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총소득, 외환 위기 이후 최악
지역 경제 비관론 가운데 낙관론도 일부 주장
조강희
insate@gmail.com | 2008-12-08 10:32:31
국민총소득 ‘IMF 이후 최악’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을 보였다. 경제성장률은 지난 10월 발표한 속보치 보다 하락한 3.8%를 기록해 3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08년 3.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NI는 전기 대비 3.7% 감소했다. 이는 지난 1998년 1분기 -9.6%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또 전년 동기대비로도 3.5% 감소해 1998년 4분기(-6.1%) 이후 10년 만에 마이너스를 보였다.
실질 소득이 나빠진 이유는 원유, 철광석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실질 무역 손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영택 한은 국민소득팀장은 “3.4분기 특징은 국내 수요가 계속 위축된 가운데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 신장세가 현저히 둔화되면서 성장률이 낮아졌다”면서 “고용사정이 악화되고 실질소득도 감소, 가계부채 문제도 겹쳐 가계 소비 여력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내수는 단기간에 회복될 모습은 보이지 않고 대외 총구매력을 의미하는 실질국민총소득도 당분간 급속도로 호전될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수출 역시 지난 9월까지 두 자릿수의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10월 8.5% 11월 -8.7%로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5%, 전년 동기대비로는 3.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달 24일 발표한 속보치 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속보치 발표 이후 입수한 산업생산지수 9월분, 금융기관 등의 분기 결산 자료 등이 추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석유화학, 산업용기계 등이 증가했으나 반도체, 자동차 등이 부진해 전기 대비 0.3% 성장에 그쳤다.
건설업은 전기의 낮은 수준에 대한 기저효과로 전기 대비 0.9%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부동산업, 오락문화서비스업, 통신업 등이 감소로 전환된 데다 금융보험업도 부진해 전기 대비 0.2% 증가에 그쳤다.
지출 측면에서 보면 민간소비는 자동차 등 내구재에 대한 지출이 감소하고 금융 및 보험, 통신 등 서비스 소비 지출도 부진해 전기 대비 0.1%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운수장비 투자가 감소했으나 일반기계 등 기계류 투자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2.1% 증가했다.
재화수출은 자동차, 반도체 등이 부진해 전기 대비 1.9% 감소했고 재화수입도 원유 및 천연가스, 운수장비 등의 수입물량이 줄어 전기 대비 1.6% 감소했다. 내수는 전기 대비 0.3% 증가에 그쳤다.
“올해 경제성장률 4.4% 달성 힘들다…4분기 3% 힘들 것”
정 팀장은 또 “올 4/4분기에 3% 성장은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이날 오전 2008년 3.4분기 국민소득(잠정) 발표 관련 브리핑에서 “4/4분기에 3%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야 연간 4.4%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즉, 올 4/4분기에 3%대 성장률 달성이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목표치 4.4% 달성도 요원해 졌다는 의미다.
정 팀장은 이어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여파가 생각보다는 빠르게 국내 실물경제에 전가돼 수출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으며 이것이 국내경기의 하강속도를 빠르게 나타나게 한 주요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2월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4.6%로 전망했으나 올해 7월 4.4%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지역 경제 전망은 ‘나락’
이런 상황에서 각 지역별 경제전망은 더욱 어둡다. 특히 실제적으로 경기를 가장 많이 체감하는 제조업 종사자들의 시름은 더욱 깊다. 제주상공회의소는 최근 제주지역 1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09년 1/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를 조사했다. 1분기 BSI(기업경기실사지수, 기준치=100)가 ‘67’로 나타나 지역기업들의 현장 체감경기가 더욱더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업체 분포를 보면 기업경기가 ‘악화’된다고 예상한 업체가 51.9%로, ‘호전’된다고 예상한 업체 18.5%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고 경기상황이 ‘비슷할 것이다’로 응답한 업체는 29.6%로 나타났다.
1/4분기 예상되는 경영애로요인은 ‘원자재가 상승(39.5%)’과 ‘자금난(37.0%)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금리인상(7.4%)’, ‘환율변동(4.9%)’, ‘임금(2.5%)’, ‘인력난(1.2%)’, ‘노사관계(1.2%)’ 등을 들었다.
한편 국내 경기 예측과 관련하여 응답업체의 45.7%가 '저점에서 횡보'할 것으로 응답했으며, 38.3%는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해 향후 국내 경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낸 비중이 84%로 조사되었다. 'U자형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은 13.6%, 'V자형 회복'을 전망하는 기업은 2.5%로 향후 경기회복을 전망하는 기업은 낮게 조사됐다.
경북 구미상공회의소는 1일 구미지역 제조업체의 생산설비가동률, 생산량, 내수 및 수출 등 전 조사항목에서 감소세를 보이는 등 지역 제조업체 경기하락세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구미상의도 지난 11월3일부터 14일까지 지역 내 11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9년 1/4분기 기업경기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2009년 1/4분기 제조업 경기를 전망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43으로 2008년 4/4분기 전분기 전망치 74에 이어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2008년 4/4분기 기업규모별 BSI는 대기업 36, 중소기업 27로 전반기 대비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하락세를 보였으며 2009년 1/4분기 BSI도 대기업 27, 중소기업 45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별 BSI도 전자, 섬유, 기타제조업 등 전업종도 내년 초까지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08년 4/4분기 BSI는 28로 전분기 실적치 68보다 크게 감소해 세계적인 불황을 기록한 2001년 1/4분기 실적치 39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09년 1/4분기 중 예상 경영애로 요인은 자금 26.3%, 환율변동 25.6%, 원자재 17.3% 순으로 나타났으며 2008년 4/4분기와 비교해 원자재의 비중은 대폭 낮아지고 자금과 환율변동의 비중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절망 일색 경제전망…‘하반기 나아진다’ 긍정적 전망도 나와
절망 일색의 경제전망 ‘시장’에 주목할 만한 ‘상품’도 있다. 전세계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내년 상반기 국내 실물경제 둔화세가 가장 극심하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는 나아져 3.2%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대한상공회의소가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2009년 대내외 경제전망과 기업의 대응 세미나’에서 오상봉 산업연구원장은 “내년 상반기 금융위기의 실물경기 파급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오 원장은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2009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올해 4.2% 성장보다 1%포인트 낮은 3.2% 내외가 될 것”이라며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시차를 두고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고려할 때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좀 더 나아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오 원장은 “수출은 세계 경기부진에 따라 4.7% 정도의 낮은 증가가 예상되나 국내경기둔화와 유가 및 원자재가 하락으로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둔화되면서 무역수지는 균형이나 소폭 흑자를 보일 것”이라며 무역수지 8억 달러대 흑자를 전망했다.
기업대응 전략에 대해서는 “국내외 경기침체에 대비한 감량경영, 구조조정 등의 비상전략을 수립하고, 금융위기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시장과 품목에 집중하는 시장 차별화 전략을 통한 수출확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