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만 해도 인생 짧다"
홍록기, 웃고 즐기는 ‘록키호러쇼’ 공연
토요경제
webmaster | 2008-10-20 11:27:47
‘홍록기’하면 자동으로 떠올려지는 파격적인 패션, 딱 붙는 스키니 청바지, 치렁치렁한 가죽바지는 온 데 간 데 없다. 뮤지컬 ‘록키호러쇼’ 공연을 앞두고 만난 홍록기는 T셔츠와 카디건, 그리고 면바지 차림이었다.
“젊었을 때는 단순한 옷들을 싫어했다. 옷, 특히 바지는 특징이 없으면 입지 않았다. 딱 붙는 청바지나 가죽바지, 디테일이 많은 통바지 등 튀는 바지가 좋았는데 한 6~7년 전부터는 면바지도 입고 단순한 치장보다는 깊이 있는 옷을 입으려고 한다”며 연륜을 풍겼다.
2001년 초연부터 꾸준히 ‘록키호러쇼’에 올랐다. 올 가을 다시 한 번 관객을 찾는다. “지인과 함께 영국에서 공연을 보고 한국에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고는 했었는데, 록키호러쇼 초연 때 출연하고 지금까지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웃었다.
국내 관객들의 반응이 꼭 좋았던 것은 아니다. 여러 사람이 얽히고설켜 섹스 한바탕을 벌이는 공연을 본 초연 당시 관객 반응은 “정말 엽기다”였다.
“그러나 계속 보다보니까 관객들이 내용이 엽기이기는 한데 의외로 인간미도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발견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뮤지컬 차트 1, 2위는 아닐지라도 마니아층도 형성되고 사람들도 지속적으로 찾아 8~9년간 꾸준히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홍록기의 배역인 ‘프랑큰 퍼터’는 도덕심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인물이다. “도덕심이 없어 나쁜 짓을 하고도 나쁜 짓을 했다는 것도 모른다. 사람을 한 명 죽이는데 결코 싫어서나 질투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냥 시끄러워서 죽인다.”
자신과 닮은 부분도 찾았다. “나도 내가 내키는대로 한다. 내 마음대로 말하고 행동해서 이기적이라는 소리도 듣고, 스스로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종종 한다”면서도 “결코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이기적”이라고 무마했다.
웃고 즐기는 공연을 지향한다. 그렇다고 가벼운 작품은 아니다. “예술적인 공연은 아니지만 던지는 메시지는 있다. 공수래공수거 정도….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데 별 것 아닌 일에 신경 쓰며 아등바등 살 필요 없다. 등장인물들처럼 내키는 대로 행동해라.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기에도 인생은 짧으니까”
공연 중일 때도 항상 생각이 많다. 관객의 반응을 살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야한 이야기를 했을 때 관객들이 ‘어머, 저게 뭐야’ 그러면서 얼굴을 가리면 순간 생각한다. 더 밀어 붙여서 관객들을 넉다운 시킬 것인가 아니면 성적인 내용의 강도를 좀 낮출까 고민한다”는 것이다.
많은 연예인들이 인터넷 비방글로 스트레스를 받지만 홍록기는 예외다. “의도됐든 아니든 사실과 다른 내용이 인터넷상에 떠돌고 나의 약한 부분을 들춰내 인신공격을 하면 기분은 나쁠 테지만 크게 신경 쓰는 편은 아니다”라며 쿨 하다. 그러다 금방 웃으면서 털어놓는다. “사실 요즘 내 기사도 적고 댓글도 거의 없다”
새벽녘에 동대문 시장에 나가면 홍록기를 만날지도 모른다. 홍록기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가 동대문 시장 일대, 그것도 새벽의 동대문이기 때문이다. “머리가 복잡하면 새벽에 동대문으로 향한다. 좋아하는 옷이 있으면 옷도 하나 사고 시원한 공기도 쐰다. 무엇보다 그 시간 사람들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자극도 얻는다”
불혹의 연령이지만 결혼은 아직 먼 이야기다. “30대 초반만 해도 결혼이 정말 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안 하는 것이 아니고 못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결혼은 늦었다고 서두르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때가 되면 운명의 상대와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록키호러쇼는 뜨거운 뮤지컬”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공연은 무대에 올라가는 배우만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몸과 마음을 열고 마음껏 박수를 치며 함께 공연을 만들어 간다는 생각으로 봐달라”는 주문이다. ‘록키호러쇼’는 서울 대학로 시어터 SH에서 공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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