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기 나이는 사춘기 '어른' 되고 싶다”

토요경제

webmaster@sateconomy.co.kr | 2009-08-28 16:42:18

천방지축 소설가 애자역


“'애자' 는 내 숙제의 '답' 이 됐으면…”



최강희는 오는 10일 개봉되는 영화 ‘애자’(감독 정기훈ㆍ제작 시리우스픽쳐스㈜)에서 천방지축 소설가 애자를 맡았다. 최강희가 애자를 선택한 이유는 여배우에게 쉽게 올 수 없는 캐릭터인 동시에 보편적인 소재이기 때문이었다. 캐릭터 위주로 배역을 맡다 보니 보편성을 고민해왔다고 털어놨다. 엄마(김영애)와 딸의 이야기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마음에 들었다.
"우리 엄마한테 보여드리고 싶기도 해요. 제가 이야기를 잘 안 하거든요. '사랑해 미안해'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할까요. 엄마가 저한테, 밖에서는 착한데 집에선 잘 못한다고 하시거든요."
최강희는 김영애와 촬영 중간 대화를 많이 나눴다. 소녀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해 주는 김영애의 모습에서 좋은 친구를 얻은 느낌을 받았다. 그는 "김영애 선생님이 누구에게나 그러신 건 아닌 것 같은데, 저를 '허용'했다는 느낌이랄까요. 멋있는, 나이든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었는데 그런 것 같아 기뻐요"라고 말했다.
최강희는 ‘애자’에서 19세, 29세를 연기한다. 최강희의 그 때는?
"열 아홉살이 고3이죠? 변화의 시기였던 것 같아요. 무채색이었던 제가 색을 입게 되었어요. 무엇에도 관심이 없고 내일 죽어도 상관이 없었는데 이 일을 하며 존재감이 있어지기 시작했죠. 스물아홉? 아이고, 철이 안 들어도, 안 들어도 그렇게 안 들 수가 없었어요. 서른이 되기 싫어서 프랑스에서 새해 반대 시위가 있다는 말을 듣고 프랑스에 가고 싶을 정도였죠. 인디음악도 많이 들었고요."
최강희는 자신이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백수나 히키코모리가 되었을 것이라고 눙쳤다. 최강희는 "아마 무엇을 하든 평범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그동안 '4차원'이라는 별명이 괜찮았는데 나이를 먹으면 어색할 것 같아서 다른 타이틀이 나올 만큼 괜찮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나이 들어서 사람들과 섞이지 못하고 유난스러워지면 밉상이잖아요"라고 말했다.
데뷔 15년째인 최강희는 자신의 연기 나이를 '사춘기'로 규정했다.
"무엇이든 용서를 받을 어린 나이도 아니고, 얼굴로 승부할 것도 아니고. 여자 나이 서른이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한테는 일로 인정을 받는 것이겠죠. 그전까지 배우는 진정성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테크닉과 순수한 마음의 중간에서 선택해야 할 것 같아요. 아직 선생님들처럼 '연기 귀신'도 못 되니까요."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칭찬을 받았지만 스스로 '나도 아니고 배역도 아니야'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에 비해 데뷔작은 연기는 못했지만 만족스럽기도 하다.
최강희는 ‘애자’에서 그런 숙제를 조금은 풀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아이슬란드를 여행한 내용을 담은 책의 출간도 준비 중이다. 최강희는 특유의 선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가 한 번, 잘 해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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