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조선 스타화가 걸작 '107점' 선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 회화실, '안견부터 정선까지'
정수현
su_best@hanmail.net | 2012-07-04 17:36:06
국립중앙박물관이 회화실 교체전시를 선보인다. 서화관 회화실에 '문효세자 보양청계병' 등 조선의 옛 그림 46건 107점을 10월21일까지 전시한다.
조선 초기 안견부터 중기 윤두서(1668~1715), 후기 겸재 정선(1676~1759), 말기 오원 장승업(1843~1897)에 이르기까지 시기별로 화단을 대표하는 유명 화가들이 그린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산수화실에는 안견의 작품으로 전하는 ‘사시팔경도’(四時八景圖)와 보물 870호로 지정된 ‘호조낭관계회도’(戶曹郎官契會圖·1550)를 걸었다. 사시팔경도는 이른봄[早春], 늦은 봄[晩春], 이른 여름[初夏], 늦은 여름[晩夏], 이른 가을[初秋], 늦은 가을[晩秋], 이른 겨울[初冬], 늦은 겨울[晩冬]의 여덟 장면을 여덟 폭의 화면에 표현한 그림으로 사계팔경도(四季八景圖)라고도 한다.
대체로 화첩(畫帖)이나 병풍에 그리는 것이 상례로 사계절의 경치를 여덟 폭으로 표현하는 것은 산이나 경치, 또는 자연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서 항시 다르게 보인다고 하는 고래(古來)의 화론(畫論)에 의거한 것이다. 봄에는 날씨가 따뜻하고 아지랑이가 일며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하므로, 온화하고 부드럽고 곡선적인 필법으로 그린다. 반면에 겨울에는 날씨가 춥고 눈이 많이 오며 나무들은 낙엽이 져서 앙상한 모습이므로, 거칠고 강한 필묵법을 구사하여 묘사하는 것이 상례이다.
봄과 겨울 사이의 여름은 녹음이 짙고 물이 많으며 때로는 비가 오는 모습으로 표현되며, 가을은 쓸쓸하고 스산한 모습을 띤다. 구도면에서는 이른봄과 늦은 봄, 이른 여름과 늦은 여름, 이른 가을과 늦은 가을, 이른 겨울과 늦은 겨울이 둘씩 대칭을 이루게 짜여진다.
사시팔경도는 조선시대를 일관해 크게 유행했 현대까지 그 전통이 이어져 왔다. 조선 초기에는 안견(安堅)의 작품으로 전칭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사시팔경도가 가장 유명 하다. 사시팔경도는 조선 초기에는 안견파화풍으로 그려졌고, 중기에는 절파계(浙派系)화풍으로, 후기 이후에는 남종화풍으로 그려졌다. 따라서 사시팔경도는 그때그때의 화풍의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면서 변천하여 왔다.
이 외에도 겸재, 현재 심사정(1707∼1769), 희원 이한철(1812~1893 이후) 등 조선 화가들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됐다. 30세로 요절한 고람 전기(1825~1854)의 대표작으로 쓸쓸한 강변 풍경을 간결한 필치로 소화해낸 ‘계산포무도’(溪山苞茂圖)도 있다. 그림의 오른쪽 하단부에 ‘전기사인(田琦私印)’이라는 백문(白文)과 주문(朱文)을 혼용한 도인(圖印)이 찍혀 있고, 왼쪽에는 “외로운 마음으로 계산에 대한 생각이 마구 떠올라 기유년 7월 2일 이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는 내용의 관지(款識)가 추사체로 적혀 있다.
‘호조낭관계회도’는 호조의 전현직 낭관(郎官) 8명의 계회를 묘사한 작품으로 1550년께 제작됐다. 얼굴의 미묘한 음영처리가 돋보이는 윤급(1697~1770), 정경순(1721~1795) 초상화 2점, 공재 윤두서(1668∼1715)의 ‘노승도’(老僧圖), 김명국의 ‘절로도강도’(折蘆渡江圖) 등은 인물화실에서 소개한다.
노승도는 조선 후기의 화가 윤두서(尹斗緖)가 그린 인물화. 이 작품에는 화기(畫記)가 전혀 없으며 윤두서의 아호인 공재(恭齋)의 백문도인(白文圖印)만이 찍혀 있다. 긴 지팡이를 어깨에 기대고 왼손에 염주를 든 맨발의 노승이 무념무상으로 소요하는 모습의 전신입상을 담았으며, 배경은 왼쪽에 성근 대나무를, 오른쪽에는 개자점(介字點)으로 표현한 잡초를 간략하게 처리했다. 상념에 잠긴 노승의 얼굴이나 손과 발의 묘사는 섬세하고 깔끔한 필치를 구사한 데 비해, 옷주름과 지팡이는 짙은 먹으로 선종화적(禪宗畫的)인 호방한 감필법으로 강한 대조를 이뤘다. 이러한 대조적인 필치의 조화와 함께 안면의 표정이나 세부묘사는 어느 특정한 노승의 초상화를 보는 듯해, 윤두서의 뛰어난 인물화 솜씨가 잘 드러나 있다.
화조영모화실에는 조선의 3대 묵죽화가로 손꼽히는 수운 유덕장(1675∼1756)과 자하 신위의 ‘묵죽도’(墨竹圖)를 나란히 비교할 수 있다. 단원 김홍도가 그린 ‘게 그림’(蟹圖), 장승업의 ‘화조영모도10폭병풍’도 있다.
궁중장식화실에는 ‘조선시대 궁중행사도 Ⅱ-한국서화유물도록 제19집’을 통해 새롭게 조사·소개된 ‘문효세자 보양청계병’을 선보인다. 1782년 정조의 첫 아들로 태어난 문효세자(1782~1786)가 1784년 1월 보양관, 이복원(1719~1792), 김익(1723~1790)과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눈 행사를 그린 궁중행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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