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핫이슈] 대세는 '1인 2역'
출연자들 "감정이입 힘들어"…시청자들 "헷갈려도 재밌네"
정수현
su_best@hanmail.net | 2012-07-04 17:32:38
MBC TV 주말극 ‘닥터진’. 2012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뒤 뇌사 상태에 빠진 여자친구 ‘유미나’(박민영) 때문에 고통 받다가 신비의 힘에 이끌려 1860년 조선의 한양으로 타임슬립한 외과의사 ‘진혁’(송승헌)은 그곳에서 미나와 똑같이 생긴 여인을 만난다.
하지만 몰락한 남인 가문의 딸 ‘홍영래’(박민영)다. 혁은 미나의 도움을 받아 현대 의술로 조선시대 환자들을 고쳐가는 동안 똑같은 외모, 비슷한 성품을 가진 영래에게 점점 빠져들게 되고 160년을 뛰어넘는 사랑을 하게 된다.
MBC TV 주말극 ‘무신’. ‘김준’(김주혁)의 첫사랑 ‘월아’는 김준과 결혼을 앞두고 권신 ‘최우’(정보석)의 서자 ‘만전’에게 겁탈을 당한 뒤 자결한다. 월아를 잊지 못해 늘 괴로워하던 김준은 2차 몽고전쟁을 맞아 부인사의 대장경을 지키려 대구에 내려갔다가 그곳에서 월아를 다시 만난다.
그녀는 월아도, 월아의 환생도 아닌 월아를 닮은 ‘안심’이다. 전란의 혼란 속에서 김준과 안심은 사랑을 싹틔우지만 결국 헤어지고 만다. 그러나, 안심이 최우의 첩이 되면서 김준은 그녀와 다시 만날 수 있게 된다.
SBS TV 수목극 ‘유령’. 경찰대 동기생에서 적으로 만난 사이버범죄수사대 팀장 ‘김우현’(소지섭)과 천재해커 ‘박기영’(최다니엘)은 여배우 ‘신효정’(이솜)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던 중 함께 대형 방화사고를 겪는다. 한 사람은 숨지고 한 사람은 중상을 입는다. 목에 걸고 있는 신분증으로 김우현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판단한 의료진은 첨단 의술을 동원해 김우현을 살리는 동시에 화상으로 망가진 얼굴을 정상으로 돌려놓으려 한다.
그런데, 그는 김우현이 아니라 박기영이었다. 김우현의 가짜 신분증을 목에 걸고 있던 덕 또는 탓에 박기영이 김우현으로 오인된 것이다. 하지만 박기영은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기꺼이 페이스 오프를 감행하고 김우현의 모습으로 가공할 사건의 심장부로 들어서기 시작한다.
KBS 2TV 월화극 ‘빅’. 고교 여교사 ‘길다란’(이민정)의 약혼자인 30대 초반 의사 ‘서윤재’(공유)와 고교 2년생 제자 ‘강경준’(신원호)은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벌어진 교통사고로 인해 나란히 혼수상태에 빠진다. 두 사람 중 윤재가 먼저 깨어나는데 그는 겉만 윤재일 뿐, 속은 18세 경준이다. 영혼체인지가 일어나 두 사람의 몸과 영혼이 뒤바뀌면서 벌어진 일이다.
윤재의 몸을 한 경준은 그 사실을 다란에게 알리지만 다란이 그 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했다.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밝힐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다란과 경준은 윤재가 깨어나고 영혼이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윤재인 것처럼 살아가기로 한다.
안방극장에서는 이렇듯 ‘1인2역’이 대세다.
여주인공의 전생이어서(닥터진), 사별한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자주인공을 단숨에 사로잡을 수 있는 여주인공의 이미지를 위해(무신), 가공할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한 페이스오프 때문에(유령), 영혼 체인지로 인해(빅) 등 1인2역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가지이지만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1인2역이 넘쳐나면서 시청자는 헷갈리면서도 즐거워 하고 있다.
힘든 것은 연기자들이다. 아무리 똑같은 얼굴이라 하더라도 서로 다른 사람인 만큼 대사나 행동 등을 통해 톤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단 2회만에 자신이 연기하던 김우현의 죽음을 맞고 김우현으로 페이스오프한 박기영을 새로 연기하고 있는 소지섭은 “박기영을 하던 최다니엘의 연기를 흉내 내보려고 했더니 내 리듬이 깨지면서 연기가 안 되더라”면서 “그래서 김우현과 박기영의 중간점을 찾아서 연기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 제16회에서 벌어진 월아의 자결로 하차했다가 제28회에 안심으로 돌아온 홍아름은 “촬영을 4일 앞두고 ‘안심’을 맡게 됐다는 얘기를 듣고 굉장히 기뻤지만 새로운 인물이 되는 만큼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지, 월아와 비슷한 인물이 되진 않을지 걱정 되기도 하고 헷갈리기도 했다. 지금은 아예 월아와 아름이 정반대라고 생각하고 연기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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