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주유소 사업 매각...현대오일뱅크 2위로 '껑충', 업계 판도 변화

코람코, 현대오일뱅크에 양도 계약 체결… 매매대금 1조 3천억원 규모
대규모 유입 자금 통한 재무안정성 확보, 미래 성장사업 집중 투자 계획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 2020-03-05 10:53:19

전국에 있는 302개 ‘SK네트웍스’ 주유소의 간판이 상반기 ‘현대오일뱅크’로 모두 바뀐다. 현대오일뱅크는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를 인수하면서 주유소 수에서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SK네트웍스가 주유소 사업을 정리한다. 현대오일뱅크가 SK네트웍스가 운영하던 주유소를 인수하기로 한 것인데, 당장 주유소 업계 판도 변화가 예고된다

SK네트웍스의 이 같은 결정 이유는 재무구조 안정화를 비롯해 미래 핵심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코람코-현대오일뱅크’ 컨소시엄과 MOU를 맺은 이후 협상을 진행해온 SK네트웍스는 총 1조 3천321억원의 금액으로 석유제품소매 판매사업 관련 부동산을 코람코에, 주유소 영업 관련 자산과 인력 등을 현대오일뱅크에 양도하는 계약 체결 및 이사회 의결을 마쳤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매매대금은 코람코자산신탁 3천1억원, 코람코에너지플러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9천652억원, 현대오일뱅크 668억원이다. 다음달 주주총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오는 6월 1일 사업 이관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SK네트웍스는 이를 통해 ‘홈 케어’와 ‘모빌리티’ 중심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장전략 추진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계약에 따라 199개 소유 주유소의 토지와 건물, 구축물은 코람코자산신탁과 코람코에너지플러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임차 주유소 103개에 대한 임차권과 주유소 영업 관련 유형자산은 현대오일뱅크에 양도하게 된다”며 “거래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도록 남은 기간 동안 영업 유지와 사업 이관 지원에 만전에 기하는 한편, 1조원이 넘는 매매대금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매매대금의 차입금 상환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고, 회사 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지속 성장하고 있는 SK매직, SK렌터카 등 소비재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전략 방향성에 걸맞은 추가적인 성장동력 확보 노력도 이어갈 방침이다.


SK네트웍스는 특히 이날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위축된 시장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는데, 주유소 사업 매각으로 SK네트웍스의 재무적 건실성과 미래 방향성이 굳건해진 상황에서의 이 같은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안정화가 기대된다. 아울러 향후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경영진을 비롯한 전구성원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과 주주가치 실현에 힘쓰며 ‘고객 지향 Digital Company’로 진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탄탄해진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지속 시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널리스트 의견도 마찬가지.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지난해 4·4분기 중단사업으로 분류된 주유소 사업은 지난해 1·4~3·4분기 누적 매출 9천15억원, 영업이익 197억원으로 전체 실적에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며 "낮은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창출하던 사업을 현금화하는 이벤트인 만큼 기업가치에는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당장 주유소 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 주유소 매각에 따라 시장 판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2월 기준으로 SK 주유소(SK에너지, SK네트웍스)는 3천402개, GS칼텍스 주유소 2천361개, 현대오일뱅크 2천237개, 에쓰오일 2천154개다. 이번 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로 현대오일뱅크는 총 2천539개 주유소를 확보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업계 2위로 올라선다.


특히 현대오일뱅크 주유소는 수도권 비중이 낮은 상황인데, 이번에 인수하는 주유소의 60%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에 열세였던 수도권에서 사업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업황 불황과 정제마진 악화로 정유사들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현대오일뱅크의 이번 선택이 '수익성 높은' 고급휘발유 판로를 수도권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상반기 안으로 모든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업계는 6월께로 보고 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매출 21조 1천168억원과 영업이익 5천2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8%, 21% 감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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