼성테크윈의 합작 자회사 삼성탈레스와 삼성종합화학의 합작 자회사 삼성토탈도 함께 양도되는데, 삼성테크윈 주주사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삼성증권 등이고 삼성종합화학의 주주사는 삼성물산과 삼성SDI·삼성전기 등이다.


다만 이번 M&A에서 38.4%의 지분을 보유해 삼성종합화학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은 18.5%의 지분을 남겨둬 향후 한화그룹과 화학분야 협력관계를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M&A는 내년 1∼2월 자산실사와 기업결합 등 승인절차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 유도무기 등 방산 핵심역량 강화 '주목'
이번 거래로 인한 매각규모는 총 1조9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전격 인수, 그룹의 모태인 방위산업 비즈니스역량 강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돌이켜 보면 한화그룹은 지난 1952년 김승연 현 회장의 부친인 고(故) 김종희 선대 회장이 화약사업을 토대로 그룹의 역사가 시작된 만큼 방위산업은 그룹의 성장기반을 형성해왔다.


반면 한화그룹은 석유화학과 금융·레저서비스 등을 주력사업에 추가하며 외연을 확대하면서 방위사업이 그룹 전체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위축돼왔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해 한화그룹 방산부문 매출실적은 1조원을 약간 넘고 있는 만큼, 총 37조원에 달하는 그룹 전체 매출규모에서 미미한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화가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를 인수하면서 방산분야 업계 1위로 등극, 그룹의 모태인 방위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동력이 마련됐다. 실제로 2013년 매출기준 1조184억원에 4위인 한화와 9천630억원으로 3위 삼성테크윈, 6176억원의 삼성탈레스가 합병되면 매출규모 2조6000억원대로 단숨에 방산업계 수위에 오르게 된다.


참고로 지난해 방위산업계에서 1위는 KAI(한국항공우주산업)로 매출은 1조3450억원이었고, 2위는 1조2080억원의 매출을 올린 LIG넥스원이었다. 특히 한화는 이번 M&A로 유도무기체계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 시너지효과를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유도무기체계에서 기존 탄두와 구동·추진부에 강점을 지닌 한화는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탐색부·사격통제·지휘통제·감시정찰 분야의 역량을 확보, 강화해 국내 1위 종합 방산업체로의 위상을 굳히고 미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방위산업의 환경은 네트워크 위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현재 방산시장은 지휘통제와 감시정찰·유도무기체계 등 역량을 갖춘 사업자가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화, 향후 항공산업 진출차원 '포석'
한화그룹은 한화가 탄약과 유도무기체계에 독보적인 강점을 갖고 있던 상황과 미래 무기체계가 전자장비화되고 있는 만큼, 항공산업 진출을 노리고 삼성테크윈에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는 지난 1974년 방산업체로 지정된 뒤 무려 40년간 정밀탄약과 정밀유도무기체계를 포함한 무인 공격 및 방위체계 등 방위산업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해왔다.


또한 삼성테크윈은 그동안 경공격기 FA-50용 엔진과 KUH(한국형 헬기) 사업을 위한 T700엔진 등을 필두로 전투기와 헬기 엔진·전투용 로봇분야에서 착실하게 경쟁력을 쌓아온 세계적 정밀 기계업체로 유명하다. 또한 삼성탈레스는 지난 2000년 삼성테크윈과 프랑스 탈레스인터내셔널이 5 대 5의 합작으로 설립한 업체로, 구축함 전투지휘체계와 레이더 등 감시정찰장비 등 전자전 위주의 군 감시장비 등을 생산해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를 계기로 방산사업의 규모 확대는 물론 기존 탄약·정밀 유도무기 중심에서 자주포를 비롯한 항공기·함정용 엔진, 레이더 등 방산 전자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차세대 방위사업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대거 확충하게 됐다"면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로봇 무인 전력화사업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그룹은 앞서 지난 10월 한화테크엠 합병을 통해 확보한 산업기계 기술에 삼성테크윈의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통합, 공장 자동화를 비롯해 초정밀 공작기계·태양광 제조설비 등 분야에서도 큰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예정이다.


한화가 확보한 기존 국방용 무인기 기술에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영상처리 및 정밀 제어기술, 삼성탈레스의 소프트웨어 기술 등을 더하면 중장기 무인 전력화 시스템과 첨단 로봇사업 분야 등으로 적극 진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편 한화는 이번 M&A 성공을 통해 삼성테크윈이 보유해온 국내유일 완제 고정익 항공기(공격형 헬기)제조업체 KAI의 지분 10%까지 확보하게 된다. 이는 결국 한화가 중장기적으로 방산업계의 핵심인 항공기 제조업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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