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매각 추진 실태
우리금융 독자생존 민영화 추진 가능하나
이준혁
immasat@naver.com | 2012-06-29 16:11:51
우리금융지주 매각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현 정부가 정권말 치적욕과 저축은행 부실사태 등의 정책적 실수를 감추기 위해 독자생존할 수 있는 우리금융지주를 강제로 매각하려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우리금융 매각과 관련해 어떤 형태의 민영화도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근 이 회장이 KB금융과의 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으며 민병덕 국민은행장도 합병에 대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내달 27일로 예정된 우리금융 매각 예비입찰을 앞두고 우리금융 매각 구도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하이마트를 인수한 MBK파트너스가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 “민영화 방식은 무관…KB 아닌 다른 곳 나설 수도”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6일 “우리금융이 글로벌 금융회사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떤 형태의 민영화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회현동 본점에서 열린 ‘다문화가정 대학생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합병에 의해서든 다른 방법에 의해서든 민영화가 된다면 국내 다른 산업보다 뒤떨어진 금융산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12년동안 추진된 우리금융 민영화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바람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과거 우리금융에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5년안에 민영화한다는 법이 신설됐고 그 후 3년간 연장하는 법도 만들었지만 결국 민영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민영화를 이루지 못한 회사는 우리금융”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방문했던 노르디아뱅크의 민영화 사례를 들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한때 스웨덴의 은행이었던 노르디아뱅크는 블록세일, 자사주 매입, 국내 합병 등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민영화를 이루지 못했다”며 “결국 국경을 넘어 핀란드, 노르웨이 등 다른 나라의 은행과 합병을 해 공적자금을 상환했다”고 전했다. 이는 민영화 방식보다는 성공 여부가 중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이 회장은 “민영화와 관련해 KB금융 측과 의견을 나눈 적은 없다”며 “입찰 마감 시한이 내달 27일인 만큼 다른 금융회사가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KB금융을 제외하고는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들리는 곳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우리아비바생명의 지분인수와 관련해서는 “아비바그룹에서 서둘러 진행하려 해 3분기 안에는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부실 저축은행 추가 인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금융의 자금 등을 살펴봤을 때 저축은행 인수가 기업가치에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미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전체 그룹 규모에 비해 작아 추가 인수를 한 뒤 발전시킨다면 그룹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합병하면 KB금융에도 시너지 있다”
최근 이 회장이 KB금융과의 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중구 회현동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프론티어스쿨’ 입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KB금융과 합병을 하게 되면) KB에도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금융 매각 방안에는 분명히 인수뿐 아니라 합병도 포함돼 있다”며 KB금융과의 합병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시기나 방법 등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한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최근 노조위원장을 만나 “직원들의 반대가 없다면 우리금융과의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내달 27일 마감하는 우리금융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미인 것 같다”며 “의지가 있는 것을 없애라고 할 수는 없다. 그건 KB금융이 자유롭게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식매수청구권이나 직원 반발 등 합병을 방해하는 요인이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KB금융쪽에서도 대응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의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M&A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데 지금이 최적의 시기”라면서 “추진할 필요성도 있고 당연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금융회사들이 M&A에 나설 여력이 없다고 판단된다”며 “특히 우리금융은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회장은 유럽 금융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정부는 미쓰비시도쿄UFJ 등 일본 3대 은행의 유럽 금융기관 M&A를 지원하기 위해 1000억달러를 내놨다”며 “이미 일본 금융회사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유럽에서 찾고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한발 늦었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 측은 이날 “민 행장의 발언은 ‘모두가 찬성할 경우 우리금융과의 합병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의견을 물어본 수준”이라며 우리금융과의 합병에 대해 선을 그었다.
◇ 대선 앞두고 졸속매각?
이와 관련해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에 KB금융 합병론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선 “매수 주체가 분명하느냐”에 대한 의문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하이마트를 인수한 MBK파트너스의 경우 KB금융과는 달리 우리금융 인수 방식을 택해야하며 7조원 이상의 자금을 모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우리은행지부에 따르면 임기가 6개월 남은 MB정부 정권 말 치적욕과 저축은행 부실사태 등의 정책적 실수를 감추고자, 충분히 독자생존할 수 있는 우리금융지주를 강제로 매각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 졸속적인 강제 일괄매각에 의해 민족자본의 우리금융지주는 현재 해외투기자본 및 사모펀드에도 팔릴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관치금융 철폐 및 메가뱅크 저지 공동투쟁본부 기자회견에서 “금융노조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메가뱅크의 망상에 젖어 이미 실패한 M&A 방식의 우리금융 민영화를 또다시 강행하는데 대해 우려와 분노를 표명한다”며 “더구나 2003년 투기자본 론스타펀드에게 외환은행을 헐값에 불법매각한 당사자이자 지난해에는 론스타의 천문학적 먹튀까지 용인했던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마저 외국자본의 먹잇감으로 내놓겠다고 하니 아연실색할 따름이다”고 밝혔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어 정권 말기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매각 작업에 힘이 실릴 수 있을 지도 의아해하고 있다. KB금융과 합병이 추진될 경우 정권 초부터 줄곧 외쳐왔던 메가뱅크에 대한 반발도 다시 수면화 될 조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석동 위원장이 우리금융 민영화 의지가 강해도 정치권에서 브레이크를 걸면 진행이 안된다”며 “투자업계에서 우리금융 3차 매각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우리금융의 주가가 오르고 자산 건전성 등 핵심 지표가 좋아졌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인수 주체가 있는지 여부”라며 “정권 말기에 큰 은행 두 개가 합병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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