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홈런 ‘10대 히트상품’

SERI연구소, 2006 소비키워드 ‘Slim&Light’ ‘판교 아파트’ 경쟁률 2073:1 최고 히트상품

황지혜

gryffind44@hotmail.com | 2007-01-02 00:00:00

소비 트렌드는 곧 상품 구매로 이어진다. 따라서 트렌드를 읽는 눈은 곧 강력한 힘이 된다.이에 매해 기업의 소비 트렌드 조사가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0일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5000명의 네티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통해 ‘2006년 10대 히트 상품’을 선정, 발표했다.

그 결과, 지난 한해 최고 히트상품은 판교 아파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2위 슬림 휴대폰 △3위 저도수 소주 △4위 영화 ‘왕의 남자’, ‘괴물’ △5위 고구려 사극 △6위 웰빙 차(茶) 음료 △7위 이승엽 △8위 비보이(B-boy) △9위 스키니 패션 △10위 평판 TV(PDP) 순이었다.

히트 상품 보고서를 작성한 이정호 연구원은 “이들 히트상품은 ‘삶의 업그레이드’와 ‘경제적? 사회적 불안에 대한 탈출’을 희구하는 국내 소비자 욕구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Slim&Light' : 슬림폰, 스니키 패션, 차(茶) 음료, 저도수 소주
2006년에는 군더더기나 거추장스러운 것을 최소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보편화 되면서 얇고, 가벼운 것을 지향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슬림폰의 경우 감성적 눈높이가 높은 소비자들이 두께나 무게, 감촉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다는 점을 이용해 휴대성, 심미성을 충족시킨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7월 모토로라 레이저(RAZR)의 출시로 촉발된 휴대폰 슬림화 열풍은 ‘날씬하고 날렵한’ 이미지가 선호됨에 따라 슬림화를 가속시켰으며, 패션성이 중요해지면서 다양한 컬러가 사용되기도 했다.

국내외 스타들의 몸매나 패션을 모방하는 ‘마른 몸매 증후군’, ‘S라인’붐으로 스키니 패션이 젊은 여성들을 강타해,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은 지난 1년간 레깅스 97만건(실적 1위), 스키니진 68만건(3위) 판매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런 S라인을 지원하는 ‘웰빙 차음료’나 ‘식초음료’(15위)도 큰 인기를 누렸다. 녹차, 보리 음료가 ‘다이어트와 건강’이라는 이미지 구축 성공하면서 자연에 가까운 맛을 음료수가 히트를 기록했다.

한편 많이 마시고 취하기보다 가볍게 즐기기를 원하는 여성과 젊은 층이 소주의 주 소비층으로 부상하자 두산주류는 저도수 소주 ‘처음처럼’을 기획, 출시해 2월 출시 이후 17일만에 천만 병 돌파에 이어 출시 6개월만에 1억 병 판매를 돌파하는 등 판매 호조세를 지속했다.

또 지난해 조류독감, 대형 급식사고, 환경 호르몬 및 트랜스 지방산 관련 식생활 안전에 적색 경보가 켜지면서 건강, 청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타르 함량을 극도로 낮춘 ‘저타르 담배’가 큰 호응을 얻었으며, 아토피 예방과 관련된 상품들이 주부들에게 인기를 누렸다.

# 복과 행운의 추구 : 판교 아파트, 쌍춘년 열풍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격이 시세보다 낮게 책정돼 일명 ‘로또 아파트’라 불리던 판교 아파트가 지난해 3월, 9월 두 차례에 걸쳐 분양됐다. 총 청약자는 62만명, 최고 경쟁률(25.7평형)은 2073 대 1로 이는 역대 최고치인 지난 2003년 강남 도곡렉슬(43평형) 4795 대 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판교 열풍은 2005년부터 지속된 주택가격 상승과 일찍이 입지성이나 교통의 편리성 측면에서 강남을 대체할 주거지로 판교가 거론된 것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요인으로 꼽혔다. 또 ‘입춘이 두 번 겹쳐 결혼에 길하다’는 속설 때문에 생긴 쌍춘년 특수로 아파트 청약 열풍, 대형평판 TV 등 결혼 관련 서비스와 제품 수요가 급증했다.

# 정체성 재확인 : 고구려 사극, 이승엽, 비보이, 영화 ‘왕의 남자’, ‘괴물’
중국의 동북공정, 독도문제, 6자 회담 등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는 현실에서 ‘주몽(MBC)’, ‘연개소문(SBS)’, ‘대조영(KBS)’ 등 과거 동아시아를 군림했던 고구려를 다룬 드라마가 민족적 자부심을 고취시키며 국민적 공감을 얻었다.

영화 ‘왕의 남자’는 관객 1230만명을 동원해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가 세운 1175만명 기록을 추월한데 이어 7월에 개봉한 ‘괴물’은 관객 1301만명으로 한국 영화사상 최다 관객을 기록했다.

이들의 성공으로 스크린쿼터 축소논의로 촉발된 한국영화의 위기 속에서도 한국영화가 재미와 완성도 측면에서 할리우드 영화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확신을 관객에게 심어줬다.

한편 일본 프로야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승엽’,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하는 박지성과 이영표등 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한국인의 선전에 대해서도 대리만족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세계를 평정한 한국 ‘비보이’, 뉴욕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가진 가수 ‘비’(18위) 등 한국스타의 세계 도전 성공기가 답답한 일상 속에 쾌감을 제공했다.

이번 2006년 히트 상품 선정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최근 문화 상품의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비(非) 디지털 상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과 주류?패션 등 최근에 보기 힘들었던 아이템이 10대 상품에 다수 진입했다는 점이다.

특히 특정 소비층인 여성 시장의 규모와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반 남성들의 관심권 밖의 상품인 스키니 패션이 히트상품으로 선정됐고, 저도수 소주의 출시와 성공에도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차(茶) 음료의 차별화된 제품외관으로 젊은 여성들이 패션소품으로 활용, 거리에서 음료수를 손에 들고 다니거나 가방에 절반쯤 보이도록 넣고 다니는 것이 유행하는 등 여성특유 소비문화를 만들기도 했다.

이어 온라인 상품이 4년만에 10위권 내에서 모습을 감춰, 인기가 주춤해졌음을 보였다. 한편 최근 5년간 소비트렌드를 살펴보면 ‘라이프스타일 고급화’ 열풍이 강화되는 추세다.

지난 2002년에는 소비 라이프스타일 바람을 타고 주상복합 아파트(4위), 홈시어터(5위), Take-out(7위)가 히트 상품으로 뽑힌데 이어 2003년에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뉴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이 대두됐다. 이에 당시 히트상품으로 신(新)가전(3위), 웰빙 상품(4위), 수입차(7위) 등이 선정됐다.

이어 2004년에는 감성과 이성이 결합된 소비 트렌드 붐을 이뤄 싸이월드(1위), 저가화장품(6위), 매운 음식(10위) 순이었다. 지난 2005년에는 재미(fun)찾기와 디지털라이프가 일상화돼 K-1(5위), 카트라이더(7위), 내비게이션(8위), 블로그(10위)가 순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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