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깡·신라면' 주 재료는 '노예계약'

참여연대, "농심, 중소도매상 착취" 폭로

정수현

su_best@hanmail.net | 2012-07-20 11:15:27

“여러분, 농심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손이가요 손이가 새우깡에 손이가요’와 신라면도 있죠? 네, 라면과 과자 그리고 생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참여연대는 평소에 우리가 잘 먹고 있는 농심의 라면 과자 생수 뒤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됐습니다”


참여연대가 알게 된 ‘불편한 진실’은 "농심이 특약점 중소도매상인에게 ‘노예계약’수준의 가혹하고 일방적인 거래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농심이란 재벌은 막대한 부를 쌓고 있지만 중소 도매상인들은 오히려 망해가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 ‘재벌횡포’를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농심의 특약점 중소도매상인에 대한 횡포가 심각한 수준이 이르자 참여연대는 지난 19일 ‘농심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한 신고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신고서에는 ‘강제목표달성’이나 ‘가격차별’ 같은 도매상인이 도저히 대기업에 맞설 수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담겨져 있었다.


▲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농심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김진택 농심특약점 전국협의회 준비위원장이 매출목표에 관한 서류를 공개하고 있다.

◇ 전국 550여개 특약점에 일방적인 운영 정책
이날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농심은 지난해 경영실적 기준으로 국내 시장점유율이 라면류 70%, 먹는 물은 1위를 기록하는 업체”라면서 “하지만 농심 재벌의 특약점 정책과 운영행태는 중소 도매상인들에게는 ‘노예계약’일 정도로 가혹하고 일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벌과 대기업은 막대한 부를 쌓고 있지만 이해관계인인 중소 도매상인들은 오히려 망해가고 있는 현상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이 최근 관심을 받음에도 이러한 횡포와 불공정거래 행위는 계속되고 있어 결국 공정위에 신고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 시민단체가 밝힌 농심의 특약점 운영의 문제로는 △라면ㆍ물 특약점에 대한 일방적인 매출목표 부과 △일방적 매출목표 부과에 따른 부작용 △판매장려금 약정 및 지급의 허구 △거래조건 차별 △일방적 계약 해지와 재계약 거부 등이다.


농심특약점 전국협의회(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농심과 특약점 계약을 체결한 라면특약점(과자류 포함)은 400여개, 물특약점(음료 포함)은 150여개에 달한다.


◇ 매출목표 달성못해 ‘삥’ 날리며 장사
김진택 전국협의회 준비위원장은 “특약점별 매출목표는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부여 목표치 이상을 다음달로 부여하는 등 매출목표를 계속 높여가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매월 높아지는 매출목표의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그나마 목표달성을 위해 공급 가격보다 낮게 최종 소매업자들에게 공급하는 ‘땡처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약점별로 부과한 매출목표의 80%를 초과해 판매하지 않으면 약정에 따른 판매장려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법으로 손해를 보면서라도 판매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며 “물특약점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제과류의 매출목표도 부과해 월간 매출액을 달성하더라도 켈로그가 먹는 물 매출의 13% 이상이 되지 않으면 판매장려금을 50%만 지급받았다”고 지적했다.


매출목표는 전국의 모든 특약점이 각자의 정상적인 매출보다는 항상 많이 잡기 때문에 농심에서 비싼 가격으로 물건을 사다가 오히려 소위 말하는 ‘삥시장’에 농심에서 사온 가격보다 더 싸게 팔아서 겨우 목표를 채우고 있는 현실이다.


매출목표는 대리점에게 있어 공포의 대상인지만 그들은 농심에 제대로 항의조차 못한다. 그마저도 판매장려금을 못 받으면 당장 기름값조차도 벌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무에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목표를 채우기 위해 ‘삥’을 날리면서 장사를 할수 밖에 없다. 실제로 많은 특약점들이 서서히 쌓여가는 빚더미 때문에 당장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


또 전국협의회는 농심이 SSM, 편의점 등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특약점과는 달리 추가로 무상 공급하는 방식으로 거래조건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심의 연간 매출액은 약 2조원. 그러나 그 중에서 약 40%는 특약점에서 팔고, SSM은 약 20%, 편의점이 약 10%를 판다. 나머지는 수출물량, 직거래 등이다. 물론 전에는 대부분의 매출은 특약점이 차지했고 농심이 처음으로 라면 시장에 진입 했을 때는 말할 것도 없이 올곧이 특약점에서 전체 매출을 올렸다. 지금의 농심의 성장에는 특약점의 힘이 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예를 들어 SSM에게는 10:1이니 5:1이니 하면서 추가로 물건을 밀어주고 있다. 농심은 공식적으로 공가라고 해서 가격은 똑같다고 주장하지만 ‘타계정’이라고 하는 물량지원을 통해 실질적으로는 특약점과 가격이 차이가 나서 지역의 골목상권도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고 꼬집었다.


또 “이러한 특혜 지원은 곧 특약점과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라면가격 인상의 한 요인이 될 수도 있다”며 “더구나 SSM 등은 최종 소매업자임에도 중간 유통단계에 있는 특약점보다 유리하게 공급받다 보니 가격 및 거래조건 차별의 효과가 더 크고 이는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 문제 제기하면 계약 해지나 재계약 거부당해
특히 농심의 제품 판매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개선을 요구하는 대부분 특약점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당하거나 재계약 거부를 통보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특약점이 개별 사업자다보니 이에 대해 항의를 하거나 법적 다툼을 하지 않은 채 사업을 그만둬 사실이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협의회 결성을 추진 중이나 농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지속적인 감시와 미행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부당하게 계약을 해지당했거나 재계약을 거부당한 특약점의 사례를 수집하고 있으며 자료가 모아지는 대로 공개할 계획이다.


안진걸 팀장은 “중소 도매상인들에 대한 불법행위와 재벌ㆍ대기업의 도매상권 침략 행위 전반에 관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할 것”이라며 “이번 회견에 참석한 시민단체를 비롯해 국회 정무위 야당 국회의원들과도 연대해 불공정거래 행위를 집중적으로 문제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농심 "차별한적 없다"
이번 신고서 내용에 대해 농심측 관계자는 “매출목표를 강제하거나 가격차별을 한 적이 없다”며 내용을 부인했다.


농심측은 “가령 대리점이 80%목표를 달성하지 않더라도 판매장려금은 전부 드리고 있고 더 잘하셨을 경우에는 물론 보너스(인센티브)까지 챙겨주고 있다”며 “강제목표설정이 아닌 특약점주님의 의지에 따라 목표는 설정돼는 것이다”고 말했다.


땡처리나 ‘삥’에 대해 알고 있냐는 질문에 “대형마트나 특약점별 ‘코드번호’가 있어서 땡처리 한다해도 입력이 안되는 것이라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가격차별이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유통채널이 다 다르다. 예를 들어 3월에는 마트에 1+1행사, 4월에는 특약점 식으로 공정하게 채널별 프로모션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물량차이가 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점은 이해한다”며 사실상 공정하게 프로모션을 진행, 가격차별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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