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제도 '계열사 밀어주기' 지적

신한카드, 퇴직연금사업 선정 논란

주가영

webmaster@sateconomy.co.kr | 2009-08-28 16:58:51


은행 등 12곳 선정...미·일처럼 법.제도적 장치 마련 필요
"공정경쟁 위배되는 행동...도의적으로 어긋난 일이지만 묵인"

신한카드가 이달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면서 퇴직연금 사업자 선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신한카드는 퇴직연금 사업자로 DC형 3곳, DB형 9곳을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DC형 사업자로는 그룹 계열회사인 신한은행과 신한생명, 굿모닝신한증권이 선정됐다.
또 DB형 사업자로는 이들 3곳 외에 산업은행, LIG손해보험, 대한생명, 메트라이프,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등이 선정됐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자 선정에 대해 ‘계열사 밀어주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어 말을 사고 있다.

올해 불황이라는 경제 위기 속에 확정기여형(DC형)인 퇴직연금이 재조명되면서 자산관리에 강점을 지닌 증권업계의 투자가 이어지고 경제 불황 때는 이에 맞는 퇴직연금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 속에 특히 DC형 퇴직연금에 대한 근로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05년 12월 1일부터 시행된 우리나라의 퇴직연금제도는 기업이 사내에 적립하던 퇴직금제도를 대체하여, 금융기관에 매년 퇴직금 해당금액을 적립하여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지급받아 노후설계가 가능하도록 한 선진제도이다.
퇴직연금제도가 시행되면서 퇴직연금에 가입하는 사업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거기에 최근 이어진 경제 불황으로 퇴직연금제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쩍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한 2010년 말 퇴직보험의 폐지 이후에는 퇴직급여제도 중에서 사외적립금에 대해 손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퇴직연금제도가 유일하게 된다.
노동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현재 퇴직연금 도입 건수(사업장 수 기준)는 5만9134건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연말에 비해 17.2% 늘어난 것이다.
퇴직연금 가입 형태별로는 확정기여형(DC)이 확정급여형(DB)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도입은 노사 합의를 필요로 하는 임의제도이다.
하지만 최근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하기위해 준비 중인 신한카드는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한카드의 계열 사업자들을 확정기여형(DC)과 확정급여형(DB)에 중복으로 선정해 사업자 선정에 노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는 퇴직연금 사업자로 DC형 3곳, DB형 9곳을 선정했다.
DC형 사업자로는 그룹 내 계열 사업자인 신한은행, 신한생명, 신한증권이며, DB형은 이들 3곳과 산업은행, LIG손해보험, 대한생명, 메트라이프,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을 선정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업자 선정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신한카드는 DC형과 DB형에 계열 사업자들을 중복으로 선정해 다른 사업자들이 들어갈 여지가 충분하지 않았다.
특히 사업자들이 개인고객들을 대상으로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는 DC형에 모두 계열사업자를 선정해 계열사 이외의 사업자 선정이 사실상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증권사와 은행권의 1~2위 퇴직연금 사업자인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은 모두 배제됐다.
신한카드의 퇴직연금 적립금 금액은 1100억 원이며, 이중 사외예치금은 770억 원 규모다. 가입인원은 1500여명 수준이다.
이번 신한카드 퇴직연금 사업자 선정의 경우 지난해 LG카드 합병으로 국내최대 카드사라는 타이틀이 붙으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퇴직연금 사업자로 선정된 9곳 중 6곳은 퇴직금을 예치해 왔던 기존 거래처"라며 "굿모닝신한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등 증권사 3곳이 이번에 추가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사 퇴직연금 관계자는 "국내 최대 카드사라는 점 때문에 경쟁이 치열했다"며 "일각에선 사업자와의 이해관계에 따른 사업자 선정이란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퇴직연금 관계자는 “근로자의 수급권을 보호하기 위해 퇴직연금 사업자를 적절히 통제·관리할 규제가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이어 “근로자와 퇴직연금사업자 간에는 이익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최소한도의 퇴직연금사업자 규제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보험 연구원에서는 등록기준, 선정기준, 계약기준, 적격기준 측면에서 퇴직연금사업자 관련 규제를 검토한 후 근로자의 수급권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정책의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근로자의 노후자금인 퇴직연금을 잘 운용하고 관리할 수 있는 퇴직연금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퇴직연금사업자 선정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기업이 퇴직연금사업자 선정 이유를 근로자에게 보고하는 방안 마련도 제시했다.
퇴직연금사업자의 전문성 등 제도운용의 역량부족으로 퇴직연금제도가 부실화되는 경우 기업의 비용부담 증가와 근로자의 수급권 보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처럼 정량평가(수익률)이외에 정성평가(전문성, 서비스의 질, 건전성 등)를 고려해 퇴직연금사업자 선정이 이루어지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퇴직연금 사업자 계약기준에서는 현행처럼 보험계약 및 신탁계약에 의한 자산관리계약이 이루어지도록 하되, 은행의 자행예금 운용에 따른 방화벽(fire wall) 작동문제, 기존신탁개념과의 상충문제, 금융권역간 공정경쟁저해 문제 등을 고려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보는 일각에서는 “신한카드의 퇴직연금 사업자 선정에 있어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지기는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퇴직연금은 노조가 선택을 하는 것인데 과연 노조의 생각이 들어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는 분명 직원들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삼성생명과 화재가 퇴직연금을 교차한 것만 봐도 금융권 계열사들 간의 밀어주기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퇴직연금 관계자는 “계열사 밀어주기를 통해 실적을 올리고 그 실적을 바탕으로 영업에 활용을 하게 되면 결국 퇴직연금 가입을 준비 중인 기업체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는가도 문제”라며 “이는 공정경쟁에서도 위배되는 행동이다. 도의적으로는 안 되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다들 어느 정도 묵인하는 분위기”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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