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이 죽어간다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연체율 치솟아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7-30 13:06:44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최근 베이비부머의 은퇴 등으로 대출 증가율이 급증한 데다 대출 비중이 높은 자영업자들의 소득 여건이 악화되면서 연체율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국내은행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현황 및 잠재위험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는 제외) 잔액은 196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원화 대출금 823조9000억원 가운데 23.9%로 주택담보대출(223조8000억원, 27.2%)에 육박하고 있다. 차주별로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37%로 가장 많았고, 법인중소기업(32%), 가계(21%) 순이었다. 담보별로는 상가(35%), 공장(29%), 토지(14%) 담보대출 순이었다.


특히 상업용 대출 증가율은 2010년 이후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웃돌면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상업용 대출 증가율은 2009년 말 1.2%에서 2010년 8%, 2011년 11.9%, 올해 5월 말 4.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3.2%, 6.7%, 8.4%, 0.9%를 기록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


한은 관계자는 "상업용 대출이 증가한 것은 베이비부머의 은퇴 등으로 창업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상가를 담보로 한 개인 사업자 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가계대출 종합대책 발표 이후 은행이 가계대출 대신 개인사업자 대출을 적극 취급한 것도 상업용 대출의 증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자영업자들의 소득 여건이 나빠지면서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올해 5월 말 상업용대출 연체율은 1.44%로 지난해 말보다 0.4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주댁담보대출 연체율인 0.93%보다 높은 수준이다.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된 요주의 여신비율도 2.02%로 주댁담보대출(0.62%)보다 높았다.


아울러 상업용대출은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신용도가 낮은 차주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고,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자영업자 대출이 많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3월 말을 기준으로 상업용 대출은 신용등급이 5등급 이하인 비중이 38.4%로 주택담보대출(29.4%)보다 9%포인트 높았다. 또 상가담보대출중 자가목적 대출이 58.4%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은 주로 영세한 소매 및 음식업종의 자영업자로 구성돼 있어 부실화될 위험이 높다. 5월 말을 기준으로 자가목적 대출 연체율은 1.05%로 임대목적 대출(0.58%)을 크게 웃돌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에 취약하다는 것도 문제다. 주로 담보인정비율이 높게 적용되는 기업대출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데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높은 LTV 대출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상업용 대출의 경우 LTV가 70%를 초과하는 대출이 18.5%(주담대 2.5%), LTV 50~70% 대출이 40.9%(주담대 49.3%), LTV 50% 이하 대출이 40.6%(48.3%)를 차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들어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높아지고 경매 낙찰가율도 낮아지는 등 상업용부동산 가격 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취약대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가계부채의 취약성을 평가해 왔지만 상업용대출 규모가 주택담보대출에 육박하고 상당부분이 자영업자 대출인 점에 비춰 앞으로는 상업용대출의 건전성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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