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지금 성형 수술중'
남산, 자연친화 한국형 센트럴 파크로 변신
토요경제
webmaster@sateconomy.co.kr | 2009-07-31 16:22:07
회색 콘크리트 건물 철거, 소나무 숲 조성
물줄기 하나 없는 마른 남산에 실개천이 '졸졸'
시민들에게 한결 가까워진 남산
성곽과 봉수대 등 문화재 복원
서울의 중심에 우뚝 솟아 있는 남산. 예부터 남산에는 남산성곽과 봉수대 등이 있어 도성 방어를 위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지금은 중구와 용산구의 경계지점에 위치해 여전히 서울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지만 일제강점기에 유적과 문화재 등이 파괴됐다. 1960년대 이후 고도 성장기에는 남산 자락에 군부대와 학교, 호텔 등이 들어서면서 생태환경과 자연경관은 크게 훼손됐다.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남산 제모습가꾸기’ 사업을 통해 남산의 일부를 시민들에게 되돌려주었지만 온전한 모습의 남산으로 되돌려 놓기에는 상처가 너무 컸다.
이러한 남산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서울시가 중장기 계획을 마련했다. ‘한강 르네상스’에 이은 또 하나의 르네상스인 ‘남산 르네상스’가 바로 그것이다. 남산 르네상스는 남산의 옛 모습을 복원하고, 시민들이 언제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뉴욕의 센트럴 파크와 같은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야심찬 계획이다.
오세훈 시장은 “남산을 시민들의 친숙한 여가공간으로 조성하는 것과 동시에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 상품으로 재창조해 센트럴 파크가 뉴욕의 자부심이듯 남산이 서울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에 2015년까지 총 2325억 원을 투입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우선 내년까지 1441억 원을 들여 1단계 사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남산 본연의 건강한 녹지축을 회복하고 자연경관과 생태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를 가로막고 있는 건물과 시설물을 차례로 철거한다. 우선 올해 안에 옛 중앙정보부 건물인 시 균형발전본부 청사(2449㎡)를 철거하고, 2011년에는 남산별관(3885㎡)과 소방재난본부(2074㎡), 교통방송(1962㎡) 건물을 차례로 철거한다.
2015년까지 회현동 서울시 교육연구정보원(4002㎡), 남산시립도서관, 남산공원관리사무소, 용산구 한남동 남산맨션 옆 외국인종교휴양지(1만9710㎡) 등도 대체지를 확보한 뒤 철거할 계획이다.
장충동 리틀야구장(6014㎡), 장충테니스장(1만545㎡), 신약수 배드민턴장, 국궁활터, 장충체육회 등 남산에 산재해 있는 근린체육시설 18개소와 편의시설 6개소 등도 단계적으로 이전 또는 철거할 계획이다.
회색빛 건물을 걷어낸 자리에는 푸름이 가득해진다. 지금의 남산은 아카시아나무 등 외래종 나무들이 곳곳에 뿌리 내리고 있어 남산의 생태계를 잠식하고 있다. 올해부터 이를 뿌리 뽑고 37.65㏊에 이르는 면적에 남산의 상징인 소나무 숲을 조성하기로 했다. 또 13.2㎞에 이르는 산책로 주변에는 자생화를 심는다.
남산은 서울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재 실개천 하나 없는 마른 산이다. 예전에는 장충단공원과 한옥마을 쪽에서 청계천으로 물이 흘렀지만 지금은 물이 말라버렸다. 건물과 지하철 건설 등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계곡수가 땅속으로 스며들어 남산에서는 물줄기를 찾아볼 수 없게 된 것이다.
메마른 남산에 내년 봄이면 실개천을 따라 졸졸졸 흐르는 냇물을 볼 수 있게 된다.
남산 한옥마을 내에서 홍수 방지용으로 시공 중인 7000㎥ 크기의 빗물 저류조를 방류가 가능한 다목적 시설로 바꾸는 공사가 완료되면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실개천에 물이 흐르게 된다.
남산 실개천은 한옥마을~북측 산책로 1.16㎞, 신라호텔~장충지구~북측 산책로 2.23㎞ 등 총 3㎞정도의 길이로 만들어진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신약수매점과 범바위계곡 주변에 친수시설을 만들고, 자연형 계곡과 물웅덩이를 복원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시는 시민들이 어디서나 편리하게 남산에 오를 수 있도록 접근로와 내부 순환 교통수단을 개선하고 주차시설을 정비하기로 했다.
기존 2개의 순환버스노선을 지하철과 버스, 주차장 등을 잇는 남산전용셔틀버스로 기능을 전환해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인다는 생각이다. 남산케이블카까지 접근하기 쉽도록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신설해 운행 중이다. 케이블카 탑승정원도 38인승에서 48인승으로 늘어난다.
남산의 조깅코스는 남·북측의 순환로를 연결해 계절별로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세계적인 수준의 테마 조깅로로 조성된다.
남산 르네상스를 통해 남산의 대표적인 유적인 서울성곽의 훼손된 부분을 연결하고, 복원된 성곽을 따라 4.13㎞의 탐방로도 조성한다. 현재 1개뿐인 봉수대도 5개로 복원하기로 했다.
장충단비 등 남산 내 문화재와 백범동상, 소월시비, 유관순동상 등 24개 동상기념비를 재정비한다.
이 밖에 시는 남산을 5대 지구로 나누고, 회현·예장·장충·한남 등 4개 지구를 자연과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나머지 N서울타워 주변은 서울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종묘와 남산을 연결하는 세운녹지축 조성사업과 남산에서 용산공원을 거쳐 한강으로 이어지는 생태 녹지축도 남산을 중심으로 복원된다. 이렇게 되면 서울의 남북을 가르는 거대한 녹지축이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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