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SSM 편법 운영 "막을 법 없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市 권고 무시 '무소불위'
이준혁
immasat@naver.com | 2012-07-20 14:08:34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ㆍSSM의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 휴업일을 정한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조례가 시행된 이후 대형유통사와 소상공인, 지자체의 투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구로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천왕점은 서울시의 영업개시 일시 정지 권고에도 불구하고 지난 12일 개점 영업을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법원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영업제한 관련 소송에서 업체의 손을 들어줘 향후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광주지역 중소상인과 지자체, 시민사회진영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 영업개시 정지 무시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압박
서울시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조정을 위한 영업개시 일시 정지 권고에도 지난 12일 개점한 구로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천왕점에 대해 권고 미이행 사실을 공표한다고 18일 밝혔다.
서울남서부슈퍼마켓협동조합은 지난달 27일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제32조에 따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천왕점에 대한 사업조정을 신청, 서울시는 같은 법률 제34조 1항에 의거해 구로구 천왕점에 대해 사업조정을 위해 영업개시 일시정지를 권고했다.
아울러 시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측에 주변상인과 상생협력방안 등 사업조정 내용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측은 지난 2일 가맹본부의 투자비율이 51% 미만으로 사업조정대상이 아니라고 통보하며 영업 강행 방침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가맹본부 투자비율에 대한 검증을 통해 가맹본부의 투자비율이 51% 이상으로 확인될 경우 계속해서 사업조정을 진행할 것”이라며 “당사자간 원활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중소기업청 사업조정심의회에 조정심의를 회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쇼핑센터 입점 대형마트 규제 추진
또 서울시가 현행법상 대형마트와 준대규모 점포로 제한된 영업규제를 쇼핑센터에 입점한 대형마트와 하나로마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16일 지식경제부에 공식 건의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개정안은 대규모 점포 규제 대상을 백화점과 쇼핑센터 등 대규모 점포에 입점한 대형마트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농수산물 매출 비중이 51% 이상이면 영업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조항을 상생 발전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대규모 점포 등은 반경 500m 이내 상인들과 협의를 거친 다음 지방의회의 승인을 받아 제외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현재 서울시내 대형마트 63곳 중 영업제한 대상에서 제외된 홈플러스테스코 목동점과 등촌동 NC백화점 킴스클럽마트, 방화동 스카이파크 롯데마트 등 7곳이 영업제한 대상에 포함된다. 이 밖에 체인화 슈퍼마켓에만 한정돼 있는 준대규모점포의 범위를 165㎡ 이상의 체인화 편의점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공개공지 등 영업장외 영업행위나 내ㆍ외부통로 등에 물건을 쌓아두는 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규정을 신설하는 등 부과사유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하도록 했다. 시 창업소상공인과 관계자는 “그동안 대기업의 편법 운영을 막을 방안이 없어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됐었다”며 “정부가 시의 건의를 받아들여 관련 법이 개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대형마트 영업제한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한편 법원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영업제한 관련 소송에서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광주지법 행정부(부장판사 김재영)는 지난 18일 전남 목포와 여수, 광주 동구, 서구, 남구, 북구, 광산구 등 7개 지역에서 영업 중인 이마트와 롯데슈퍼가 자치단체장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 있는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은 이번주 일요일인 22일부터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유통업체들은 광주ㆍ전남지역 자치단체의 조례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매달 2차례 의무휴업일을 강제한 것은 지자체장에게 부여된 재량권을 벗어나 위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또 조례시행 전에 대형마트 측에 내용을 미리 알리고 의견제출 기회를 제공해야 했지만 일방적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행정절차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자치단체들은 조례를 입법예고하기 전 자치단체장의 의견을 묻는 과정을 거쳤고 이에 대해 자치단체장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조례를 추진했기 때문에 재량권을 충분히 행사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반박했다.
행정절차법 위반에 대해서도 공청회와 관계자 회의 등을 통해 대형마트측의 입장을 충분히 들은 만큼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본안 소송도 제기해 법원이 심리 중이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ㆍSSM의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 휴업일을 정한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조례를 공포해 지난 4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번 조례에 따라 대형마트들은 오전 0시부터 심야영업을 할 수 없으며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에 의무휴업을 실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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