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허용 전면보류
병무청 “국민 68% 종교적 대체복무 반대”
토요경제
webmaster | 2008-12-29 10:05:26
지난해 10월 조사결과와 상반돼
종교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허용이 전면보류됐다. 전면보류결정에는 허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군 내부 의견과 현 정부의 분위기, 그리고 하나의 여론조사결과가 있다. 지난 24일 발표된 여론조사결과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 허용을 반대하는 응답자가 전체의 68.1%(1천365명)으로 집계됐다.
대전대학교의 ‘진석용정책연구소’에서 병무청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이번 조사결과는 이번 조사결과는 지난 10월 여론 주도층을 상대로 한 조사결과와는 매우 상반된 결과다.
지난 10월 당시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이 1차로 국회의원과 변호사·교수·종교인·기자 등 여론주도층 55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선 85.5%가 대체복무제도 도입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참여정부 당시 “2007년에 국민여론을 확인하여 대체복무제 도입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국민여론조사결과 아직 65~70%가 반대로 나타나 7월초에 시기상조로 결론냈다”고 말했다.
당초 국방부는 지난해 9월 종교적 병역거부자에게 사회복무로 대체근무를 하도록 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현역 복무기간의 2배인 36개월 동안 한센병원, 결핵병원, 정신병원 등에서 ‘도우미’로 근무하는 것을 병역의무 이행으로 인정해 준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는 ‘병역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 등 국민공감대가 아직 크지 않다’면서 제도 도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가 결국 허용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이 사실만 보면 국방부의 입장이 강경해진 것은 사실이다. 국민개병제를 실시하는 한 신성한 병역의무 이행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것. 이는 이 정부 들어 보수 정치 인사들의 입김이 세어진 것, 대통령의 견해가 한층 강경해진 것과도 연관이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개인이 지닌 신념의 자유를 존중하고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국민 대다수가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공감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여기에 대체복무가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부산과 경남, 충청(70.1%)에서 반대가 많았으며 성별로는 여자(68.8%)가 남자(67.48%)보다 대체복무 허용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0대(87.8%)에서 반대가 가장 많았고 30대(57%)에서 가장 낮았으며 학력은 고졸 이하(75.2%)가 많이 반대했다. 종교별로는 불교(75.5%), 개신교(69.3%), 천주교(64.1%) 순으로 반대비율이 높았다.
또 ‘정부는 유엔의 대체복무제 도입 권고를 받아들여야 한다’에는 87.5%, ‘대체복무제 도입이 한국 인권향상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에는 85%가 찬성했다.
대체복무 허용을 반대하는 이유로는 △예외없는 병역의무(43.1%) △군의 사기저하(22.4%) △병역기피 조장(13.1%) △특정종교에 대한 특혜(12%) △남북대치 상황(7.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체 응답자 중 대체복무 찬성 허용은 28.9%(580명)에 불과했다.
대체복무를 허용해야 하는 이유로는 △형사처벌 방지(60.7%) △소수자 인권보호(22%) △국가안보와 무관(9.3%) 등의 순이었다.
또 응답자 61.9%가 대체복무를 허용하기 위해서는 ‘국민 70% 이상이 지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진석용정책연구소의 의뢰를 받은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 11월17~21일 전국의 성인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으로 시행했으며 신뢰도는 95% 수준에서 ±2.19이다.
병무청은 지난 10월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의 1차 설문조사와 공청회에 이어 이번에 2차 설문조사를 했다. 1차 설문조사는 국회의원(51명), 변호사(30명), 교수(99명), 기자(109명), 종교인(263명) 등 총 55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당시 대체복무제 도입이 시기 상조라는 의견은 전체 응답 19.8%에 그쳤다. 그러나 전체 응답자의 40.2%가 ‘대체복무제 도입은 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것’이라고 답했고 63%는 ‘많은 이들이 대체복무제를 택할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만약 대체복무제도가 도입된다면 복무 기간을 얼마나 돼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44.9%가 ‘현역 복무의 1.5배에 해당하는 36개월 이내’라고 답했다. ‘현역 복무의 2배인 48개월 이내’라는 의견은 26.3%로 나타났다. 또 가장 적합한 복무 분야에 대해서는 75.3%가 ‘양로원·요양원 등 사회복지기관에 근무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2005년 12월26일 종교적 병역거부권이 헌법과 국제규약상 ‘양심의 자유’의 보호범위 안에 있다며 국회의장과 국방부 장관에게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는 해마다 늘어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4800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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