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폭력사건 ‘후폭풍’

학대빌미로 돈요구, 일부 학부모 만행

홍승우

hongswzz@naver.com | 2015-02-13 10:45:13

▲ 지난 10일 오후 대구 서구 주택밀집지역의 A 어린이집에 불이 밝혀져 있다.
[토요경제=홍승우 기자] 지난달 8일 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 양모(33.여)씨의 원생 폭행사건으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했다. 이후 한 달 정도 지났지만 전국의 일부 어린이집에서 학대정황이 드러나 학부모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또한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어린이집은 학대사실 확인이 어려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달 27일 생후 9개월 된 여아가 대구 서구 A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뒤 머리의 혹이 발견되고 구토를 해 병원에서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한 결과 후두엽 부근에 금이 간 것으로 밝혀져 피해 여아의 어머니 김 모(41)씨가 대구 서부경찰서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지난 10일 서부경찰서는 이날 여아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수사관을 파견해 방문 조사를 하고 아이의 상태에 대한 의료진의 정확한 소견 등을 참고해 조사하고 있지만 CCTV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격고 있다.


어린이집 폭행사건은 여러 후유증을 남겼다. 잇따른 어린이집 학대사건으로 여러 어린이집들이 운영에 차질을 빚거나 폐쇄되면서 학부모들은 보육기관을 찾는데 어려워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CCTV 설치’를 늘리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를 못 내놓고 있어 답답함을 더했다.

한편 일부 학부모들의 만행이 드러났다.

본지 취재 결과 영등포구 B어린이집에서 한 학부모는 아이의 몸에 난 멍과 상처를 보여주며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는 이를 묵인해주는 조건으로 원장과 교사로부터 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런 거래가 여러 어린이집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켜만 보는 게 교육은 아니다. 엄격한 훈육도 필요


이어 익명을 요구한 7년차 어린이집 보육교사 C(27.여)는 현재 어린이집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어린이집 원장이 보육교사들에게 ‘아무것도 하지말라’는 지시를 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사소한 접촉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편식습관’을 고치게 하는 것도 ‘교육’의 일부인데 아이가 편식을 해도 그대로 방치해야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 양 씨가 아이를 폭행하기전 김치를 억지로 먹이는 장면이 국민의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B씨는 “분명히 양 씨의 보육방법은 잘못된 것이다”라며 “하지만 올바른 방법으로 편식을 고쳐야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는데 현재 아무 조치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보육교사 D(28.여)씨는 “훈육은 엄격하게 해야 된다”며 “폭행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안 되지만 지켜만 봐야하는 게 교육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들 교육자체에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폭행 보육교사 양 씨가 일하던 K어린이집은 지난달 15일 폐쇄됐고, 오는 16일 ‘구립송도 국제 어린이집’으로 전환해 재개원 한다.


구립어린이집 개원 후에도 아동학대가 있었던 반 어린이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심리치료 지원을 통해 마음의 상처가 깨끗이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