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화인코리아 잡아먹기 '들통'
유령회사 내세워 채권 매입…동반성장 역행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2-07-26 18:00:42
사조그룹이 삼계탕ㆍ오리 육가공 전문업체 (주)화인코리아를 인수하려는 과정에서 편법적인 방법을 이용해 비난을 받고 있다. 사조그룹이 화인코리아에 대한 적대적 M&A(인수ㆍ합병)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까지 동원해 화인코리아 채권을 사들인 것이다.
축산업계와 지역농가들은 화인코리아의 ‘회생’을 바라고 있지만 사조 측은 화인코리아를 싼 값에 인수하기 위해 파산 신청을 하는 등 하는 등 막무가내로 인수에 나서고 있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 유령회사 동원해 ‘중소기업 삼키기’
닭과 오리를 가공해 판매하고 있는 화인코리아는 2~3년 전부터 조류인플루엔자와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경영 상황이 급속히 악화된 바 있다. 화인코리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지난해 1월 사조그룹 주진우 회장은 화인코리아 측에 “채권을 매입해주는 형태로 돕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사조는 곧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회생(화의)에 우호적이었던 채권까지 매입하며 화인코리아의 목을 죄기 시작한 것. 최근에는 주채권단 자격으로 광주지방법원과 광주고등법원에 ‘화인코리아를 파산시켜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화인코리아의 회생을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사조 측은 ‘애드원플러스’라는 유령회사를 동원해 화인코리아 채권을 사들여 편법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조그룹 주 회장은 지난해 1월 애드원플러스를 통해 185억원 상당의 화인코리아 채권을 매입했다.
‘애드원플러스’의 등기상 주소지에는 사무실이 아닌 PC방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체가 없는 ‘유령회사’라는 의혹이 일 수 밖에 없게 된 것.
사조 측에서는 ‘애드원플러스’가 자사의 다양한 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만든 계열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자본금 1억5천만원에 2010년 매출액이 100만원 밖에 되지 않는 ‘애드원플러스’가 화인코리아의 채권 수백억원어치를 매입, 소유하고 있는 부분은 선뜻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 경실련, 편법 M&A 강도 높게 비판
경실련은 성명서를 통해 “편법적인 방법을 통해 충분히 회생 가능한 중소기업을 탈취하고자 기업회생인가를 방해하는 사조그룹의 부도덕함과 재벌대기업의 탐욕스러움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조그룹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이어 “사조그룹의 화인코리아 M&A는 위장계열사를 이용한 편법적인 중소기업 탈취행위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또 “사조그룹은 유령회사를 통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화인코리아의 채권을 몰래 구입해 알짜 중소기업을 탈취하려하고 있다”며 “사조그룹의 편법적인 적대적 인수행위는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알짜 중소기업을 빼앗기 위한 목적으로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민주화와 동반상생을 정면 부정하는 행위의 하나”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사조그룹은 즉각 편법적인 중소기업 탈취행위를 중단하고, 초기에 화인코리아의 회생인가에 동의했던 것을 상기하여 인가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사조그룹이 전향적으로 판단해 회생인가에 적극 협조하게 될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상생적인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두 기업에게 모두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여 향후 기업이미지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사조 측 관계자는 “(화인코리아가) 파산선고를 받을지 회생 결정이 날지, 법원 결정을 기다리는 입장이라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 사조그룹은…
사조그룹은 M&A를 통해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2004년 해표식용유, 2006년 대림수산, 2007년 오양수산 등이 있다. 2010년대 들어와서도 옹가네, 남부햄 등을 인수했다. 지난 2007년 오양수산 인수 과정에서는 오양 측과 극심하게 대립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사조그룹은 그룹의 모태인 사조산업을 중심축으로 사조대림, 사조오양, 사조해표 등 상장사를 포함해 28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계열사 간 내부거래 등을 통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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