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막나가자는 거죠?”
SBS-스카이라이프 ‘또 싸운다’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7-19 17:52:48
SBS와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 간에 재송신 계약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면서 수도권에 고화질방송(HD) 송출 중단 사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SBS는 ‘방송 중단’을 예고하는 자막까지 내보내면서 두 진영 간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양측은 올해 1월부터 적용할 재송신 대가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SBS는 “과거 계약대로 재송신료를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KT스카이라이프는 “SBS와 다른 유료방송인 케이블 방송사 사이의 CPS가 결정되기 전에는 계약할 수 없다”고 맞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최근 SBS로부터 가입자당요금(CPS) 280원에 재송신 계약을 하지 않으면 19일 SBS 방송 편성이 종료되는 시점부터 수도권 고화질(HD)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SBS가 계획대로 HD 신호 송출을 중단하면 수도권 스카이라이프 가입자 140만 가구 중 IPTV로 HD 방송을 시청하는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 가입자를 제외한 40만 가구의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는 표준화질(SD)로 SBS를 시청해야만 한다. 문제는 국민적 관심사인 런던올림픽 개막이 28일로 다가온 상황이어서 시청자피해가 예고되고 있다는 점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SBS가 시청자를 협상의 볼모로 이용하고 있다”며 “기존 계약에 양측간 최혜대우(다른 플랫폼과의 계약보다 좋은 조건 보장) 조항이 있는 만큼 우리 입장에선 케이블TV보다 먼저 계약을 맺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BS는 “작년 말부터 KT스카이라이프와 재계약 없이 7개월이 넘도록 방송을 무료로 내보내고 있다”며 “KT스카이라이프가 작년에 이어 또다시 케이블TV와 계약 후 재송신 대가를 산정하겠다고 해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6개월 넘게 계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재송신 신호 송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시청자 볼모로 뭐하는 짓들?
여기에 SBS는 방송중단을 예고하는 자막을 내보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만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SBS가 지난 16일 오후에 ‘20일 6시를 기해 KT스카이라이프에 SBS방송을 중단한다’는 자막을 내보냈다”며 “앞서 14, 15일에도 안내자막테스트를 42차례 내보냈다”고 밝혔다.
KT스카이라이프는 “SBS가 수 십 차례에 걸쳐 임의적으로 자막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들을 조롱하는 듯한 행태를 보인 것은 방송사로서의 기본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난하며 “공적 기능의 수단인 방송자막을 협상용으로 남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SBS측의 “방송중단 자막고지는 컴퓨터가 다운 되면서 일어난 실수다. 컴퓨터가 다운된 이유는 알 수 없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SBS가 방송중단 자막고지를 내보낸 것은 실수가 아니다”라며 “SBS는 그동안 스카이라이프 방송 중 실수로 자막고지를 내보낸 적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양측은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지만 역시 ‘재송신 요금’이 문제의 원인이다.
우선 KT스카이라이프는 지상파 재송신 금액으로 280원이 과하다는 입장이다. CJ헬로비전 등이 더 낮은 가격으로 계약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는 지상파 재송신료 부과를 유보하면서 SBS에 맞서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최혜대우’ 조항을 내세워 이를 낮춰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해당조항이 “다른 플랫폼사업자와의 계약보다 좋은 조건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올해 상반기 SBS가 CJ헬로비전과 체결한 계약조건에 맞춰달라는 요구다.
KT스카이라이프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티브로드, 씨앤앰과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했다. SBS가 자사를 상대로만 방송 송출 중단 경고 공문을 보낸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MSO들도 아직 SBS와 협상을 진행 중이고 재전송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며 “똑같이 SBS와 협상 중인데 스카이라이프에만 방송 송출 중단 경고 공문을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SBS 관계자는 “요금도 그렇고 부대조건도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채널협상이란 게 연중 진행되면서 으레 밀고 당기기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KT스카이라이프에 불리한 안을 제시하지 않았고 다른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업계는 “양 사업자의 힘겨루기가 시청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양측은 작년에도 재송신 대가 산정 협상에서 난항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SBS가 48일간 수도권에 HD 송출을 중단했다.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는 양측에 서면경고를 내렸고 양측은 각각 방통위에 시청자 보호 방안을 제출한 바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양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림픽을 앞두고 시청자를 볼모로 한 싸움을 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만약 방송이 중단사태가 발생하면 SBS와 KT스카이라이프에 현행법상 가능한 모든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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