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자 타깃 ‘간편심사보험’ 영업 경쟁...손해율 리스크 확대 우려
손보업계, “리스크 검증 시뮬레이션하고 판매”..복잡한 고지 요건 축소
일각서, “보험료 인상요인 우려..무조건 영업행위 근절 막는 대안 필요”
문혜원
maya@sateconomy.co.kr | 2019-08-21 17:00:14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최근 손보업계가 포화된 보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틈새시장 공략으로 고령연층·유병자 대상으로 하는 ‘간편심사보험’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그러나 3.2.5 조건도 깨버리면서까지 영업경쟁하고 있다는 면에서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간편심사보험이 손해율 리스크 검증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상품만 다수 개발되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향후에는 경쟁심화로 인한 보험료 인상의 요인으로 인해 손해율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이 지난 2014년부터 국내 보험시장이 이미 많은 상품으로 인한 포화상태를 겪으면서 영업이익 불황이 이어지자, 새로운 보험상품인 ‘간편심사보험’을 연이어 개발했다.
현재는 보험사들이 유병자 타깃으로 삼은 간편심사보험을 출시해 영업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유병자보험은 보험사의 질문만 통과하면 특별한 심사 없이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간편보험’이라고도 불린다. 상품의 가입연령·보장기간·담보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간편심사보험은 가입 시 기존의 가입심사 과정 대신, 피보험자의 건강상태에 대한 몇 가지 질문만으로 가입심사를 간소화한 보험 상품이다. 기본적인 서류제출, 건강진단 없이 암 진단이나 치료여부, 2년내 입원이나 수술여부 등 간단한 조건을 충족할 경우 가입 할 수 있다.
보험 업계에서 유병자보험을 처음 선보인 곳은 2012년 AIA생명이다. 이후 간편심사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가 잇달아 나오면서 현재는 KB손보·DB손보·메리츠화재·MG·AIG 등이 가장 많이 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런 간편심사보험은 유병자나 고령자가 가입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일반 건강한 고객대상으로 하는 상품과 달리 위험율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보험료가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그런데 보장금액은 일반 보험과 같다.
따라서 업계일각에선 향후 영업성행이 과도해지면 외려 손해율 악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즉, 간편 심사가 복잡하게 보험계약을 해야 한다는 과정을 축소한다는 면에선 의미상으론 좋게 볼 수 있지만, 보험의 기능으로 봤을 때에는 위험률에 따른 보험료가 다를 수 있다는 부분에선 고객이 모르는 함정으로 비춰질 수 있어 신중한 계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 고려 없이 팔았던 것이 향후 시장에 문제가 드러날 수 있다”면서 “ 무조건 파는 식의 영업관행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절차 기준이 모호하거나 뭉개져있는 상황에서 보험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리스크가 없는 사람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사고가 빈발하게 되면 보험금을 지급하게 될 사유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신중한 개발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보험사들은 간편심사보험 경쟁 과열에 대한 지적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향후 손해율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일각의 분석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상품 개발 전 사전에 충분히 리스크율을 감안하고 요율을 계산해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기존 간편심사보험보다 유병자보험은 애초에 손해율이 높다는 부분을 고려해 할증료가 많이 붙게 돼 있고, 이러한 부분들을 보험사들은 시뮬레이션하기 때문에 손해율 악화원인 제기에 대해선 너무 이른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의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무조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부분을 이른바 ‘캡(cap)’을 씌워 적정수준을 유지토록 하는 법제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옵션의 조건에 따르면 영업의존도 조정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김은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예를 들어 방카슈랑스와 같은 보험상품이 특정 금융기관이 보험회사하고의 계약을 25%를 유지하는 것처럼 적정하게 한 회사에만 몰리지 않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하지만 이러한 보험 영업행위 기준에 대한 ‘캡’을 씌우려면 헌법상에 있는 문제나 법제화적인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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