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칼럼] 설밑에 거는 서민의 소망

권희용

nw2030@naver.com | 2015-02-16 09:14:25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전 국정신문 편집장
설밑이다. 이 즈음이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부류가 있다. 바로 정치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다. 국회의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정치를 직업삼아 평생 하다가 은퇴한 선배가가 하는 말이니까 틀린 말은 아닐 터다.

다행이 올해는 선거가 없는 때라 정치적신경은 덜 써도 될 것이라지만 워낙 대통령이나 집권세력, 야권세력의 인기가 바닥을 기는 터라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경제도 바닥에서 기동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벌써 해묵은 일이 되어있을 정도로 서민경제는 말이 아니다. 이 나라 정치가 삼류에서 헤매는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두고 흔히 냄비 끓듯 한다고 일컫는다. 급히 끓다가 이내 잦아드는 냄비 같은 성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만 그런 것은 아니다. 미국사람이나 일본사람이라고 그런 점이 없을 까닭이 있겠는가.


다만 워낙 땅덩어리가 좁다보니 소리 소문이 잽싸게 번지는 탓에 당장 여론이 뜨겁게 번지다가도 며칠못가 가라앉곤 한다. 그러다가 또 다른 소문에 경도되는 것을 두고 흉을 보는 것임을 안다.


정치인들은 명절 즈음이 되면 제 선거구민심을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극회에서 각자가 한 의정활동에 대한 지역에서의 반응을 꼼꼼히 살피는 작업이다. 국회의원만 그런 게 아니다. 언필칭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사람들 모두가 여론에 민감하다.


대통령이 인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국정의 질이 아침저녁으로 달라지기도 한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당장 레임덕현상이 조기에 왔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여론의 위력은 민주정치의 바로미터가 될 정도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뭐 하나 제대로 한 것이 없다는 결과를 놓고 국민의 반응이 좋게 나올 리 없다. 그리고 그 맨 꼭지 점에 대통령이 있다는 점에서 최고지도자의 인기가 좋을 까닭이 없다.


바닥민심은 서민형편이 좌우한다. 먹고사는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태동부터 이 문제를 안고 비롯되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민생에 훈훈한 바람을 불어넣겠다고 해서 표를 얻고 출범한 정부가 아닌가.


그런데 그게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평가가 곧 여론조사결과인 셈이다. 돌아보니 이 정부가 그동안 꾸려온 나라살림솜씨가 마땅찮아 보인 것이다. 출범과 함께 온통 정쟁으로 점철된 것만 보인다는 것이다. 하긴 나라를 이끌어가는 데 정쟁 아닌 것이 없을 터다.


여와 야가 있는 민주국가에서의 정치적 본령이기도 하다. 바로 그런 정국을 잘 챙기는 것이 나라살림을 하는 솜씨가 아니겠는가. 최초의 여성대통령이라는 차원에서 어쩌면 여느 대통령 못지않게 정치적 솜씨를 보여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자못 크기도 했다.


어언 임기도 반환점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시점에 이르렀지만, 뭔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그 무엇'이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생의 변화가 갈수록 요원해 보인다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이다. 근자에 불붙은 복지논쟁의 초점이 세금문제로 비화되면서 이 정부가 서민경제 활성화대책은 제처 둔 채 선진국흉내에 빠진 것이 아닌가하는 착각마저 든다는 말이다.


이제 서민은 '증세 없이 복지 없다' 거나 '증세 없이도 복지가능하다'는 등등 복지타령에 헛배를 채울 요량도 하지 않는다. 오직 제 힘으로 가게를 꾸려 식구들과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달라는 것 외에 다른 것은 없다.


세밑에 바라는 작은 바람이 그것이다. 인기를 얻으려는 위정자들의 재간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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