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두언 체포동의안 '부결'…박주선은 '가결'
與 원내지도부 총사퇴…"입이 열개라도 할 말 없다"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7-11 17:10:49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의 체포동의요구서가 국회에서 부결됐다. 반면 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체포동의서가 가결됨에 따라 구속처리가 이뤄지게 됐다.
국회는 11일 본회의를 열어 재적 271명에 반대 156명, 찬성 74명, 기권 31명, 무효 10명으로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부결시켰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9일 정 의원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실시하기 위해 체포동의요구서를 대통령 재가를 얻어 국회에 접수했다.
정 의원은 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을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에게 소개시켜 주고 2007년말부터 2008년초까지 1억여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이날 본회의 신상발언에서 "대통령 주변의 비리·구속에 이어 형님 문제를 더 이상 덮을 수 없게 되자 저를 엮어 물타기 하면서 눈엣가시를 제거하려는게 시중의 여론"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또 "내 잘못이라면 선거를 돕겠다고 찾아온 한 기업인을 이상득에게 소개시켜준 것이 전부"라며 "검찰에서 주장하는 3억원 알선수재도 임석 회장은 분명 내게 준 것이 아니라고 진술했는데 검찰은 단순히 소개만 해준 나를 공범으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은 그가 혐의 내용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고 법원도 구속영장을 발부 받지 않았다는 점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모바일 경선인단을 불법 모집토록 지시한 혐의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는 가결됐다.
그는 신상발언에서 "무죄추정과 수사 원칙이 살아있는 상황에서 성실히 재판에 임한 사람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남발하는 것을 국회가 묵인해야 하는가는 법치주의와 국회의 권위를 위해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부결을 주장했다.
하지만 여야는 재적 271명에 찬성 148명, 반대 93명, 기권 22명, 무효 8명으로 박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처리했다.
한편 이한구 원내대표와 진영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정두언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키로 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국민 여러분이 갈망하는 쇄신국회의 모습 보여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며 "그러나 앞으로도 국회쇄신은 중단없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원내대표는 "향후에라도 유사사례가 없기를 바란다. 저는 비록 사퇴하지만 앞으로도 백의종군하며 국회쇄신을 위해서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며 "국민 여러분들께서 국회쇄신에 대한 채찍을 들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그동안 6대 쇄신안의 하나로 '불체포 특권' 내려놓기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표명해 왔으며 첫 시험대가 정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였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이제 국회도 그동안 불체포특원을 오남용하던 과거의 전례를 극복하고 새로운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며 가결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김용태 의원이 "대선을 위한 당의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소속 의원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있다"며 원내지도부를 비난하는 등 체포동의안에 대한 당내 반대기류가 형성돼 있었다.
결국 이날 본회의에서는 무소속 박주선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만 가결되고 정 의원의 체포동의요구서는 재적 271명에 반대 156명, 찬성 74명, 기권 31명, 무효 10명으로 부결됐다.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영장심사가 진행되지 못하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에서 체포동의를 해주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고 기대했다"며 "(의총에서) 반대 발언은 있을 수 있지만 표결 결과에서 찬성 표가 이렇게 적을 줄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표결을 앞두고 의원들에게 진심 어린 호소를 했지만 의원들에게 먹히지 않았다"며 "이 점에 대해 (이 원내대표가) 리더십의 한계를 느꼈다 판단하고는 결과가 나오자마자 바로 사퇴를 얘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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