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리 인하에도 경기 침체 심화 우려
소비ㆍ산업 수요 부진…무역증가율 전월比 반토막
이준혁
immasat@naver.com | 2012-07-13 14:22:46
지난달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29개월만에 가장 낮은 2.2%에 그침으로써 중국 당국이 심화되는 경기침체에 맞서기 위해 경기부양 조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지난 9일 발표된 정부 통계에 따르면 6월 중국의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5월 대비 2.2% 상승에 그쳤다. 이는 5월의 3%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것이다. 식품 가격은 3.8% 상승했다.
이처럼 중국의 물가상승률이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중국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고 경기침체에 맞서기 위해 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 이는 중국이 최근 한 달 새 두 차례나 금리를 인하한 데에서도 드러난다. 한편 지난 6월 중국의 무역 증가율이 크게 둔화돼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가 심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 6월 무역증가율, 5월 대비 반토막
6월 중국의 수입 증가율은 6.3%로 5월의 절반으로 둔화된 것으로 지난 10일 발표된 중국 관세 통계에서 나타났다. 이는 한 달 새 두 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와 다른 경기부양 조치에도 불구, 소비 및 산업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데 따른 것이다.
유럽과 미국 경제가 약세를 보이면서 수출 증가율 역시 11.3%로 5월의 15.3%에 비해 4%포인트 줄어들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수출에 대한 수요 약화와 지난해 인플레이션과 과열된 경제를 진정시키기 위한 통제 정책 실시 이후 2008년 세계 경제 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 주말 중국 경제가 더 둔화될 수 있다고 밝혀 추가 경기부양 조치를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경제는 올 1분기 8.1% 성장에 그쳤으며 2분기 성장률은 이번주 중 발표될 예정이지만 1분기보다 더 낮은 7.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무역 증가율 10%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민간 분석가들은 무역 증가율이 자칫하면 0%까지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 통화 팽창 정책 나설 전망
이에 앞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 주말 중국 경제가 아직도 심한 하향 압력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었다. 이러한 원 총리의 경고는 중국이 두 차례의 금리 인하에 이어 경기 부양을 위한 새로운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을 불렀다.
중국은 더 이상의 금리 인하는 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대출 확대를 통한 통화 팽창 정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크레디 아그리콜의 다리우스 코왈치크 경제연구원은 내다봤다. 코왈치크는 중국이 세금 감면이나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이 같은 조치들에 나설 경우 경제성장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6월의 인플레 2.2%는 2010년 1월의 1.5%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 총리, “중국 경제 더 나빠질 수 있어”
중국 경제는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계속 둔화될 “거대한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지난 8일 말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슬럼프에서 신속하게 회복할 것이란 기대를 깼다. “경제가 대체로 안정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이를 하향세로 만들 거대한 압력이 상존해 있다”는 논조의 말을 원 총리가 주말의 동부 지역 방문 기간 중 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한달 새 두 번이나 금리를 내렸으며, 휘발유 가격을 인하하고, 올 첫 분기에 기록한 근 3년 래 최저인 8.1% 성장을 살리기 위해 저가 주택사업 등에 보다 많은 지출을 약속했다. 이것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발표될 2분기 성장이 7.3%로 떨어졌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중국 중앙은행은 1년 대출의 이자율을 0.31% 포인트 낮춰 6%로 했다. 또 은행들은 이 금리에서 30%까지 대출자에게 할인할 수 있도록 했다.
◇ 中 경기 바닥서 꿈틀?…부양 강도 약해
중국 경기가 5월 중순이후 발표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조치로 3분기부터 반등하겠지만 외국기업이나 외국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이 나왔다.
지난 8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경기, 인프라 투자 부양으로 3분기에는 반등 가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바닥권을 움직이고 있었다. 비제조업 PMI는 56.7로 3달만에 오름세로 돌아섰고 제조업 PMI는 50.2로 5월 50.4에 이어 두달 연속 떨어졌지만 원자재 재고 지수는 상승했다.
보고서는 "지금을 수요 회복 국면이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원자재 재고지수 움직임은 수요가 뚜렷이 회복될 때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답답했던 중국 경기흐름이 5월보다 6월 들어 개선된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경기 개선 움직임은 5월 중순이후 잇달아 발표된 경기부양 조치들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금리ㆍ지불준비금비율 인하 △구매보조금 지급 △인프라 투자 부양 등 재정·통화·투자규제 등을 지난 1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이철용 연구위원은 "2010년 여름 이후 1년여 동안 물가와 전쟁을 힙겹게 치른 중국 정부가 재차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부담을 안고 경기 부양에 나선 것은 2분기 경기하강 위험이 그 만큼 커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번에 나온 조치중 '인프라 투자 부양'을 가장 주목했다. 인프라 투자 부양은 중국 기업의 투자 행태나 현재 경기 흐름을 볼 때 소비보조금 지급이나 제한적 통화완화에 비해 보다 확실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인프라 투자 비중은 2011년 기준으로 23%에 달하고 있으며 제조업투자(34%), 부동산투자(25%)와 함께 3대 투자로 분류되는 것으로 전력ㆍ가스ㆍ수자원의 제조ㆍ공급(21%), 교통운수ㆍ창고ㆍ우정(39.2%), 수리ㆍ환경ㆍ공공시설관리(35.3%), 문화ㆍ체육ㆍ오락(4.5%) 등이 포함된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에서 인프라투자는 경기 부진시 경기를 부양하고 호경기때는 과열을 제어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인프라 투자는 경기 흐름을 주도하고 통제할 수 있는 확실한 장악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경기부양은 경기하강의 1차 방어선이라며 지나친 기대를 경계했다. 보고서는 경기부양 효과가 어느정도 인가는 당시의 경기 흐름과 부양 수단의 성격에 달려있다며 경기 흐름과 부양 수단의 성격 측면에서 이번 경기부양은 금융위기 직후 경기부양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진단했다. 또한 금융위기 직후의 경기부양이 성장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성장률 방어'라는 단기목표와 '구조개혁'이라는 장기 목표를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재정지출 확대와 구매보조금 지급, 통화완화 조치 등 경기부양 정책이 과거보다 규모가 작고 강도도 떨어진다며 이는 올 가을 예정된 제5세대 지도부로의 권력 교체를 앞두고 경제성장률을 면목이 서는 수준으로 방어하는 것이 주목적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는 중국정부가 '투자 및 수출 주도로부터 소비 주도로의 경제구조 전환'과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궤도 연착륙'을 12.5 규획의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경기부양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유럽위기 등 대외여건이 악화되면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효과로 중국 경기는 3분기중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투자활성화 조치는 철도 등 인프라공사가 재개되면 조기에 효력을 나타내고 가전 등 구매보조금 지급 프로그램은 6월1일부터 소급 적용돼 철강, 기계, 화학, 가전, IT 등 주요품목 업황의 조기 반등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과거에 비해 부양 강도가 떨어지고 수혜범위도 중국 내부로 한정된다며 외국 기업의 대중국 수출시장 확대나 세계 경기회복에 미치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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