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포화…슈퍼마켓 전쟁 시작

이마트, ‘미니 이마트’로 슈퍼마켓 시장 진출 GS수퍼마켓, 롯데슈퍼, 홈플러스와 4파전 예상

장해리

healee81@naver.com | 2006-12-26 00:00:00

이마트가 미니 이마트로 슈퍼마켓 시장 진출을 밝혀 슈퍼 업계의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최근 “내년 1월 개장할 경기 광명점은 350평 규모의 ‘미니 이마트’로, 기존에 확보한 대규모 용지는 모두 사용한 만큼 앞으로 미니 이마트를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이 3000평 이상의 규모인 대형 할인점을 1000평 이하의 대형 슈퍼마켓으로 출점하는 것은 대형 할인점을 세울 수 있는 마땅한 부지가 고갈된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신세계측은 평균 15만 명이 되는 상권에 3000~5000평 규모로 대형 할인점을 열었지만 최근 출점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경쟁이 치열한 상권이나 6만~8만 명의 소도시에는 점포 사이즈를 줄여 출점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부동산 값은 계속해서 상승하는 한편 지역 주민단체의 극심한 반발로 정부와 지방지자체가 잇달아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형점포 출점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마트 출점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대형할인점만으로는 유통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2~3년 내에 대형 할인점 시장이 포화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실제로 최근 롯데마트가 상품구입 및 판매를 책임지는 상품기획자(MD) 1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60.6%가 2010년이면 대형 할인점 업계가 포화돼 머지않아 대형 할인점들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현재 대형 슈퍼마켓 시장은 GS수퍼마켓, 롯데슈퍼, 홈플러스의 익스프레스가 진출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대형 슈퍼마켓 업계 1위인 GS수퍼마켓은 올해 전국적으로 84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GS수퍼마켓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워 업계도 사정이 좋지 않았지만 GS이숍과 함께 연계한 GS수퍼마켓은 작년에 비해 매출이 신장됐다”며 “내년 시장전망도 긍정적으로 평가돼 전국적으로 10개 이상의 점포를 더 늘릴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올해 52개 점포를 오픈한 롯데슈퍼는 지난 2001년에 시작해 다른 업체보다 빠르게 성장하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슈퍼 관계자 또한 내년도 슈퍼마켓 시장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수도권 및 충청, 영남지방으로 영업을 확대해 12개 이상의 점포를 개설할 것이며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의 익스프레스도 올해 말 31개의 점포를 오픈하면서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며 내년에도 31개 점포를 전국적인 영업망을 대거 확충할 계획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형할인점의 슈퍼마켓 시장 진출이 재벌 2세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경영 능력을 검증 받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 2세들은 경영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여러 가지 신사업을 추진하고 확실한 경영실적을 올릴 수 있는 대안으로 대형 슈퍼마켓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롯데에 비해 대형할인점 분야에서는 업계 1위를 유지할 만큼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통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백화점분야는 실적이 부진한 것도 사실이다.

신세계는 올 연초 계획으로 롯데를 따라잡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비쳤지만 2006년이 얼마 안 남은 현재 롯데백화점 본점의 1조가 넘는 매출실적에 비해 올해 매출이 4000억에 불과, 신세계가 아직도 롯데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한편 이마트의 슈퍼마켓 시장진출에 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신세계 관계자는 “3000평 이상이 중심이던 이마트가 현재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2000평대로 부지를 줄여 점포를 늘린다는 계획일 뿐”이라고 변명했다.

그는 또 “경기도 광명에 오픈하는 300평대의 미니 이마트는 여러 가지 사정이 얽혀 어쩔 수 없이 점포를 낸 것이며 영업 효율적인 면에서 큰 메리트가 없다”며 “이마트는 부지 사이즈별로 1000평 미만부터 4000평 이상까지 종류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마트는 6만개 이상의 상품 개수가 3만 ~ 4만개로 적어지는 것일 뿐이며 대형 할인점에 비해 이익률이 적은 슈퍼마켓 시장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슈퍼마켓협동조합 등 기존 슈퍼마켓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슈퍼마켓 시장에 진출을 시작했다며 비판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김경배 슈퍼마켓협동조합회 회장은 “21일 어제 이마트 광명점에 시위하러 갔었다”며 “슈퍼마켓 1호점이라며 전단지를 뿌리는 등 개점을 홍보하고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슈퍼마켓 시장이 이미 포화된 상태라며 “먼저 진출한 GS수퍼마켓 등 3개의 대기업 때문에 중소, 영세 슈퍼마켓 시장은 30% ~ 40%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이마트가 미니 이마트를 출점해 전국적으로 영업 확장에 나선다면 재래시장 및 개인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은 60% ~ 70%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김경배 회장은 “수출이 늘고 경제가 좋아진다고 하지만 정작 현실에서 생활하고 있는 일반 시민은 죽어나갈 판”이라며 “99석 가진 만석꾼이 1석 가진 평민을 핍박하듯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대기업이 서민 생계 틈까지 파고들어와 힘들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감안, 전국 슈퍼마켓연합회는 이사들이 모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중소유통업계에 대한 입장을 오는 1월중에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슈퍼마켓협동조합 관계자는 “슈퍼마켓 점포를 열어도 매출이 잘 안 오를 텐데 서민들 살리는 셈치고 대형업체들은 해외로 진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중소업체와 서로 상생하며 균형있게 발전해야 대기업도 살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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