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벌써 한계?…"이미지만 있고 컨텐츠 없다"

도지사 중퇴 '무책임’ 낙인…인지도 낮아 ‘얼굴 알리기’ 고심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2-07-20 15:47:25

박근혜라는 거물이 존재하는 새누리당과 달리, 야권엔 여러 유력 대권주자들이 난립하며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야권의 유력한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김두관 전 경상남도지사는 최근 1~2개월 동안 파죽지세의 기세를 보였다.


김 전 지사는 그동안 세대교체론, 지역 일꾼론 등을 내세우며 박근혜 전 위원장에게 반감을 가진 젊은 층의 지지를 모아왔다. 그는 “이번 대선은 ‘국민을 섬기는 김두관’과 ‘국민 위에 군림하는 박근혜’의 대결”이라고 강조하며 자신을 지지할 것을 호소한 바 있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을 보필하는 한 보좌관은 “민주통합당 대권주자 중, 박 전 위원장에게 가장 부담이 될 사람을 단 한 명 꼽는다면 바로 김 전 지사”라고 평가했다.


이런 김 지사의 지지율이 최근 2% 안팎에서 막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 안팎에선 ‘김두관 한계론’도 일부 나오기 시작했다. 도지사직 사퇴에 따른 역풍, 부족한 컨텐츠, 중앙 정치무대와 거리가 있는 탓에 부족한 인지도, 뜨내기 지원그룹의 문제 등이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 도지사직 중도 사퇴… ‘무책임’ 낙인 부담
도지사직 사퇴에 따른 역풍 가능성은 김 전 지사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다.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의 이적행위(?)를 연상시켜 야권지지층을 실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경남지역 언론은 김두관 전 지사에게 상당히 비판적인 논조를 보였다. 이들은 “도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도지사직을 중도 사퇴한 것이 김 전 지사의 원죄”라며 입을 모아 지적했다.


부산일보는 ‘도민과의 약속 지키지 못한 김두관 경남지사’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김 전 지사는 정치인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신뢰를 상실하는 반대급부를 스스로 감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무소속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하면서 당선되면 특정 정당에 입당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민주통합당에 입당하면서 지키지 못했고, 대권에 도전하지 않고 지사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공개약속도 깨어 버렸다”고 꼬집었다.


경남도민일보도 김두관 전 지사의 출마와 관련,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경남도민일보는 ‘김두관 지사의 대선 출마’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김 전 지사의 사퇴로 인해 자치민주주의 발전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도 있었던 민주도정협의회는 당장 해산되게 생겼다. 그가 내세웠던 각종 정책들은 열매를 맺기도 전에 와해될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이장에서 대권주자란 신화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신의를 저버린 정치인’이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닐 것이다. 이 모든 비판을 감수하고 극복하는 것 또한 그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경남일보는 사설 ‘선출직 공직자 중토사퇴 법적으로 막아야’에서 “국고를 축내고 주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하는 불의ㆍ불충한 사람이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며 김 전 지사를 향해 날을 세웠다.


