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에 습관적 진통제 복용, 불임 위험
여대생 60% 생리통으로 고통…‘참거나 약 먹거나’
토요경제
webmaster | 2007-07-27 00:00:00
대학생 한혜리(23·가명)씨의 방안 벽은 온통 갈라지거나 손톱으로 긁힌 자국투성이다. 한 달에 한 번 생리통의 극에 달하면 벽을 발로 차고 손톱으로 긁었기 때문.
한 씨는 “누가 배를 갈기갈기 찢는 것 같다”고 끔직한 고통을 토로한다. 산부인과를 몇 군데나 가보았지만 아무 이상도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그녀의 일상은 생리통으로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다.
한 씨처럼 극심한 생리통으로 고통을 겪는 여성들이 최근 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거나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정도의 심한 생리통을 가진 여성들은 가임연령 여성의 10%다.
최근 한 제약사의 설문조사에서 여대생 10명 중 8명이 한 달에 최고 5회 진통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진통제 복용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준형 삼성미래산부인과 원장은 “일단 생리통이 발생하면 직접 진통제를 구입해 통증을 참으려는 경우가 많다”며 “생리통은 원인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이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 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진통제 알고 먹나?…때마다 복용, 습관성 우려
여대생 60%가량이 생리통이 심할 경우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제약사가 여대생 1073명을 대상으로 진통제 복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여대생의 27.1%(291명)가 한 달 평균 2회 이상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었고, 월 4회 이상 복용하는 이도 11.2%(120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진통제 복용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60%가 생리통 때문이라고 해 많은 여대생들이 생리통에 시달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우리나라 가임기 여성의 50%가량인 약 500만 명의 여성이 생리통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 여성들이 호소하고 있는 통증은 뱃속이 묵직하다는 것부터 아기를 낳는 통증까지 ‘천의 얼굴’을 가졌을 정도로 다양하다.
절반 이상의 여성들이 이 고통을 겪고 있는지라 많은 여성들은 생리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간단한 진통제로 일시적인 처방을 하거나 그냥 참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전문의들은 “생리통이야말로 자궁 적신호로, 그대로 방치해두면 불임을 비롯한 조기폐경, 자궁근종, 물혹, 자궁암 등 보다 더 큰 질병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생리통을 진통제로 섣불리 치료하려고 들면 낭패 보기 일쑤. 많은 여성들은 생리통을 병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진통제를 복용하면서 가볍게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가급적이면 진통제의 사용을 자제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진통제도 장기간 사용하면 위궤양, 위염, 장염, 영양결핍 등 제 3, 4의 질병을 유발하며 습관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생리통도 병…진통제 상용시 불임 위험
생리통은 병이 아니라는 잘못된 고정관념, 그리고 청소년들은 자궁내막증에 걸리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에 병원에 가더라도 생리통의 정확한 원인을 잡아내기 어렵다.
자궁내막증은 불임 원인의 30%를 차지하는 중요한 부인과 질환으로, 나이 어린 환자들의 완치율이 성인에 비해 절반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중앙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상훈 교수팀은 표본조사를 통해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30%정도가 자궁내막증에 걸려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특히 이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생리통으로 진통제를 상용하는 여중고생 대다수가 자궁내막증이라는 결과다.
이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장기간 방치될 경우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수술이나 약물치료로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다”며 “생리통이 심하거나 호르몬에 이상이 잦은 여성들은 자궁내막증 검사를 받아볼 것”을 조언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