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TV는 잘되는데 휴대폰은 왜…"
모바일 사업, 3분기 만에 적자 전환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7-26 10:38:02
LG전자가 휴대폰 왕국 재건에 실패했다. 지난 25일 LG전자 실적발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LG전자는 매출 12조 8590억 원, 영업이익 349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했으나 직전 분기에 비해서는 22% 감소한 수치다. 이는 시장 기대치엔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LG전자는 대부분의 매출과 이익을 TV와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 분야에서 올렸고 모바일부문에서는 영업적자 56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TV부문과 가전부분이 매출 성장이 기대치 달성에 한몫했다. TV는 시네마스크린 디자인을 적용한 시네마 3D 스마트 TV 판매 호조로 건전한 성장을 보였고 가전부문도 글로벌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 휴대폰 2위 탈환했지만 ‘적자’
그러나 LG전자의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는 매출액 2조3212억 원, 영업적자 567억 원을 기록하며 3분기만에 적자 전환했다. 그중 휴대폰사업의 매출액은 2조 2863억 원, 영업적자 589억 원이다.
최근 LG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 자리를 탈환하고, ‘옵티머스 태그’가 최근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등 스마트폰 시장에서 상당히 선전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의외의 결과다.
LG전자 관계자는 “MC사업본부의 매출과 판매량은 피처폰 물량 감소로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며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환율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어 “R&D를 비롯한 미래 투자 비용이 늘어 손익이 나빠졌지만, 수익구조는 오히려 탄탄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의 성장세를 유지해 수익구조를 지속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LG휴대폰 판매량 중 스마트폰 비중은 전 분기(36%) 대비 8% 증가한 44%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액 기준 비중도 75%로 1분기 72%와 비교해 3%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전체 휴대전화 판매량이 지난 분기보다 4% 줄어든 1310만대를 기록했음에도 전체 휴대전화 평균판매가격(ASP)는 1분기와 유사한 160달러대를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LTE폰 판매가 전 분기 대비 44% 증가해 분기 최다 판매량을 달성했다는 점이 LG전자로서는 기대할만한 점이다. 2분기 LTE 스마트폰 판매량은 165만대로 전체 스마트폰 중 약 28%가 LTE폰이다. LTE 판매량 증가는 국내에서 ‘옵티머스 LTE2’와 ‘옵티머스 뷰’가 인기를 끌고, 해외에서도 ‘옵티머스 LTE’와 ‘옵티머스 잇’이 선전한 데 따른 것이다.
◇ 전문가들 “전략 개선 필요”
업계와 전문가들은 LG전자를 향해 “MC 부문의 대대적인 전략 개선의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왕년에 잘나갔던 LG전자였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한 2010년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에 계속 밀려왔고 최근에는 팬택과의 경쟁에서도 버거운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제대로 된 성적표를 받아보기 위해서는 마케팅보다 모바일 분야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존심’을 되찾으려면 대박보다는 기초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3분기 이후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현재 경제 전망 자체가 밝지 않고 삼성이나 애플과 같은 경쟁사를 뛰어넘을 뚜렷한 ‘무기’도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경쟁사에는 없는 기능을 갖춘 제품을 중심으로 출구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며 “한 번 세운 전략을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는 뚝심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LG전자는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으로 “수익성 위주의 ‘밸류 경영’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다.
구 부회장은 지난 23일 LG전자 평택사업장에서 열린 ‘하반기 글로벌 확대 경영회의’에 참석한 300여명의 임원들에게 “일정한 수익성이 확보됐으면 단기적인 이익에만 집착하지 말고 건전한 방향에서 매출을 늘려야 한다”며 “그동안의 노력으로 탄생한 여려 의미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 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평소 ‘수익성을 바탕으로 한 시장점유율 확대’를 주문해 오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수익성 있는 분야의 덩치를 키워 체력을 비축해야만 삼성전자나 애플과 같은 글로벌 경쟁상대와 싸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부문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외형을 확대하자는 차원은 아니다”며 “수익성을 최우선에 두는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 ‘가전 명가’ 글로벌 위기에도 탄탄
한편 LG전자의 사업부문 별 실적을 살펴보면, 우선 TV등을 생산하는 HE사업본부는 매출액 5조 4784억 원에 영업이익 2163억원을 기록했다. 경기침체로 인한 글로벌 TV시장의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LG LCD TV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3%,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HE사업본부는 시네마 3D 스마트TV의 글로벌 판매 확산, 수익성 위주의 제품 운영, 원가절감 등을 통해 영업이익률 3.9%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121%, 이익률은 2.3% 개선됐다.
냉장고, 세탁기 등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매출액 2조8753억원, 영업이익 1653억원을 기록했다.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HA사업본부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9%, 전년 대비 182% 증가했다.
에어컨과 같은 냉방·에너지 기기를 담당하는 AE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 4749억원, 영업이익 701억원을 기록했다. AE사업본부 매출은 성수기를 맞아 전 분기 대비 21% 증가했으나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AE사업본부는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 저수익 모델 축소 등 수익성 위주의 제품 운영을 통해 시스템에어컨 시장을 공략해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을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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