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으로 키우는 ‘마음의 식스팩’
‘30년 실전 가이드’와 함께 ‘클래식 모험’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8-14 17:21:09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두가지를 꼽아보라 한다면 반드시 들어갈 항목 중 하나는 양자역학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다른 한자리는 나의 경우엔 ‘클래식’이 차지하고 있다. 작곡가 이름이야 이제 그럭저럭 외울만한 수준이 되었다 손 치더라도 이 작곡가들의 곡들이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러한 고민을 비단 나만 겪고 있는 것은 아닐 터, 이렇게 까탈스러운 클래식과 친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이 아닌 클래식의 진수를 맛보기 위해선, 도대체 무엇을 알고 무엇을 경험하고 무엇을 깨달아야 할까?
그렇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클래식과 친구가 되어 즐거움을 나누는 데도 최소한의 조건은 있다. 클래식을 제대로 알고 즐기려면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짜 치즈는 쥐덫 안에 있다고 하듯이 클래식을 즐기려면 나름대로 시간과 돈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도 있고,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도 있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게 마련이고 클래식과 친구가 되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친절한 길잡이가 있어서 올바른 길로 안내한다면 조금은 쉬운 방법으로 클래식의 진수를 만날 수 있을 성싶다. 클래식과 친구가 되는 법엔 ‘왕도’가 있는 셈이다. 이 책 <클래식에 말 걸기>의 저자 윤혜경의 30여 년간의 음악계 경험은 독자로 하여금 클래식과 친구가 되는 길을 활짝 열어준다.
이 책을 두고 이강숙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대 총장은 “재미있는 이야기 형식으로 꾸며 보고 싶은, 지식보다 현장의 경험을 중심으로 두고 싶은, ‘클래식이 좋으니 클래식만 들어라’가 아닌 ‘이 정도면 당신도 클래식을 좋아할 수 있다’라고 권유하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가뭄의 단비 소리로 들린다”고 표현했다.
<굿바이 클래식>을 쓴 조우석 문화평론가는 소설 <장미의 이름>에서 움베르토 에코가 전해준 표현을 인용했다.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그는 “음악이 있는 구석방이야말로 삶의 위안이자 즐거움”이라며 “현장에서 음악과 지지고 볶으며 실전 경험을 쌓아온 가이드를 앞세운다면 제대로 듣기 위해 ‘마음의 식스팩’을 키우기 수월하다”고 저자를 추켜세웠다. 이어 쉽고 알찬 ‘귀에 쏙 들어오는 레슨’ 덕분에 클래식 입문이 수월하리라고 보증했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음악이론을 전공하였고, 미국 콜롬비아 대학원에서 음악교육을 전공했지만 월간 <피아노 음악> 기자, 편집장 등을 거치며 음악현장을 글로 옮기는 ‘행복한 일’을 17년 간 하며 음악계의 최전선에서 활약해왔다.
여기에 지난 2002년부터 음악 기획사 ‘뮤직필(Musicphil)’ 대표로 재직하며 예술의전당 아카데미, 음악대학 및 기업 특강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 뜻 맞는 음악인들과 (사)남북음악교류재단을 설립, 국내 최초로 클래식 평양 초청공연도 열었다. 저자의 ‘음악과 직업’ 특강은 ‘브랜드’가 될 만큼 음악대학에서 인기가 높다.
세상에 클래식 음악에 대한 안내서는 많다. 하지만 이 책처럼 독자에게 애정을 가지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을 찾긴 쉽지 않다. 음악보다는 책읽기, 글쓰기를 더 좋아해 음악현장을 글로 옮기는 일을 수십 년간 해온 덕분인지 저자는 클래식 음악을 듣지 않던 독자들이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 “클래식은 양자역학보다 훨씬 쉽다.”
<클래식에 말 걸기>, 윤혜경 저, 1만2000원, 새로운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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