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불황 탈출한 일본 해외 기업사냥 재개

저팬 토바코 영국 갤러허 그룹 인수…147억$ 최대규모, 90년대 손해매각과 달리 전략적 접근…해외서도 환영

토요경제

webmaster | 2006-12-26 00:00:00

일본의 해외 기업 사냥이 다시 시작됐다.
일본 경제가 10년 불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면서 최근 일본 기업들이 해외 기업을 인수,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주 말 저팬 토바코(JT)는 147억 달러에 영국 갤러허 그룹을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기업의 외국기업 인수 금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번 인수는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 미국의 상징적 건물 록펠러센터, 페블비치 골프 코스 등을 사들이며 미국에서 위기감을 불러 일으켰던 이후 가장 눈에 띄는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올 발표된 M&A, 2004년의 두배
1990년대와 2000년대 초 세계 기업인수합병(M&A) 붐에서 소외됐던 일본 기업들은 최근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의 인구가 향후 수년 내에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 기업 인수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려는 것.

톰슨 파이낸셜에 따르면 올들어 지금까지 일본 기업들은 총 294개의 해외 기업을 인수했으며 그 규모는 181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전체 규모를 넘어섰고 2004년의 두배에 달하는 수치다.

씨티그룹 도쿄지점의 기업금융 책임자인 로버트 스넬은 "일본 경영진의 태도가 변했다"고 평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자동차 부품업체. 해외로 진출한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이 현지 생산을 대폭 늘리면서 부품업체들이 그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해외 부품기업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엔진부품 제조업체인 아사히 텍과 베어링을 만드는 NTN은 미국과 유럽 기업을 이미 인수했으며 지난주에는 일본 대형 타이어업체 브리지스톤이 미국 업체를 10억5000만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 대형 은행 및 금융기관도 미국과 캐나다 등 해외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노무라 홀딩스는 최근 전자 증권거래소 인스티넷을 12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UBS의 글로벌 M&A 부문 책임자 제임스 네이사는 "일본 기업들의 해외 기업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1990년대와는 달라
최근 일본 기업들의 해외 기업에 대한 관심은 앞서 절정을 이뤘던 1990년대의 경우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1990년 일본 기업들의 해외 기업 인수는 429건, 253억달러에 달했다.

당시 일본 기업들은 해외 상징적 부동산 매입에 집중했고 또한 대부분 고점에서 매입해 손해를 보고 매각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많은 일본 기업들은 추진하려는 M&A가 회사 영업에 얼마나 적절한지 등을 생각하며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TJ의 갤러허 인수도 러시아와 동유럽 진출을 모색하기위한 것이다.

올해 초 도시바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원자력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보고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1980년대와 달리 해외 시장에서도 일본의 진출을 환영하고 있다. 이는 일본 역시 시장을 개방하고 해외 시장에서 상당수 제품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거 리스크 회피를 위해 현금 지급을 고집하던 것과 달리 보다 정교한 수단을 사용하려 하는 것도 달라진 점으로 꼽힌다.

한편 일본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올 한해 M&A는 크게 증가했다. 리서치회사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M&A 규모는 3조달러를 넘어서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사상 두번째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머니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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