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인사태풍 거세…3월 CEO 20여명 교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연임…하나·외환銀 통합과제 여전

송현섭

21cshs@naver.com | 2015-02-27 14:22:26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작년말부터 시작된 금융권 인사태풍이 올 들어 한층 거세지면서 잇따라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권 CEO들의 교체 내지 연임이 눈에 띄고 있다. 일단 '관피아' 배제 분위기로 인해 각 금융회사에서 내부인사 발탁이 유력하며, 금융권에선 3월 주총시즌에 앞서 대표이사 및 임원 등 선임문제로 고심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최근 결정됐으며, 퇴진한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후임에는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신임 행장으로 내정된 상태다. 특히 3월중으로 보험·증권·카드사와 금융관련 공기업 등을 포함해 무려 20여명의 CEO 인사가 예정된 만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편집자 주>

올해 설 연휴가 끝난 뒤 오는 3월말까지 무려 20명에 달하는 금융권 CEO들에 대한 인사가 예정돼있어 인사태풍이 거세지고 있다. 우선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계획 무산에 따른 책임이 거론됐었던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연임에 성공했다.


▲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일단 양 은행간 통합을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과제는 남았지만 글로벌 도약이란 비전을 내세운 김 회장의 연임 의지를 막지는 못했다. 다만 앞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임원들에 대한 실질적 문책인사가 이뤄진 뒤 연임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녹록치 않은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말부터 시작된 건강문제로 퇴진하는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뒤를 이어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후임행장으로 내정돼 일단 내부인사 발탁에 따라 조직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입각함에 따라 농협은 후임회장 선임절차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 2013년 6월부터 농협금융을 이끌어왔던 임종룡 차기 금융위원장은 지난 25일 퇴임식에서 이임사를 통해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수익력 있는 금융회사만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경영관리와 영업활동은 수익성의 잣대로 판단되고 이뤄져야 한다. 비용도 절대 규모보다 수익을 내는 비용인지 여부로 관리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농협금융을 지탱해줄 전문가를 길러내야 한다"면서 "부족한 경쟁력을 채우기 위해 유능한 외부인재를 영입하는 것이 필요하다"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농협금융 신임 회장은 내부출신 인사보다 외부인사가 영입될 가능성이 다른 때에 비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 농협금융, 이번주 회추위 구성 예정


우선 농협금융은 이사회를 열어 회장 직무대행으로 이경섭 농협금융 경영기획본부장 부사장 을 선임했다. 농협금융은 또 현정택 전 이사회 의장 역시 최근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 임명됨에 따라 후임 의장직에 민상기 서울대 명예교수를 선임했다.


따라서 농협금융 사외이사는 민 교수를 포함해 전홍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김준규 전 검찰총장, 손상호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등 4인체제를 갖추게 됐다. 특히 이사회는 이번주 안으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기회장 선임작업을 본격화한 상황이다.


회추위는 농협중앙회장 추천 1명을 비롯해 사외이사 2명과 이사회가 추천한 외부 전문가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되는데 이들 중 4명이 찬성해야만 차기 회장으로 내정될 수 있다. 현재 농협금융은 외부 헤드헌팅업체 등의 추천을 받은 뒤 잠재적 후보군 중 3∼5명을 추려 압축한 다음 이달 중순까지 최종 후보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농협금융 회장 하마평에는 김주하 농협은행장과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허경욱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정용근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등이 오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최근 관피아 배제 분위기가 팽배한 만큼 외부인사 영입이 어려울 수 있지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거물급 인사의 기용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농협금융 내에서는 내부출신이 회장에 선임되면 자칫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아 독립경영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외부인사 영입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 LIG손보 등 2금융권 CEO인사도 주목


이 같은 CEO 인사태풍은 보험이나 증권·카드사 등 제2금융권도 마찬가지로 KB금융과 LIG그룹 오너 일가가 막판 인수가격 협상을 진행중인 LIG손해보험이 대표적이다. LIG손보의 경우 김병헌 사장이 KB계열사로 편입된 뒤 KB손해보험 초대사장으로 내정된 상황이다.


보험업계에서는 김병헌 LIG손보 사장을 포함해 미래에셋생명과 농협생명·KDB생명 등 모두 4개사의 대표이사에 대한 인사가 주목된다. 우선 조재홍 KDB생명 사장과 하만덕·이상걸 미래에셋생명 사장 등이 이달로 임기가 끝나며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은 오는 5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을 비롯해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등 보험업계 CEO들의 임기가 오는 6월 끝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한 DGB금융그룹은 사명을 DGB생명으로 바꾸고 지난 1월29일 주주총회를 통해 오익환 사장을 선임했다.


특히 농협금융은 김용복 전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을 농협생명 신임 사장으로 내정해 나동민 사장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3월2일 공식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다만 푸르덴셜생명은 연내 신임 사장을 선임할 계획으로, 이달로 임기가 만료된 손병옥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퇴진해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되며 현재 사장 공모에 들어간 상태다.


3월 주총시즌을 앞둔 증권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앞서 일본 오릭스에 매각된 현대증권, 하나대투·미래에셋증권·신한금융투자 등 5개사 사장의 연임 또는 교체여부가 주목된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을 비롯해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 및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사장 등이 대상으로,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의 경우 올 3월로 임기가 만료되지만 사실상 연임이 결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신용카드업계의 경우 국민·비씨·하나카드가 이달로 CEO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후임 대표이사 선임문제가 빅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 서준희 BC카드 사장,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의 연임이 성공할지 여부는 이달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금융관련 공기업에서는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이 내달,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의 경우 오는 5월 각각 퇴임할 예정이다. 후임 금융연구원장에는 남주하 서강대 교수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 인사태풍 속 '서금회' 파워 새삼 실감


한편 관피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정부 관료출신 인사들의 금융권 내 입지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파악되나, 이를 대체해 서강대출신 금융인 모임인 '서금회' 파워가 막강해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내정된 뒤 금융권 내 파워집단으로 성장했다는 분석이 나온 '서금회'는 남주하 서강대 교수가 후임 금융연구원장으로 거론되면서 또 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3월 퇴임하는 윤창현 원장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이는 남 교수는 국내 경제학계의 주류세력 중 하나인 서강학파 핵심인물로,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었던 국가미래연구원에서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등과 함께 활동한 바 있다. 또 다른 서금회 멤버로 알려진 김병헌 LIG손보 사장도 KB금융 인수이후 KB손보 초대사장으로 내정됐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 등이 모두 서금회 멤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서금회 멤버로 거론되는 이들 인사는 한결 같이 실체가 없는 조직으로 자신은 속해있지 않다는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사태풍 와중에 경제기획원 출신 전성시대를 사실상 마감하고 영향력을 늘려온 서강대 출신 금융권 인사 내지 서강학파의 약진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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