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상장 '괴문서' 누가 만들었나?

금감위 "우리가 그런 자료를 왜" …상장안 확정 앞두고 불거져 촉각

이호영

eesoar@dreamwiz.com | 2007-02-23 00:00:00

지난 22일자 모 일간지는 금감위가 84년부터 지난해까지 계약자 배당금을 배당 가능 이익의 90%로 재산정한 '괴문건'의 내용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신문은“금감위가 재산정한 금액을 근거로 삼성과 교보생명의 '상장 관련 부담액' 을 산정한 후 공익기금으로 출연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보사 상장 규정 개정안을 마련중인 증권선물거래소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여론과 정치권의 상황을 살피면서 상장 최종안이 나온 지 한달여 가까이 내부 의견조차 정리하지 못하고 미적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생보사 상장 관련 괴문건'은 언론을 통해 '금감위 권고' 내용으로 밝혀진 것이기 때문에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상장자문위의 '과거 계약자에 대한 배당이 적정했다'는 결론에 대해 금감위가 '과소 배당'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고 이를 둘러싼 해석도 분분하다.

현재 생보업계는 거래소로 부터의 상장 규정 개정안을 금감위와 재경부가 승인할 경우 오는 4~9월 상장 준비작업을 거쳐 하반기에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감위는 아직 거래소로 부터 확정된 내용을 넘겨받지 못한 상태에서 ‘괴문서’ 논란에 휘말린 상태다.

이 괴문서에 따르면 금감위가 배당 가능 이익중 90%를 적용해 84년 부터 지난해까지 생보사의 배당금을 재산정한 원금과 추정 이자를 더한 결과 교보생명 4587억원,삼성생명 3965억원 등 총 8552억원을 계약자에게 덜 배분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금감위는 언론보도 내용과 관련해“사실 무근”이라며 해명 자료를 내는 등 발끈하고 나섰다.

금감위는“이런 문건을 작성한 적이 없다”며“특히 이 문건은 계산 방식이 잘못돼 과거 배당금이 과소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없다"며 문건 자체의 오류를 지적했다.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에서는 “이에 대해 자체 조사를 실시중이며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밝힌 상태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도 금감위가 생보사로 하여금 공익기금을 출연토록 할 예정이라는 이 문건 내용에 대해“금감위가 시민단체의 의견을 받아들여 84년부터 지금까지 90% 배당률을 적용해 계약자분을 재산정했으나, 생보사에 공익기금 출연을 종용하는 등 상장위의 의견을 수용한 것은 표리부동하다”며“기금출연은 계약자 돈으로 계약자에게 보상하는 경우로 '주주에 의한 계약자 보상원칙'에 어긋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위는“공익기금 출연 등은 각 회사가 알아서 할 사항”이라며“기금출연 관련해 현재 검토한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금감위는 이어“거래소에서 상장 규정 개정안을 제출하면 재경부와 검토할 것”이라며“현재는 생보사 상장과 관련해 일정조차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금감원도 공익기금 출연이나 상장관련 부담액과 관련해“현재 전혀 개입 안 한다. 이래라 저래라 금감원에서 할 수 없다. 업계가 각자 알아서 할 일”이라고 전했다.

금감원은“시대마다 배당률은 달리 산정되는 것인데 90%로 재산정할 이유가 없다. (99년도 이후 배당률이나 선진국 기준 배당률인 90%를) 소급적용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금감원은 괴문건에서 언급된‘과소 배당’입장과 관련해“과거 생보사들의 계약자 배당률은 회사가 내는 이익 정도에 따라 각 회사별로 달랐다”며“현재 금감위가 정책과 향후 방향을 설정하면 금감원은 그 지침에 따라 움직일 뿐”이라고 말해 ‘과소배당’에 대한 판단도 유보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금감원은 이어“감독당국은 자문위 상장안과 관련해 가타 부타 어떤 입장도 표명한 적이 없지 않느냐”며 상장안 관련해 비등한 여론에서 중립적인 입장임을 강조했다.

또한 금감원은 “생보사 상장 문제는 시민단체 등과의 이견으로 중단하기를 거듭하다가 그동안 의견 자체도 전혀 없었고 이제서야 거래소 산하 상장 자문위가 의견을 냈던 것”이라며“거래소에서 상장 규정을 내놓으면 금감위가 승인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 생보사 상장 사안은 현재 금감위에 걸려 있는 상태이고, 지침이나 방침이 금감위로 부터 오게 되면 그때 부터 움직이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 교보 두 생보사는‘소급 계산하면 과배당’이라는 자문위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은“90% 배당률로 소급해 계산하게 되면 과배당이 된다고 자문위가 결론을 내린 바 있다”며“현재 삼성생명은 공익기금 출연을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이어“이에 대해 규제가 가해진다면 그때 가봐야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보생명도 “정해진 규정이나 제도를 따를 뿐이다”며“‘과소배당’ 주장에 대해서도 이미 자문위가 적정하다’고 언급했지 않느냐. 지금 교보생명은 상장 관련 거래소 개정안을 기다리고 있을 뿐 공익기금 출연 등은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이어“과거 배당률도 정해놓은 가이드라인을 따랐을 뿐 회사 임의대로 적용한 것은 아니다. 향후 규정도 정해지면 따를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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