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모럴헤저드 심각한 금융기관, 통렬한 반성과 결단 필요

김사선

kss@sateconomy.co.kr | 2020-02-19 17:00:49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최근 금융권의 파생상품 불완전판매로 홍역을 치루면서 국내 금융기관 직원의 미흡한 윤리의식 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된 펀드를 둘러싼 모럴해저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무역금융펀드의 경우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가 부실 발생을 은폐하고 계속 판매했다는 혐의가 짙어지고 있다. 물론 해당기관에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조사결과는 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무엇보다 고객의 돈을 만지는 금융기관 직원으로서 최소한의 윤리의식 마저 저버렸다.


저금리시대를 맞아 돈을 굴리기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 고객에게 고금리를 받을 수 있고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라고 감언이설로 꼬드기는 행위를 너무나 쉽게 저질렀다. 정직보다는 거짓으로 고객을 속이고, 편법으로 이익만을 추구하고, 절차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고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국내 금융권이 도덕불감증에 빠진 것 같아 무섭기까지 하다. 물론 금융사들은 새로운 선진금융기법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항변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떤 경우에도 고객이 맡긴 돈을 소중히 여기고 관리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원칙은 지켜야 한다.


무엇보다 금융기관 종사자로서 고객을 소중히 하고 고객의 재산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한국 금융기관이나 종사자들에게는 이같은 윤리의식이 부족한 듯 싶다. 어떻게든 꼼수를 사용해 고객의 쌈지돈을 끄집어내고, 회사 이익에 기여할지 여부만 따지고 있다. 하지만 고객을 속이고 쉽게 얻은 이익은 일시적으로 통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고객의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 신뢰를 얻지 못하면 생존이 불가능하다.


경영진들의 책임지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아쉽다. 불미스러운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무거운 징계를 받았지만 최고경영자로서는 책임을 지기보다는 자리보전에만 급급하고 아랫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성과중심의 문화가 '성과를 위해서는 부정도 서슴지 않는 행위를 유발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론 금융권이 성과위주의 KPI제도를 손질하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얼마나 실천될지 알 수 없다.


최고경영자들은 앞으로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윤리의식을 강화하고 내부통제시스템 적극 운영하는 등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제대로 된 통렬한 반성과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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