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해태 공장 증설 못하는 이유…제2의 ‘꼬꼬면’ 악몽
김태혁 편집국장
tae1114@yahoo.co.kr | 2014-11-28 17:06:00
쉽게 이야기해 “없어서 못 판다”는 건데 다양한 루트를 통해 알아본 결과 사실이었다.
회사근처의 편의점 4곳과 슈퍼마켓 1곳을 찾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이 과자를 구할 수 없었다. 허니버터칩은 출시 100일도 안돼 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달 중순 기준으로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보통 국내 제과업체에서 신제품 매출이 10억원을 넘기면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허니버터칩은 지금까지 약 850만 봉지가 판매됐다.
허니버터칩의 인기 비결은 기존의 짭짤한 맛 감자칩과 달리 꿀과 버터를 사용해 달콤한과 고소함을 더한데 있다. 가격은 1500원이다.
실제로 수박을 먹을 때 소금을 치면 단 맛이 강해지듯 감자칩의 단맛과 짠 맛은 조합이 나쁘지 않았던 것이다. 더불어 최근 10~20대를 중심으로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제품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판매가 더 늘었다.
허니버터칩은 모처럼 과자 업계에 등장한 메가 히트 상품이다.
허니버터칩이 품절 사태를 빚자 편의점 CU의 본사인 BGF리테일은 최근 전 가맹점에 공식 안내문을 보냈다. “공급량 대비 구매량이 많아 허니버터칩이 점포 내에 비치돼 있지 않다”는 내용을 CU로고와 함께 게시하도록 했다. 품절 사태로 소비자들이 해태제과는 물론 편의점에까지 불만을 제기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소비자들은 크라운 해태제과가 품절 이슈를 이어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TV 광고도 안하고 특별한 홍보도 하지 않으면서 입소문으로 성공한 허니버터칩이 신비주의 전략으로 흥행을 이어 가려 한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사자인 크라운해태제과는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공장 증설 여부와 시기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현재 강원 원주시에 있는 문막공장에서 허니버터칩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 제과업체 가루비와 합작해 만든 공장이다. 2교대를 3교대 근무로 바꾸고 24시간 공장을 돌려 하루에 2억원어치의 허니버터칩을 만들고 있지만 폭발적인 수요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제품이 출시된 지 4개월이 채 안 됐기 때문에 아직 공장 증설을 논의할 단계도 아니라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때 생산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설비를 추가로 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 크라운해태제과가 ‘허니버터칩’ 열풍에도 공장을 증설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과거 한국야쿠르트가 ‘꼬꼬면’의 초반 돌풍에 고무돼 설비 증설에 나섰다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인 사례가 있다.
한국야쿠르트가 2011년 출시한 꼬꼬면은 최근의 허니버터칩처럼 출시 초기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품절되기 일쑤였다. 한국야쿠르트는 꼬꼬면이 빅히트를 치자 라면사업부를 팔도로 분사하고, 전남 나주에 500억원을 투자해 라면공장을 추가로 지었다.
하지만 꼬꼬면 열풍은 1년 만에 사그라졌다. 경쟁사들이 하얀 국물 라면을 잇따라 출시한 데다 라면 시장의 트렌드가 다시 빨간 국물 라면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꼬꼬면은 현재 이마트에서 5개 묶음에 1990원으로 라면 중에서 가장 싼 값에 판매되고 있지만 판매량은 극히 저조하다.
제과업계는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단기간 반짝 인기를 끌다 쇠퇴할지 롱런 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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