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승연 회장 선처 여론 확산
의사결정 지연…6조원대 해외사업 난항
장해리
healee81@naver.com | 2007-08-20 00:00:00
매출목표.영업이익 등 경영계획 대폭 축소
계약 성사 앞두고 오너부재로 차질 이어져
그룹뿐 아니라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손실
‘이러다 올스톱(All Stop)될라’
총수 한사람의 빈자리가 그룹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법원이 지난달 김승연 회장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면서 그룹 전반에 걸친 경영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
보복폭행 혐의인 김승연 회장은 개인의 도덕적 문제 등으로 여론에 뭇매를 당하면서 단순 폭행사건치고는 오랫동안 옥고를 치르게 됐다.
이로 인해 김 회장이 직접 챙기던 해외사업 계약체결이 지연되고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면담이 취소되는 등 글로벌 경영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으며, 한화 그룹의 올 하반기 경영 목표는 하향조정됐다.
지난 16~19일 열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한화그룹은 올해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보다 10%, 이익은 15% 정도 줄 것으로 예상하고 당초 연간 26조원의 매출 목표를 23조9000억원으로, 이익목표는 1조원에서 9800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연초부터 김승연 회장 주도로 추진해 왔던 해외사업이 차질을 빚어 부득이하게 경영목표를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속 초기에는 그 파급효과가 구체적으로 가사화되진 않았지만 구속이 장기화되면서 이곳저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그룹은 하반기에 공급과잉에 따른 유화부문의 마진이 대폭 감소되고 한화건설의 해외 수주 지연 등으로 매출과 손익이 연초 계획 대비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김승연 회장이 직접 사업파트너와 담판을 짓고 향후 추진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해외사업들이 차질을 빚으며 사실상 올스톱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의 재도약이라는 야심찬 목표 아래 김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오던 해외사업은 굵직한 것만 해도 건설, 플랜트 등 수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김 회장의 형이 확정되고 공백이 장기화되자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우선 당장 중동지역 석유화학 합작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 석유화학 최초의 대규모 중동지역 진출 합작사업으로 그 규모만 70억달러(약 6조6000억원)에 달한다.
최고위층의 최종협상이 필요하지만 한화그룹의 최고의사결정권자인 김승연 회장은 현재 참석 일정을 잡지 못하는 상황.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사업 7조원에 달하는 사업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한화건설이 추진하는 5억달러 규모 사우디석유화학 플랜트 도급건설 공사 수주도 본공사를 앞두고 최고위층 간의 최종 의사협의가 필요한 시점에 김 회장의 부재로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카자흐스탄과는 석유화학과 자원개발, 금융 및 부동산 개발 사업 등 종합적인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었으나 김 회장이 구속된 뒤 면담 계획이 취소됐다.
또한 한화종합화학도 미국 산업용 첨단소재 업체 인수 프로젝트가 실시간으로 협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파는 쪽에서 불안감을 표시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1년 전부터 준비해 온 프로젝트들이 성사단계에서 김승연 회장의 부재로 하나둘씩 차질을 빚고 있다”며 “프로젝트가 무산될 경우 그룹뿐만 아니라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손실이어서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충청지역 중심으로 김승연 회장의 선처를 바라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사법 질서를 문란케 한 행위는 용서할 수 없지만 재계 8위(자산 기준) 기업으로, 특히 충청지역에 기여한 공헌이 큰 만큼 국가와 사회에 더 큰 봉사자가 되도록 기회를 달라는 것.
그동안 한화그룹은 충청도를 연고로 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지역발전에 기여해왔다. 이에 충청직역 사업장들이 김 회장 부재로 인한 경영 공백으로 영향을 받으면서 지역경제에 파장이 있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용래 충청향우회 총재는 “충청지역과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공헌하도록 김 회장 선처에 힘을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김승연 회장은 신병치료를 위해 낸 구속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져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