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스키협회장 취임 … 왜?

롯데와 연관성 없는 스키협회 … 제2롯데월드 논란 해결도 못했는데...

박진호

ck17@sateconomy.co.kr | 2014-11-14 15:44:32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제20대 대한스키협회장으로 선출됐다. 신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대한스키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 회장 후보로 단독 출마하여 출석자 만장일치로 찬성으로 회장에 올랐다.

신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에 회장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하며 “한국 스키가 평창 올림픽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 회장의 스키협회 회장에 선출되자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스키협회는 동계 스포츠 중 설상 종목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알파인스키, 스키점프, 프리스타일스키, 스노우보드, 노르딕복합, 크로스컨트리 등 6개 종목을 관장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내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그러나 대한스키협회는 윤석민 SBS미디어홀딩스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취임 6개월 만에 사퇴한 후 1년 동안 신임회장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 10대 재벌 중 하나인 롯데그룹의 수장이 새롭게 회장직을 맡았다는 것은 협회차원에서는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 같다. 신 회장은 취임 기간 동안 매년 10억 원 이상을 협회에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뜬금없이 나선 ‘스키협회 살리기’
그러나 과연 신 회장이 스키협회를 맡을 이유와 명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남는다. 신 회장은 동계스포츠의 저변이 넓은 일본에서 출생했으며 대학까지도 일본에서 수료했다. 또한 평소에도 스키를 즐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배경이 스키협회 회장을 맡을 만큼의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게다가 스키협회가 규모가 큰 단체인 것은 틀림없지만 우리나라가 그동안 동계올림픽에서 빙상 종목에서만 두각을 나타냈을 뿐, 설상 종목에서는 성과가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신 회장이 굳이 나서서 스키협회를 맡을 이유는 없다. 롯데그룹 역시 설상종목과 연결을 지을만한 특별한 연관성을 갖고 있지 않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본격적인 준비를 앞두고 신 회장에게 윗선에서의 권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사고뭉치 제2롯데월드 해결이 먼저
또한, 현재 신 회장이 스키협회에 신경을 분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신 회장이 이끌고 있는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를 열기위해 시민의 반대까지 무릅쓰고도 강행하여 일부 개장의 성과를 이루어냈지만 임시 오픈 1달도 되지 않아 각종 문제와 우려사항이 연달아 발생하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제2롯데월드가 신 회장의 부친인 신격호 회장의 숙원사업이었고, 92세의 신격호 회장 생전에 제2롯데월드를 열어야 한다는 오너가의 욕심에 의해 롯데그룹이 무리수를 두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2롯데월드, 태생부터 논란
제2롯데월드는 건설 허가 과정부터 전 정권과의 유착 의혹이 꾸준히 이어진 건물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1995년 처음으로 도시설계안을 송파구에 제출했지만, 국방부의 반대로 인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이명박 정권인 2009년 들어 15년 만에 승인을 받는데 성공했다.
국가안보상의 문제로 고층건물을 세우는 것이 안 된다는 공군 측의 끊임없는 반대가 있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군참모총장을 바꾸면서 강행된 것이 제2롯데월드의 건설이었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09년 고도제한을 철회했고, 2010년에는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서울공항의 활주로까지 변경했다.
끊이지 않은 사고
어렵게 건축허가를 받아냈지만 건설과정에서도 문제가 이어졌다. 2013년 제2롯데월드타워 메가기둥에 균열이 발생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했고, 건설 현장에서 거푸집장비가 무너지며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쇠파이프가 추락해 행인이 부상당하는 사고도 있었다.
올해에는 47층 컨테이너 박스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배관설비 이음부분 폭발로 근로자가 사망했다. 롯데그룹이 빠른 개장을 위해 무리한 속도전을 진행하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비난이 이어졌고, 이 기간 동안 건축 변경허가 취소소송이 제기되기도 했으며 서울시가 47층 이상 철골공사에 대해 중지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인근인 삼성동 아이파크에서 헬기 충돌 사고가 발생하며 건물 높이에 대한 조정이 검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올해에는 씽크홀 문제가 발생해 시민의 불안감이 가중됐고,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건설 승인을 받은 후 롯데그룹은 주변의 우려에 대해서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논란 속에서도 저층부 사용승인을 추진했고, 끝내는 이를 관철시켰다.
오픈 한 달 만에 논란만 증폭
그러나 저층부가 영업을 시작한 후에도 문제는 계속됐다.
건물에서 바닥 균열과 천장 균열이 발생했고, 구조물이 떨어져 방문객이 부상을 입었다. 엘레베이터가 멈춰서는 사고도 연이어 발생했다. 교통문제 해결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고, 넓은 주차장은 주차 사전 예약제와 주차요금 전면유료화로 인해 무용지물이 됐다.
그러나 이 모든 사태에 대해 롯데 측은 문제없다는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미 승인을 내준 서울시 역시 뾰족한 대책이 없다. 여전히 인근 주민들의 안전에 관한 불만은 고조되어 있지만 롯데 측은 적극적으로 행사를 유치하며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안전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 달 동안 360만 명이 다녀갔다는 자료가 발표됐지만, 여전히 석촌 호수에 띄운 ‘러버덕 효과’라는 삐딱한 시선이 등장하는 이유다.
일부에서는 롯데 측의 해명이 맞다 해도, 가뜩이나 안전 문제에 대한 구설을 안고 있던 건물이 개장 한 달도 안 되어 사고의 논란이 될 수 있는 여지의 문제가 잇따르고 있는 점은 결국 롯데 측이 얼마나 시민을 배려하고 있지 않은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질타하고 있다.
또한, 롯데 그룹이 운영하는 스포츠단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에 대한 ‘CCTV 사찰’ 사건과 이에 대한 구단의 해명, 그리고 제2롯데월드 건설에 반대했던 한 교수가 롯데 측으로부터 5억원 가량의 용역을 받고 ‘제2롯데월드 원인규명 자문단’에서 활동한 후, 입을 다물었다는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의 폭로 등으로 인해 롯데 그룹의 해명과 전문가 그룹의 발표도 신뢰를 잃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야 하는 신동빈 회장이 돌연 스키협회 회장에 나서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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