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9개은행 'CD금리 담합의혹' 조사

은행연합회 "담합도, 배신자도 없다" 정면반박

이준혁

immasat@naver.com | 2012-07-20 17:00:43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의 불똥이 증권업계에 이어 은행권으로 튀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8일 CD금리 등의 담합 여부 조사를 위해 신한과 국민, 하나, 우리, 농협, SC, 기업, 대구, 부산 등 9개 은행을 방문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전날에는 KB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 등 증권사 10곳에 조사관을 파견해 컴퓨터를 압수하고, 관련자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CD금리는 변동금리 대출의 대표적인 지표 금리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매일 오전 11시30분과 오후 3시30분에 국내 증권사의 호가 금리를 받아 최고값과 최저값을 뺀 후 산술 평균해 고시한다.


이날 공정위 조사관들은 과거 CD 발행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CD발행이 감소한 이유 등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은행간이나 은행과 증권회사간의 담합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이번 조사가 증권보다 은행업종에 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게 증시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공정위 조사가 담합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CD 금리 인하를 통해 가계부채 문제를 일부 해소하려는 행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결국 은행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별히 요청한 자료는 없지만 실무자 컴퓨터에서 메신저와 메일 등 점검하면서 은행들끼리 정보 교류 여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현장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금리 결정과정에 담합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CD 금리 담합 의혹 조사가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당국의 신경전으로 번지고 있다. 금융이라는 특수분야의 조사권을 놓고 ‘담합조사권’ 외치는 공정위와 ‘검사ㆍ감독권’이라는 고유권한을 지키려는 금융당국의 해묵은 갈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 은행연합회, ‘CD금리 담합 의혹’에 정면 반박
은행권이 ‘CD(양도성 예금증서)금리 담합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전국은행연합회는 지난 19일 “공정거래법 등 관련법상 금지된 일체의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연합뉴스 등의 ‘CD금리를 담합했다고 금융회사가 자진 신고했다’는 보도에 대한 해명이었다.


특히 ‘자금부서장 간담회가 담합 창구로 의심된다’는 보도와 관련, “해당 간담회는 매월 공개된 장소에서 정례적으로 개최하는 오찬 형식의 간담회”라며 “자금전문위원회 구성원은 아니지만 관례적으로 한국은행의 국장급 인사가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즉 자금부서장 간담회에서 담합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수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연합회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업자단체활동지침’ 등에 의하면 사업자단체는 위반되지 않는 행위를 통해 업계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정부시책에 반영시키고 유익한 정보가 활용될 수 있도록 해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돼 있다”면서 “간담회는 이러한 지침에 부합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은행연합회는 공정위의 관련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자금전문위원회 및 관련 간담회 활동 등을 통해 자금시장의 공정한 발전에 적극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 대규모 소송전 불가피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 담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리보 스캔들’처럼 대규모 소송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경우 대형은행 12곳은 최대 25조원의 과징금은 물론 금융시장을 흔들 수백억달러짜리 소송으로 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매년 30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시중은행들은 2010년부터 예대율 규제가 도입되면서 CD발행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CD금리와 연동된 대출이 전체 가계대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은행권의 CD금리를 담합해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했다면 그만큼의 수익을 취할 수 있는 반면 소비자들은 부당한 이자를 부담했다는 게 소송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말을 기준으로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642조7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49.1%는 시장금리 연동 대출이다. 시장금리 연동대출에는 코리보와 금융채 연동대출이 포함돼 있지만 사실상 CD금리 연동대출이 대부분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은행이 CD 금리를 조작해 최소 0.1%포인트를 더 받았다면 연간 3155억원의 부당이득이 발생한다”며 “공정위에서 은행권이 담합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은행이 자발적으로 부당이익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권이 스스로 돌려주지 않는다면 부당이득 반환청구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연간 3000억원이면 5년 정도 잡아도 1조5000억원 규모”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정위가 은행들이 대출을 하면서 근저당 설정비를 부과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뒤 대법원이 확정 판결을 내리면서 현재 금소연은 10조원 규모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 16개 생명보험사가 보험금 산정 기준이 되는 금리를 담합해 부동 이익을 챙겼다는 공정위 결론을 토대로 17조원의 집단 소송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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