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면제부 주나?
감사원 "외환은행 매각 불법, 금감위 직권취소 가능" 최종결론
황지혜
gryffind44@hotmail.com | 2007-03-19 00:00:00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이후, 바람 잘 날 없었던 '헐값매각' 의혹을 정부가 '불법'으로 공식 인정했다. 그러나 정작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이 론스타에 면죄부만 준 꼴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해부터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매각과 관련해 감사를 실시해온 감사원은 "현행 은행법상 인수자격이 없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불법, 부당행위가 드러나, 금감위의 직권취소가 가능하다"고 지난 12일 최종결론을 내렸다.
감사원에 따르면 스티븐 리 론스타코리아 전 대표, 정부 로비 창구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하종선 변호사 등 론스타측 인사들은 변양호 전 국장과 이강원 전 행장을 상대로 로비를 벌여 외환은행 부실을 과장, 매각이 불가피 한 것처럼 관계기관을 설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서 부당한 청탁에 의해 부실규모를 과장한 BIS 비율에 근거해 대주주 자격 예외승인 처분을 내린 만큼 금감위가 직권 최소를 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감사원은 "승인처분 하자를 어떤 식으로 해결할지는 금감위가 재판진행상황 취소의 실익, 금융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 최소외 하자를 치유할 수 있는 대안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결정하라"며 '적정 조치'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금감위에 결정을 넘겼다.
만일 금감위가 감사원의 권고에 따라 금감위가 이를 처리하면 외환은행 매각 자체가 무효 처리된다. 현행법상 금감위는 1개월 내에 조치 결과를 감사원에 보고해야 한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금감위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외환은행 매각 무효'이라는 상황까지 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우선 금감원에 대한 감사원의 처분은 '시정요구'보다 한 단계 낮은 '통보' 수준으로 실제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 때문인지 금감위는 지난 13일 "(이 전 행장과 변 전 국장 등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판단이 나온 이후에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식적인 입장이 결정된 것이 없고, 앞으로도 크게 달라질 것 없어 보인다”는 그간의 입장만 되풀이 했다.
안기천 금융노조 대외협력본부장은 “감사원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는 직권취소 권고를 금감위에 요구하고, 금감위는 법원의 최종판단에 떠넘기고 있다”고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이들 모습을 지적했다.
이어 “향후 법원은 론스타 관계자에 대한 조사미흡과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나 관련자들이 미국에 있어 조사가 안 됐다는 핑계를 대면서 론스타의 불법성에 대한 증거 불충분 운운하며 무죄선고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금융노조를 비롯해 사무금융연맹, 투기자본감시센터, 금융경제연구소, 민주노동당으로 구성된 ‘론스타게이트국민행동’은 이에 즉각 반발, 지난 13일 감사원 앞에서 “책임 떠넘기기의 극치를 보여주는 행위”라며 감사원을 강력히 규탄했다.
더욱이 감사원의 이번 결과는 정부 관련관계자는 물론 심지어 론스타에도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지적이 일고 있다.
은행법상 위배된 승인처분을 반드시 취소해야한다는 명문 조항이 없고, 법정 최종판단까지는 길게는 2여년이 걸린다는 점을 미뤄볼 때 론스타가 면죄부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김형탁 민노당 대변인은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법원의 결정이 나기까지 2년이란 세월이 걸리는데 그때까지 론스타가 매각을 지연하면서 배당수익만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외환은행 재매각으로 인한 부당이익까지 챙겨 한국을 떠날 게 분명하다"고 분개했다.
여기에 감사원은 솜방망이 처벌은 매각업무를 부적절하게 처리한 재경부, 금감위, 금감원 및 수출입은행 등에 대해 '기관주의'를 주는데 그쳤다.
또 당시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이었던 김석동 재경부 제 1차관, 금감위 상임위원이었던 양천식 수출입은행장을 포함한 11명에 대해선 징계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를 들어 '주의'를 줬다.
중간결과 발표 당시 "매각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던 현직 공무원들을 일벌백계(一罰百戒) 차원에서 보완조사를 거쳐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공언한 바와 달리 실제 처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검찰에서 금품수수 등 비위행위가 나오면 그에 맞춰 중징계 등을 고려했으나 드러난 게 없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외환은행 불법매각이 가져온 사회경제적 영향을 감안할 때 이번 감사원의 시정조치의 강도는 국민의 기대에 현저히 미달하는 것"이 “감사원이 불법행위에 관여한 공무원에 대해서도 ‘가벼운 주의’ 조치로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결국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박탈을 둘러싼 논쟁은 감사원의 최종 결론에도 불구하
고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김 대변인은 "감사원의 이번 발표는 외환은행이 불법적으로 매각됐다는 사실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의 몸통인 금감위에 이 사건의 최종 결정을 떠넘기는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환은행 불법매각사건 조사 특별위원회'(가칭)를 만들어 빠른 시일내에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무효화하고, 즉각 론스타가 가지고 있는 외환은행 주식의 매각을 명령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등 시민단체는 감사원에 대해 금감위에 대한 즉각적인 시정조치 요구와 불법매각 관련자 전원 검찰 고발을 촉구하는 한편 금감위에 대해 직권취소 이행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외환은행의 BIS 비율 전망치는 지나치게 낮게 산정되지 않았으며 실제로는 높게 책정됐다"며 감사원의 결과를 정면 반박했다.
그레이켄 회장은 "금융감독원과 금융감독위원회, 재정경제부가 왜 조작된 BIS 비율을 받아들였으며 이강원 전 외환은행 행장이 이사회와 외부감사인, 주주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었는지 등이 의문"이라면서
"이런 의문점들이 풀리지 않는 한 감사원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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