◇ 부족한 컨텐츠, ‘친노’ 벗어나지 못한 이미지 약점
김 전 지사에게 대선 후보로서의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민주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과 가까운 인사들의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는 최근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를 열어 각 대권주자들의 정책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지사는 기조발제를 통해 각 분야별로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발표 후에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토론회에 참석했던 의원들을 실망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토론회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김 의원은 자신을 ‘전문대 출신의 첫 대권주자’라고 자랑하지만, 이는 결코 자랑할 만한 게 못된다. 고졸인 노 전 대통령도 자신의 정책에 대한 질문에선 나름 내실있는 대답을 내놓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 지사는 해도 너무했다”며 불평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계 인사는 “민평련은 당초 김 지사 쪽에 상당히 우호적인 분위기였기에,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큰 하자가 없으면 지지하는 것도 검토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부 논의를 통해 급하게 발을 빼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친노’ 이미지 외에 자신 만의 색깔이 없다는 점도 약점이다. 민주통합당의 대선주자 중 하나인 김영환(경기 안산 상록을) 의원은 김 전 지사에 대해 “유일한 경력이 노무현 시절에 행정자치부 장관을 하신 것이라, 노무현 프레임에 갇혀 있다는 한계가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후광을 입고 지지율 면에서 대우를 받고 있지만 본선에서 이기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이 굉장히 연민하고 애틋한 생각을 많이 갖고 있지만 참여정부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유보하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본다”며 “노무현 대 박근혜 구도로 싸워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 非경남권ㆍ젊은 층에 ‘부족한 인지도’
중앙 정치무대에서 떨어져 있다 보니 타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김 전 지사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출마선언은 했지만, 당초 기대보다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탓에 눈에 띄는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김 전 지사의 최대 약점은 대국민 인지도가 낮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소장은 “40대에서는 37.0% 지지를 받았지만 20대와 30대에서는 각각 20.5%, 22.6%를 받는 데 그쳤다”며 “경선이 본격 시작되는 만큼 젊은 층과 일반 국민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영남 지역에서 문재인 고문에 비해 낮은 대박근혜 경쟁력도 불안 요소다. 문 고문은 부산ㆍ경남 지역에서 박 전 위원장과 가상 일대일 대결을 벌인 결과 지지율 41.4%를 얻어 약 14%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반면 김두관 전 지사는 17.3% 지지율로 68.4%를 얻은 박 전 위원장과 큰 격차를 보였다. 손학규 후보가 얻은 14.2% 지지율과도 격차가 크지 않은 수치다. 이 탓에 영남 지역에서 김 전 지사의 파괴력이 의외로 작을 수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홍 소장은 “이런 현상은 영남 지역 보수성, 이 지역에서 김두관 전 지사를 차차기 대선 주자로 보는 시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 측은 이 같은 인지도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미지 및 정책 행보에 분주히 나서고 있다.


그는 민주노총을 방문해 노동 현안에 대한 노동계의 의견을 듣고, 태릉선수촌을 찾고 도올 김용옥 교수와도 면담하는 등 이미지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바쁜 모양새다.


인지도 상승 전략의 하나로, 지상파 방송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후문도 들린다. 정계의 한 인사는 “김두관 전 지사 캠프 측에서 김 전 지사의 출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데,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면서 후보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소개할 수 있는 고품격 토크쇼가 주요 공략 대상”이라고 전했다.


이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MBC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SBS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런 토크쇼에 김두관 전 지사가 출연하게 될 경우 인지도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캠프 측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각 방송사들이 형평성을 이유로 출연 요청을 거부하고 있어 캠프 측의 고민이 크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선 김 전 지사가 최근 내놓은 정책이 눈길을 끌 만큼 묵직한 것이 없고 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학자는 “김 전 지사에겐 ‘이미지’만 있을 뿐, ‘내실’이 없다”며 “여러 곳을 방문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방송에 출연하면 인지도는 올라가겠지만, 인지도 상승이 높은 지지율로 이어진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방향으로 국정을 이끌어나갈지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 채, ‘나 이장 출신 대권 주자요’, ‘나 착한 사람이오’와 같이 이미지만 막연히 강조한다면 다른 주자들에 비해 우위에 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충고했다.


◇ 체계화하지 못하고 난립하는 ‘지지세력’도 고민
김 전 지사를 지지한다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이 지지자들은 체계화한 세력을 이루지 못한 채, 난립하는 양상을 보여, 김두관 캠프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김두관 전 지사 캠프는 최근 하루에 한 곳씩 지지조직이 생겨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캠프 측은 이를 확장성의 증거로 내세운다. 원혜영ㆍ천정배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도 사실상 확정했다.


하지만 대외적인 이미지가 좋거나 실무능력이 뛰어난 현역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결합하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최재천 의원이 대표적인 예다. 아이디어가 많은 것으로 평가받는 최 의원은 지난달 김 전 지사의 출마를 촉구하는 11명의 의원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선대위에는 적극적으로 결합하지 않고 있다. 캠프 내 역할을 두고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이 이유라고 알려졌다.


여의도에 난립한 20여개의 지지조직을 묶어내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때 흩어져 있던 조직을 통합해보려 했지만, 지금은 20여개 조직의 실무자가 참석하는 연석회의 개최로 캠프 운영 방식을 바꿨다.


이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김 전 지사 주변이 ‘다국적군’으로 모여 있어 결집력과 충성심이 약한 상황에서 자칫 선거꾼들이 들어와 사고를 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누가 무슨 일을 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김 전 지사도 최근 지인에게 “좀 되려는 분위기가 보이니 여기저기서 지원그룹을 자처하고 있어 걱정”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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