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행 무산된 '비운'의 태극전사들
"4년간 구슬땀 흘렸지만…" 부상 슬럼프 등
정수현
su_best@hanmail.net | 2012-06-29 14:58:21
2012런던올림픽 개막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 최고의 기량을 지니고 있는 각국 스포츠 스타들이 런던으로 모여든다. 한국 선수들도 4년간 구슬땀을 흘리며 ‘꿈의 무대’ 입성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았다. 과거의 명성을 뒤로 한 채 올림픽 진출에 실패한 비운의 스타들도 있다.
‘작은 거인’ 최민호 올림픽 3회 연속 진출 좌절
대한유도회는 지난 5월15일 런던올림픽 남자 66㎏급 대표로 조준호(24·한국마사회)를 선발했다. ‘작은 거인’ 최민호(32·한국마사회)의 올림픽 3회 연속 진출의꿈이 좌절되는 순가이기도 했다. 최민호는 발표 하루 전날 경남 창원 문성대학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가대표 3차 선발전에서 조준호를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국가대표 1∼3차 선발전과 국제대회·국제유도연맹(IJF) 랭킹 포인트, 선수강화위원회의 채점 등을 합친 결과에서 조준호에게 밀려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최민호는 2003오사카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04년 아테네올림픽 60㎏급 대표로 진출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73kg급 금메달을 따낸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31·한국마사회)의 그늘에 가려 주목을 끌지 못했다. 최민호의 진가는 4년 뒤인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발휘됐다. 그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치러진 5경기를 모두 한판승으로 따내며 올림픽 첫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금메달을 목에 건 채 시상대에서 눈물을 흘리던 최민호의 모습은 당시 TV를 시청하던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소년 같은 외모에 순박한 성격을 지닌 최민호는 일약 유도계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최민호는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다. 올림픽 챔피언을 향한 라이벌들의 견제는 더욱 심해졌고 고질적인 체중조절 문제에 시달리며 슬럼프에 빠졌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내기는 했지만 런던올림픽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았다. 은퇴에 대한 소문들이 흘러나왔다. 최민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66㎏급으로 체급까지 올려가며 3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 대한 꿈을 키웠다.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에서도 투혼을 불살랐지만 결국 '작은 거인'의 도전은 미완성으로 끝나고 말았다.
양궁 기대주 김우진 첫 올림픽 진출 실패
대한양궁협회는 지난 5월7일 남자부 양궁 국가대표 3명을 뽑는 최종 선발에서 김우진(20·청주시청)이 탈락했다고 밝혔다. 김우진은 올해 들어 극심한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다. 5월 초 치러진 3차 선발전에서는 4위를 차지하며 간신히 4명의 엔트리에 포함됐다.
하지만 그 이후 두 차례의 월드컵 대회를 거치며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특히 지난 4월에 열린 상하이월드컵에서는 16강에서 탈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결국 마지막 1명의 탈락자에 김우진이 이름을 올리며 대표팀 최종 멤버가 확정됐다. 큰 이변이었다.
김우진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에 오르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약관에도 못 미치는 18세에 불과했다. 김우진의 거침없는 행보는 계속됐다. 그는 지난해 토리노에서 열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 진출해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며 다시 한 번 2관왕을 달성했다. 한국 양궁계의 '복덩이'와 같았던 김우진은 대한양궁협회가 선정하는 최우수선수상을 2년 연속(2010·2011년) 수상했다.
김우진은 지난 1월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열렸던 2012년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서 런던올림픽 선전을 다짐하는 선서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그만큼 그에게 거는 사람들의 기대는 컸다. 올림픽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컨디션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대목이 김우진에겐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한국 권총 간판 이대명 런던 못 가
이대명(24·경기도청)은 지난 5월15일 창원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올림픽 6차 선발전 50m 권총 부문에서 6위를 기록하며 종합순위 3위에 그쳤다. 올림픽 진출권은 2위 안에 들어야 획득할 수 있었다. 전날 열렸던 10m 공기권총 부문에서도 3위에 머물며 단 한 장의 티켓을 진종오(33·KT)에게 내주고 말았다.
이대명은 2010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0m 공기권총 개인전과 단체전, 50m 권총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사격에서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3관왕을 달성했다. 최근까지도 물오른 기량을 선보였던 그는 지난 4월 런던에서 열린 사격월드컵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우승하며 올림픽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10m 공기권총 10위, 50m 권총 20위를 차지하며 부진했지만 이번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다. 하지만 대표팀 선발전에서 대선배 진종오에게 밀리며 올림픽 진출의 꿈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나이 많아" 리듬체조 신수지 올림픽 포기
신수지(21·세종대)는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이어져 오던 발목 인대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지난해 12월 런던에서 열린 프레올림픽에 나서지 않았다. 일종의 '패자부활전'이라고 할 수 있는 프레올림픽 진출을 포기한 신수지는 이후 은퇴를 선언하고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신수지는 2007년 그리스에서 열린 세계리듬체조선수권대회에서 17위에 오르며 상위 20위까지만 주어지는 2008베이징올림픽 진출권을 획득했다. 신수지의 베이징올림픽 진출은 1992년바르셀로나올림픽 이후 한국 리듬체조계에 처음있는 일이었다. 16년이 걸렸다.
신수지는 이 대회에서 12위를 차지하며 본선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역대 한국 선수들 가운데 최고 성적(합계 66.150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부상에 시달리며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신수지는 지난해 9월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9위에 머물며 런던올림픽 자력 진출권을 놓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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