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史 다시 쓰는 '포스코'

용광로 공법 대체, 저비용ㆍ친환경 기술...해외 제철소 적용 검토

설경진

kjin0213@naver.com | 2007-07-30 00:00:00

- 가공 없이 가루 철광석 그대로 사용
- 포스코, 세계 2위 철강회사로 부상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법 상용화 성공은 세계 철강사를 다시 쓸 정도의 메가톤급 사건이다.

세계 유수 철강업체들의 숱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정복되지 않은 제철기술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파이넥스 공법 성공은 국내 철강업체 최초로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됐다는 큰 의미가 있다.

포스코가 지난 40년간 해외 선진 철강회사들로부터 기술을 배워왔다면, 이제는 우리의 혁신 기술을 발판으로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 설비 가동에 성공한 포스코는 파이넥스 공법을 향후 계획중인 인도, 베트남 일관제철소에도 적용해 세계 기술 선도 업체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세계 철강산업 숙원기술 개발

풍부하고 저렴한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이번 파이넥스 공법의 상용화는 20여년 간 세계 철강업계의 숙원과제였다.

특히 선진 철강사들이 기존의 용광로를 대체할 수 있는 혁신 공법 개발에 나섰지만 포스코가 이들보다 앞서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세계 철강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의 DIOS법, 호주의 HISMELT법, 유럽의 CCF법 등이 대표적인 대체공법이지만 아직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스코의 파이넥스공법은 양질이 아닌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일반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동일한 품질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혁신기술이다.

기존 원료를 그대로 사용하게 됨에 따라 각종 공정이 단순화됐고 이 과정에서 환경오염, 원료비, 투자비도 획기적으로 줄었다.

동일한 규모의 용광로에 비해 투자비는 80%,제조 원가는 85% 수준이다. 철강 제조 공정이 단축되고 원료의 사전 가공 공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물질 방지 설비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소결과 코크스 공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오염물질 발생이 대폭 줄어 대표적 환경 오염물질인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이 각각 용광로 공법의 3%와 1% 수준에 불과하다. 비산먼지 발생량도 28% 수준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파이넥스 설비는 국내에 224건, 해외 20여개국에 이미 58건의 특허를 출원해 세계 최고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기술 리더로 격상

포스코는 이번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 준공과 함께 올해 광양 3용광로 개수, 포항 2제강과 광양2제강의 설비보완 투자 등으로 지난해 3000만t인 조강 생산능력이 내년 3400만t으로 늘어나 현재 세계 4위에서 세계 2위의 철강회사로 부상하게 된다.

여기에 향후 10년내 중국과 인도 등 동남아 지역에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한 생산기지를 확대하면 포스코는 총 조강생산량이 4200만t으로 늘어 세계 1위업체인 아르셀로 미탈과도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되면 포스코는 최근 우려되고 있는 ‘적대적 인수합병설’에서 벗어나 오히려 세계 철강업계를 주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포스코의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가 갖는 또 다른 의미는 알루미나(AL₂O₃)나 아연 성분이 많은 질 낮은 철광석도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현재 추진 중인 인도와 베트남의 일관제철소 건설사업의 사업타당성을 높여준다는 점이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세계 주요 철강사들이 대형화, 통합화를 통해 경쟁우위를 회복하고 있고 후발 철강사들의 도전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파이넥스 공장 준공은 포스코의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남보다 더 빠르게 기술을 개발하고 모방할 수 없는 일등제품을 만들어 기술의 포스코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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