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유정복· 남경필 '총출연'
새누리당, ‘수도권 필승카드’ 꺼내들었다
박진호
contract75@naver.com | 2014-03-05 15:07:55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최근까지 이어진 각종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불패의 역사를 자랑했다. 반면 민주당은 선거가 끝날 때 마다 “검허한 마음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아들인다”는 말만 반복하며 매번 선거책임론 속에 시끄러운 내분을 겪어야만 했다. 쇄신과 개혁의 기치 속에서도 민주당의 지지도는 여전히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한 채 지지부진했고, 새누리당의 우위는 꾸준히 이어졌다.
그러나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가 이어지는 올해 초, 조금씩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6월 4일에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이 초조한 기색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수도권이 위험해...새누리당 비상
전체적인 판세로 인한 문제가 아니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려있는 서울과 수도권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연이어 나오며 새누리당에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 소속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이 절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었다.
서울시장 자리를 되찾기 위한 대항마 찾기에 고심을 하던 새누리당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문수 경기지사의 3선 도전을 포기 선언까지 듣게 된다. 현역 경기지사로서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던 김 지사가 경기도를 완벽하게 장악해주리라 믿었던 새누리당으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당의 원로들이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 서울과 수도권을 무조건 사수해야 한다는 방침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서청원 의원은 1월 초부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지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하며 “6·4지방선거에서 서울과 경기도를 모두 내주면 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하는 데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각심을 높였다.
이와 함께 당내 입지 강화와 차기 대권에 대한 야망을 나타낸 김문수 지사 달래기에 들어갔다. 심지어 서 의원은 정병국 의원과 원유철 의원이 경기지사 후보로 나서겠다고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안하지만 선거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김 지사의 3선 도전을 강권했다.
일부 중진들의 적극적인 출마 권유에 불쾌감
그러나 김문수 지사는 매몰차게 이러한 당과 원로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8년간 경기도를 이끌며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당내에서 자신에게 특별한 배려를 해준 것이 무엇이 있었냐며 서운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최고위원을 지낸 5선의 남경필 의원을 선택했다. 그러나 남 의원은 “이미 오래전부터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준비를 해왔다”며 당내 일부 중진들의 적극적인 출마 권유에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도 유력한 후보로 등장했다. 그러나 유 장관은 현재 중요한 직책을 수행하고 있는 장관으로서 업무에 전념하고 있다”며 도지사 출마와 관련해서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선을 그었다.
이러는 사이 민주당은 김진표 ․ 원해영 의원 등 거물 중진 들이 경기지사 선거에 나설 것임을 선언하며 수도권 제패의 야망을 꿈꾸기 시작했다.
서울시장과 인천시장도 마찬가지였다. 박원순 시장과 맞대결을 펼친 거물 정치인으로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이들은 요지부동이었다. 오히려 여론조사에서 참패의 결과만 얻었던 이혜훈 최고위원만이 당당하게 출마선언을 했을 뿐, 정 의원은 “당 대표까지 했던 사람에게 이런 강요는 예의가 아니다”라며 거부의 뜻을 나타냈다.
정몽준, 입장돌변․출마선언
그러나 새누리당의 강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서울시장 출마는 절대 없을 것으로 보였던 정 의원의 태도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광역단체장 선거에 단독 후보를 내겠다고 선언하면서 이러한 모습은 더욱 가시화 됐다.
정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혔다는 소문이 정가에서는 정설로 나돌았다.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이 정 의원 보다는 김황식 전 총리를 밀고 있다며 정 의원의 출마를 원치 않는다는 말이 나오며 정 의원이 발끈 하는듯한 모습이 감지되기도 했다.
결국 정몽준 의원은 지난 2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서울 남산 백범광장에서 “천만 서울 시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심장, 수도 서울이 힘차게 고동치도록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힌 정 의원은 “서울 시장에 당선된다면 주어진 임기를 지키면서 서울시민과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 하겠다”며 다음 대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현대중공업 보유주식도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정복․남경필, 인천시장․경기도지사 출마
정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에 이어 이번에는 유정복 장관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지방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경기도지사가 아닌 인천시장선거였다. 유 장관은 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지방선거의 성패가 향후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 운영과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을 판가름하게 될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의 성패가 향후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 운영과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을 판가름하게 될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시장 출마의 뜻을 전했다.
같은 날 남경필 의원도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남 의원은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의사를 전하고 제대로 된 새정치를 펼쳐가겠다고 선언했다. 남 의원은 “진보적 가치를 품은 보수주의로 경기도를 통합하겠다”고 밝히며, “진정한 새정치를 실천하는데 제 모든 것을 걸고 정정당당하게 승리해 새누리당과 경기도민에게 보답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앞장 선 대마, 칼자루 쥘 수 있나?
결국 연초부터 6․4 지방선거 필승카드로 새누리당이 거론했던 주요 인사들이 모두 출마를 선언하게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들의 본선 경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민주당이 새정치연합과의 제 3지대 신당 창당에 합의하며 무공천에도 의견일치를 본 반면, 새누리당은 공천을 유지하겠다는 입장 속에 일부 당내 반발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상향식 공천을 원칙으로 하면서 제한적인 전략공천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이러한 제도를 제안했던 황우여 대표마저 정당의 책임 공천 부분을 강조하다가 당내의 반발에 역풍을 맞았다. 따라서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서 상향공천을 실시할지 전략고천을 실시할지에 따라 이후의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당내 경선이 벌어질 경우 정몽준 의원은 이미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최고 위원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이 작용하고 있다는 김황식 전 총리와도 맞대결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누리당이 당초 10일까지였던 후보자 공천 신청 마감일을 15일까지로 연장한 것 또한 김 전 총리에 대한 배려 때문이라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체류 중인 김 전 총리는 오는 14일 귀국해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정복 장관의 경우는 인천 지역의 토박이인 안상수 전 시장, 이학재 의원 등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예비후보인 안 전 시장은 유 장관의 이번 출마 선언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모든 활동과 경력을 경기도에서 쌓은 유 장관이 갑자기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하는 진위를 매우 의아하게 생각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특히 안 전 시장은 유 장관의 출마 선언에 대해 “인천시민과 당원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남경필 의원은 먼저 출마를 선언한 정병국 ․ 원유철 의원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새누리당의 경기지사 후보로 6․4 지방선거에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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